[월드 프리즘] 앨라배마 총격 사건에서 동생을 밀쳐내고 대신 사망한 오빠
[월드 프리즘] 앨라배마 총격 사건에서 동생을 밀쳐내고 대신 사망한 오빠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4.19 05:40
  • 수정 2023.04.19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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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10시 30분 미국 앨라배마주 데이드빌 ‘스윗 식스틴’ 파티 총격 사고 유가족이 껴안고 울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10시 30분 미국 앨라배마주 데이드빌 ‘스윗 식스틴’ 파티 총격 사고 유가족이 껴안고 울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앨라배마주에서는 10대들의 생일파티 도중 총격이 가해져 4명이 숨지고 다수가 부상을 입는 총기 사고가 또 발생했는데, 이 과정에서 여동생을 밀쳐낸 뒤 총을 맞고 사망한 오빠의 미담이 전해져 가슴을 울리고 있다고, 18일(현지 시각) BBC가 보도했다. 

필 다우델(18)은 앨라배마주 데이드빌 커뮤니티의 댄스 교습소에서 생일 축하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총성이 울리자 이날 생일의 주인공이자 여동생인 알렉시스 다우델(16)을 땅바닥으로 밀쳐냈다.

“내가 오빠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힘을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알렉시스는 BBC에 이렇게 말했다.

지난주말 생일 축하 파티장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로 지금까지 4명이 죽고 32명이 부상 당했다.

알렉시스는 오빠가 누군가 총기를 지니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녀를 데리러 왔다고 말했다.

총성이 터지고 주위가 아수라장이 되기 직전 필 다우델은 여동생 알렉시스 다우델을 마루 바닥으로 밀쳐냈다.

나중에 알렉시스가 오빠를 다시 발견하고 품에 안았을 때 그는 눈을 뜨고 눈썹을 치켜 올리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숨이 끊어지려 하고 있었다고 한다.

알렉시스와 그녀의 어머니 라토냐 알렌은 BBC에 총격의 원인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알렌은 필이 “모든 면에서”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가슴이 찢어집니다.”

그녀는 이렇게 털어놓았다.

“필은 다음 달에 졸업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제 졸업식 대신 아들을 보러 묘지에 갈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한편, 경찰은 약 3,000명이 거주하는 작고 조밀한 마을인 데이드빌에서 벌어진 이번 총기 난사를 일으킨 용의자나 동기를 아직 밝히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밝히지 않으면서 대중에게 이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데이드빌시를 관장하는 지역 목사는 BBC에 범인의 행방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필의 어머니 앨런은 총격 사건이 한 명 이상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숀키비아 스미스(17), 마시아 콜린스(19), 코빈 홀스톤(23)도 이번 총기 사건으로 함께 사망했다.

스미스의 친지들은 그녀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콜린스는 변호사를 희망하는 고등학교 축구팀 대표 선수였다. 또, 홀스톤은 총기 난사 소식을 듣고 가족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파티장에 왔다가 변을 당했다고 그의 가족은 말했다.

여동생을 밀쳐내고 자신은 총을 맞고 사망한 오빠 필 다우델의 생전 모습 [사진 = BBC]
여동생을 밀쳐내고 자신은 총을 맞고 사망한 오빠 필 다우델의 생전 모습 [사진 = BBC]

알렌은 총격이 시작되기 직전에 파티에서 누군가가 총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녀는 전등을 켜고 DJ 부스로 가서 마이크에 대고 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파티장에서 나가 달라고 방송을 했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녀는 다시 전등을 껐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댄스 교습소에서는 대혼란이 벌어졌다고, 알렉시스는 말했다.

“갑자기 총소리가 나더니 모두가 출입문을 향해 달려가고, 사람들이 쓰러져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녀는 BBC에 이렇게 말했다.

알렉시스는 다행히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가 숨을 곳을 찾아 몸을 숨기자 누군가가 다가와 도움을 주었고, 총기범이 여전히 활개칠 지 몰라 다른 건물 뒤에 숨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현장으로 돌아와서 오빠가 총에 맞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오빠가 너무 많은 피를 흘려 의식이 오락가락하는 동안 오빠의 옆을 지켰다고 말했다.

데이드빌의 지미 프랭크 굿맨 시니어 시장은 BBC에 총격 사건 이후 희생자들이 도착한 병원 현장은 그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면서 목격한 것보다 훨씬 더 아비규환이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울부짖고, 응급실로 이송 중인 시신과 피투성이 옷가지들이 바닥에 어지러이 널려있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세 남매 중 맏이인 필 다우델은 지역 사회의 촉망받는 운동 선수이자 자랑스러운 친구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스포츠 장학금을 받고 잭슨빌 주립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다.

알렉시스는 오빠의 축구 경기 관람을 즐겼고, 오빠와 농담을 주고받곤 했다고 들려주었다. 또, 필은 항상 방문을 열어놓고 살았으며, 남매가 다퉜을 경우에는 먼저 동생 방을 찾아 사과를 하곤 했다고 한다.

이제 앞으로 그녀의 생일은 결코 이전 같지 않을 것이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사건이 나자 데이드빌 고등학교에는 조기가 내걸렸다. 그리고 네 명의 희생자를 위한 추도식이 일요일에 열렸다. 추도식에는 부상자들을 포함해 수백 명이 참석했다.

데이드빌시 지역 교육위원회 부교육감인 케이시 데이비스는 성직자와 애도 상담사가 지역사회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기폭력 기록 보관소(Gun Violence Archive)’ 집계에 따르면 데이드빌시의 총기 난사 사건은 미국에서 올해만 지금까지 벌어진 160건 이상의 대규모 총격 사건 중 하나라는 암울한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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