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줌인] 'AI의 배반?'...자신를 탄생시킨 테크놀로지 업계의 대량 해고를 주도하다
[인공지능 줌인] 'AI의 배반?'...자신를 탄생시킨 테크놀로지 업계의 대량 해고를 주도하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7.21 05:39
  • 수정 2023.07.21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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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인공지능과 일자리 [사진 = 연합뉴스]

"AI(인공지능) 열풍이 되레 AI를 탄생시킨 테크놀로지 업계에 대량 해고 사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AI가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사이, 한 때 '신이 내린 직종'으로 여겨지던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이미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실리콘밸리가 뒷마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AI 테크놀로지의 급속한 발전에 적응하기 위해 고심하면서 최근 몇 달 사이 기존 직원들을 해고하고 신규 채용을 고려하는 이유로 AI를 꼽는 관련 기업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교육 기술 솔루션 기업인 체그(Chegg)는 지난달 당국에 제출한 규제 신고서(regulatory filing)에서 “학생들과 투자자들을 위해 AI 전략을 실행하고, 장기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해 인력의 4% 또는 약 80명을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몇 년 안에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부문의 채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제 주간지 바론즈(Barrons)와의 후속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이전 발언의 문맥이 잘 못 전달된 것 같다고 말하면서 “AI로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늘어나는 일자리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4월 말 파일 저장 서비스 제공 업체인 드롭박스(Dropbox)도, AI를 인용하면서, 인력의 약 16%에 해당하는 약 500명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헤드헌터 전문 기업 ‘Challenger, Gray & Christmas’는 최근 정리해고 보고서를 통해 AI로 인해 지난 5월에 3,900명이 정리 해고됐다고 밝히면서 이는 AI로 인한 첫 감원 통계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감원은 모두 기술 부문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AI 개발을 주도하면서도 이에 적응하려고 부심하는 실리콘밸리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AI가, 일부 사람들의 우려처럼, 하룻밤 사이에 기술 분야에 지각변동을 가져오기보다는 AI 효과로 인한 즉각적인 영향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원을 재배치하고, AI 전문 지식을 가진 직원에게는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AI는 전 세계의 집단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차세대 AI 기반 제품의 잠재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드롭박스’의 CEO인 드류 휴스턴은 감원 계획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렇게 밝혔다.

“우리의 차세대 성장에는 다른 기술 조합을 요구하는데, 특히 AI 및 초기 단계 제품 개발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AI 관련 재조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드롭박스는 주로 “새로운 AI 분야”에 초점을 맞춰 직원 모집 공고를 올려놓은 홈페이지의 인력 채용란을 가리켰다.

콜롬비아 경영대학원의 단 왕 교수는 CNN에 AI가 “조직을 재구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적어도 아직은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는 단계에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보기에 AI는 무조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능률을 향상시킬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더 생각해야 할 점은 인간 전문가가 AI 활용에 능숙한 다른 인간 전문가로 대체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두 개의 실리콘 밸리 이야기

AI가 주도하는 기술 부문의 해고는 업계의 광범위한 인력 삭감과 함께 발생하고 있다. 많은 테크놀로지 기업들은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 맞도록 재조정하고,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촉발된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 감소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해고 상황을 알려주는 온라인 플랫폼 ‘레이오프(Layoffs)’가 추적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에만 테크 업계에서 약 212,294명의 근로자가 해고되었는데, 이는 2022년 전체 164,709명을 이미 넘어선 수치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량 정리해고의 그늘에서도 AI 열풍에 사로잡힌 테크 업계는 AI 인재 영입과 관련 기술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광범위한 비용 절감 조치의 일환으로 직원 1만 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지 불과 며칠만에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지난 3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작년 11월 11,000명을 해고한 후) 1만 명의 추가 감원을 밝히는 서한에서 AI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때 수요가 많았던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조차 이제는 일자리를 잃거나 AI 엔지니어들에게 급여를 빼앗길 위험에 처해 있다.

‘레이오프(Layoffs)’를 통해 테크 업계의 정리해고를 추적해 온 스타트업 창업자 로거 리는 약 3,000개 테크 기업들의 구인 현황 및 급여 상황을 조사하는 플랫폼 ‘컴프리헨시브(Comprehensive)’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는 CNN에 ‘컴프리헨시브(Comprehensive)’의 최근 데이터 분석을 인용해서 AI 또는 기계 학습을 전문으로 하는 경력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평균 급여가 비전문가들보다 12% 더 높게 책정되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AI 프리미엄(AI premium)”이라고 불렀다. 뿐만 아니라 AI 또는 기계 학습을 전문으로 하는 노련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평균 급여는 연초 대비 약 4% 증가한 반면, 기타의 경력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평균 급여는 변동이 없다고 한다.

로거 리 CEO는 주요 기계 학습 분야 엔지니어에 책정된 276,300~373,800달러의 연봉 목록을 인용하면서 AI 기술자들을 눈에 띄게 우대하는 기업의 사례로 드롭박스를 꼽았다. (‘컴프리헨시브’의 데이터에 따르면 다른 고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현재 평균 급여는 171,895달러이다.)

따라서 테크 업계와 그 너머를 노리는 사람들은 반드시 AI 기술을 연마해야 할 듯하다.

콜롬비아 경영대학원의 단 왕 교수는 금년 봄 학기부터 학생들에게 시장에 나와있는 새로운 생성형 AI 도구에 익숙해지도록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CNN에 말했다. 

“졸업 후 성공하려면 반드시 AI 분야를 공부해야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AI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AI 도구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직원만이 무엇을 하든 더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로자의 재능이 실현되는 분야가 실제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재능의 차별화가 AI를 일상 업무에 통합하는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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