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1년 내 핵무장 가능...그러나 포기해야 하는 이해관계 있어"
윤 대통령 "1년 내 핵무장 가능...그러나 포기해야 하는 이해관계 있어"
  • 조 은 기자
  • 승인 2023.04.29 11:39
  • 수정 2023.04.29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버드대 교수·학생 대담…"워싱턴 선언은 불가피한 선택"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 여부는 독자적 정책 없이 전황 예의주시 중"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출처=연합]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출처=연합]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대한민국은 핵무장을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빠른 시일 내에, 심지어 1년 내에도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갖고 있다"며 "다만 핵을 보유할 때 포기해야 하는 다양한 가치들과 이해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진행한 연설 이후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와의 토론 및 학생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핵이라는 것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고 관련된 복잡한 정치·경제학, 정치·경제 방정식이라는 게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핵을 보유할 때 포기해야 하는 다양한 가치들과 이해관계가 있다"고 했다.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는 벗어나야 한다"며 "과거사 문제는 어떤 한순간의 조치로써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변화를 시작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재지정 절차 개시 및 수단 내 한국교민 대피 과정에서 일본인들도 같이 나온 점 등을 언급, "몇 달 전이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워싱턴 선언'을 규탄한 중국과 관계가 악화할지에 대해서는 "늘 상호 존중에 기반해 양국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결의에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도 협조를 충분히 하지 않은 탓에 북한 핵 위협이 대단히 구체화되고 위협적이고, 또 거기엔 한국뿐 아니라 일본·미국도 함께 노출됐다"면서 "(워싱턴 선언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침공에 맞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여부에는 "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황에 따라 국제사회와 함께 국제규범과 국제법이 지켜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거기에는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조지프 나이 교수와 토론 및 학생들과의 일문일답.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한 뒤 조셉 나이 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출처=연합]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한 뒤 조셉 나이 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출처=연합]

(조지프 나이) 워싱턴 선언에 따르면 한국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과 동등하고 대등한 취급을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성명을 발표하면서 워싱턴 선언을 규탄했다. 한중 관계는 악화할 것인가.

▲ 저희는 중국과의 관계를 늘 상호 존중에 기반해서 양국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번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핵 개발이 고도화되고, 유엔(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결의에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도 협조를 충분히 하지 않은 탓에 핵 위협이 대단히 구체화되고 위협적이고, 또 거기엔 한국뿐 아니라 일본·미국도 함께 노출돼있기 때문에 (워싱턴 선언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조지프 나이) 출범 첫해에 또 하나의 성과를 보자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있다. 한일 관계가 많이 경색돼왔는데, 여기에는 역사적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미일은 북한이라는 공동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중국이라는 문제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윤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사이에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는 것은 굉장히 유의미하다. 지금까지는 많은 정부에서 그런 노력을 저항하고, 하지 않았다. 앞으로 한일관계를 어떻게 더 개선할 생각인가.

▲ 많은 국가가 식민 지배를 하고, 식민 지배를 겪는 관계가 많이 있다. 영국과 인도, 프랑스와 베트남, 한국과 일본 이런 관계들이 있다. 과거사를 극복하지 못해서 현안과 미래에 대한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는 많지 않다.

그리고 서로 심각한 전쟁을 통해 많은 인명 피해와 살상을 일으킨 경우도 있었지만, 늘 미래를 위해 다시 협력하고,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새로운 유럽의 미래를 만들었다.

저는 한일관계와 관련해 과거의 식민 시절을 겪었던 분들은 지금 거의 남아계시지 않지만, 어찌 됐든 국민들 간에 많은 감정의 갈등과 대립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미래를 위한 협력을 잘해 나가게 되면, 이런 과거에 대한 우리의 갈등과 반목은 많이 치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미래의 협력이 과거사와 관련된 국민들 간 감정적인 문제, 인식의 문제들을 많이 고쳐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먼저 좀 시작했습니다만, 일본 정부가 거기에 호응하지 않는다는 많은 지적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제가 일어나보니까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 다시 전격 복귀시키는 결정을 했다고 들었다. 이런 식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도 우리가 수단 내전으로 많은 국가의 대사관과 기업의 직원들이 수단을 빠져나오고 대피하는 과정에서 한국·일본 대사관이 서로 협력해서 우리 버스에 여러 일본인을 태워서 수단을 빠져나왔다. 벌써 몇 달 전이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조지프 나이) 뉴욕타임스에 한국과 미국이 이제 워싱턴 선언으로 북한 핵무기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평론이 실렸다. 이게 정확한 표현과 진단이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앞으로 북한 핵무기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그런 선언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북한의 핵 보유를 부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을 국제사회에서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거기에 대응하는 시스템이다.

