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 프리즘] 호주 연구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곰팡이 발견...연간 4억톤 폐플라스틱 '해결책' 주목
[ECO 프리즘] 호주 연구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곰팡이 발견...연간 4억톤 폐플라스틱 '해결책' 주목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4.22 07:03
  • 수정 2023.04.2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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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파라냐케 해안에서 한 봉사자가 바다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들은 해양 생태계 오염의 주범이다. [사진 = 연합뉴스]
필리핀 파라냐케 해안에서 한 봉사자가 바다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들은 해양 생태계 오염의 주범이다. [사진 = 연합뉴스]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은 음료수 병이나 식품 용기, 어린이 장난감, 의자 등의 제작에 사용되는 매우 단단한 플라스틱이다. 호주의 한 대학 연구팀이 아스페르질루스 테레우스(Aspergillus terreus)와 엔지오돈티움 알붐(Engyodontium album) 곰팡이(진균류)가 바로 이 폴리프로필렌을 5개월 이내에 100% 분해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호주방송국(ABC)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2020년 미국 화학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ACS Sustainable Chemistry and Engineering’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인간은 연간 4억 톤의 플라스틱을 생성한다.

병뚜껑, 식품 용기 및 플라스틱 랩 등을 만드는 데 이용되는 이런 플라스틱 성분의 대부분은 단단한 소재인 폴리프로필렌으로 구성되어있다. 일반적으로 폴리프로필렌은 분해되는 데 수백 년이 걸릴 수 있는데, 매년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 또한 증가하면서 지구촌이 폐플라스틱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University of Sydney)의 한 연구팀이 폐플라스틱을 먹는 곰팡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발표를 통해 아스페르질루스 테레우스(Aspergillus terreus)와 엔지오돈티움 알붐(Engyodontium album) 곰팡이가 90일 이내에 폴리프로필렌 샘플의 25%를 먹어치웠다고 밝혔다. 140일째에 이 곰팡이들은 폴리프로필렌 샘플의 100%를 처리했다.

시드니 대학교 대학원생이자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아미라 파자나 사마트와 화학 엔지니어 알리 아바스는 연구 결과에 스스로 놀랐다.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들을 통해서 한 번도 보고된 바가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플라스틱을 분해했습니다.”

아바스는 ‘호주방송국(ABC)’에 이렇게 말했다.

실험 결과 도출 과정에서 사마트와 아바스는 먼저 자외선, 화학 약품 또는 기타 열원을 사용하여 플라스틱 샘플을 가열했다. 이 과정은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고 곰팡이가 플라스틱에 달라붙기 쉽게 만든다.

그러자 곰팡이들은 더 높은 효율로 플라스틱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초기 연구 결과가 희망을 주기는 하지만, 대규모 적용에는 여전히 문제가 있다.

플라스틱 처리장에 플라스틱들이 쌓여있다. [사진 = 연합뉴스]
플라스틱 처리장에 플라스틱들이 쌓여있다. [사진 = 연합뉴스]

첫째,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대규모 실험을 실시하기에는 최소 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둘째, 연구원들은 자신들의 연구 결과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려는 인류의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플라스틱을 빠르게 분해하는 방법이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게 되면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분해 방법의 활용 가능성 여부와 상관없이, 플라스틱 소비를 줄일 필요를 덜 느끼게 될 것이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이 기술 자체는 실제로 활용될 준비를 끝마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인간의 행위 문제, 사회적 문제, 산업적 문제들이 함께 해결되어야 합니다. 기술은 이러한 종합적 해법의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아바스 연구원은 이렇게 말했다.

나아가 연구자들은 이 곰팡이들이 시중에 흔히 팔리는 상품들에 들어가는 고결정체 형태의(highly crystalline forms)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 또한 인정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한계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구원들은 플라스틱 분해 과정 촉진을 연구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연구가 긍정적인 결과로 세상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특히 아바스 연구원은 이 연구 결과가 몇 년 내에 산업 현장에 적용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발효 과정과도 매우 유사한 규모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그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이는 발효 공정에 이미 존재하는 기술이며, 우리는 화학 공학에서 배운 기법을 차용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연구팀은 시제품을 개발하고, 분해 과정을 가속화하는 방법을 테스트하고, 상업적 사용에 따른 경제적, 환경적 요인을 타진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가 상업적 규모의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세계는 마침내 가장 시급한 환경 문제 중 하나를 해결할 수 있는 유망한 솔루션을 갖게 될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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