만약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한다면 대한민국도 핵을 보유하고 양자 간 핵 군축이란 문제만 남을 수 있는 것인데, 저는 북한의 핵 보유, 북한의 핵 문제를 비핵화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군축으로 접근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리고 북한의 핵 문제는 핵을 사용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분명히 인식시킴으로써 핵 사용을 저지하는 것이 북한에 대한 대응이고, 그들이 핵을 자기들의 권력 생존 수단으로 인식하는 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그 사용을 억제해서 대한민국 국민과 주변국 그리고 인류의 생명을 지키자는 것이다.

(조지프 나이) 소프트파워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입지를 더욱더 강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예정인가.

▲ 사실 BTS·블랙핑크라든지, 미나리·오징어게임·기생충 이런 것들이 정부가 도와준 것이 거의 없다. 순수하게 민간과 시장에서 만드는 것이다. 또 미국의 플랫폼 기업과의 협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만약 국가는 불필요한 규제가 있다면, 그 규제를 해체하는 것만이 그리고 전세계 마켓을 단일 마켓으로 만들 수 있게 개별 국가에서 규제를 먼저 풀어가는 쪽이 소프트파워를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갖고 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한 뒤 조셉 나이 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출처=연합]

(학생) 일본에서 온 케네디 스쿨 학생이다. 과거사 문제 해결책을 지속하는 데 있어서 어떤 긍정적 조치를 검토하는가. 한국 정부와 일본 내각의 교체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가역적으로 진행할 수 있나. 그리고 일본 정부에 대해 이런 차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조치가 있는가.

▲ 우리가 현안과 미래를 위해서 협력하는 일은 그때그때 조치로서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국민들 간 얽혀있는 과거사 문제는 어떤 한순간의 조치로써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변화를 시작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 국민들이 서로 더 좋아하고 미래를 위해 서로 더 협력할 수 있고 서로의 문화에 대해 더 관심을 많이 가질 수 있는 그런 변화를 시작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이뤄지고 흐름이 만들어진다면, 한국과 일본의 정권 담당자들이 변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국민들한테는 그러한 변화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학생) 한국의 미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책은 어떤가. 한국 정부는 공격 무기 제공을 고려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의미는 무엇인지, 이러한 결정이 한국 안보 및 한러 관계뿐 아니라 북핵 문제 관련해 어떠한 함의가 있는가.

▲ 저는 세계 평화, 또 세계 시민의 자유라고 하는 것은 국제법과 국제 규범을 지키는 것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침공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해 대한민국의 독자적 정책이란 것은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 정책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논의하고 조정해가면서 해야 하는 것이다. 저희는 지금 우크라이나의 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 전황에 따라서 국제사회와 함께 국제규범과 국제법이 지켜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거기에는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일단 말씀드린다.

(학생) 워싱턴 선언으로 확장억제 신뢰도가 올라간 것에 대해 한국 국내 독자적 핵무장에 대한 의견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 우리나라에도 독자적인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또 북한이 미사일 위협을 고도화할 때마다 그러한 주장이 힘을 얻기도 한다. 또 대한민국은 핵무장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빠른 시일 내에, 심지어 1년 이내에도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그런 기술 기반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핵이라고 하는 건 단순한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고 핵무기와 관련된 복잡한 정치·경제학과 정치·경제 방정식이라는 게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핵을 보유할 때 포기해야 하는 다양한 가치들과 이해관계가 있다. 그런데 국내 여론은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북한이 저렇게 위협을 고도화하고 있으니까 우리도 하자'는 여론으로 보인다.

그리고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핵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위험이 지금 눈앞에 와있고, 아주 구체적이고, 마치 그 전쟁 상황이라고 한다면 '라운드 하우스'처럼 적이 바로 앞에 와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실효적인, 과거 1953년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한 상호방위조약에서 이제 핵이 포함된 한미상호방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학생) 미국에도 대선이 있고, 정부가 바뀔 수 있는데 그에 따라 상황 변화가 있을 것이라 보는가.

▲ (워싱턴 선언은) 저희가 맞닥뜨려서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불가피한 선택 방안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정부 담당자가 바뀐다고 바뀔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 선언에는 미 행정부의 의무만 들어있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도 마찬가지 의무가 있다. 우리는 독자 핵 개발을 안 하고 NPT를 존중하고 이런 것이다. 미국의 핵 자산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북한의 구체적 핵 위협에 대해 어떻게 실효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대한민국 참여하에 서로 협의해서 방안을 마련하고 또 거기에 입각한 훈련과 연습을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정부 담당자가 바뀐다고 해서 효력이 바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확장억제란 개념은 나토 핵 공유 이후에 나온 개념이다. 그래서 나토 핵 공유하고 조금 다르긴 하지만, 실효성 면에서는 1대1로 맺은 것이기 때문에 나토의 다자와의 약정보다는 더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이런 확장억제란라는 개념이 하나의 선언에서 그치지를 않고 어느 특정 국가와 문서로서 정리된 가장 첫 번째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저는 워싱턴 선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조 은 기자]

choeun@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