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성경 속에 등장하는 천사의 실제 모습들...초현실적이고 기괴하며 때로는 공포스러운 이미지까지
[월드 프리즘] 성경 속에 등장하는 천사의 실제 모습들...초현실적이고 기괴하며 때로는 공포스러운 이미지까지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8.07 05:54
  • 수정 2023.08.07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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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어둠 속의 미사(Midnight Mass)’는 뱀파이어처럼 보이고 행동하는 이른바 ‘천사(angels)’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성경 속에 등장하는 천사들이 얼마나 기괴한지를 감안할 때 아마도 2021년에 만들어진 이 미니시리즈는 꼭 허황된 설정만은 아닌 듯하다. [사진 =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어둠 속의 미사(Midnight Mass)’는 뱀파이어처럼 보이고 행동하는 이른바 ‘천사(angels)’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성경 속에 등장하는 천사들이 얼마나 기괴한지를 감안할 때 아마도 2021년에 만들어진 이 미니시리즈는 꼭 허황된 설정만은 아닌 듯하다. [사진 = 넷플릭스]

영적인 메신저와 하느님의 조력자로 묘사되는 일이 많은 천사들이 성경에 실제 등장하는 모습은 우리의 기대와는 사뭇 다르다.

오늘날 우리가 그리는 기독교의 천사는 인간의 형상을 갖추고 깃털이 달린 날개와 후광을 지닌 모습으로 거의 표준화되어 있다시피 한다. 그러나 성경 속에서도 일부 인간의 형상을 한 천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가 관습적으로 그리고 있는 모습이 천사의 유일한 유형 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성경에 등장하는 천사는 기괴한 모습에 가깝다.

“성경에 등장하는 천사의 정확한 모습”이라고 구글(Google)을 검색하면 머리가 여러 개 달린 휴머노이드부터 고리나 바퀴로 둘러싸인 거대한 눈알들에 이르기까지 초현실적이고 기괴하며 때로는 공포스러운 이미지까지 수백 개의 결과와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천사들이 정말로 성경에 등장하는 걸까? 그렇다. 그 뿐만 아니라 이들은 성경에 나오는 기괴한 천사들의 몇 가지 예에 불과하다. '불같은 자들(fiery ones)'로 알려진 날개가 여섯 달린 세라핌(seraphim/치품천사)에서부터 얼굴이 네 개인 케루빔(cherubim/지품천사, 거룹, 그룹)에 이르기까지 성경 속에 실제로 등장하는 천사의 모습들은 오늘날 기독교 회화나 조소에서 볼 수 있는 것들과는 매우 다르다.

해외 기독교 정보 사이트들에서 성경 속에 등장하는 천사들의 기괴하고 신비로운 세계를 알아보았다.

에스겔이 본 천사의 환상을 그린, 19세기 성경 해설서 [public domain]
에스겔이 본 천사의 환상을 그린, 19세기 성경 해설서 [public domain]

천상 천사들의 특이한 모습

기독교 신앙에서 천사는 일반적으로 하느님의 사자나 조력자 역할을 하는 영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성경에 최초로 등장하는 천사의 구체적 묘사는 구약의 초기 창세기에서 만날 수 있다.

첫 인류 아담과 이브가 금지된 열매인 선악과를 먹은 죄로 하느님에게 쫓겨나기 전에 살았던 에덴동산 바로 밖에는 동산 입구를 지키는 천사가 있었다. ‘더데일리비스트닷컴(The Daily Beast)’에 따르면 이 천사는 끊임없이 회전하는 불타는 검을 지니고 있다.

에덴동산을 지키는 천사의 모습만을 근거로 한다면 천사는 온화하고 위안을 주는 존재보다는 흉포한 수호신에 가깝다. 그리고 이 모습은 성경 속 천사의 첫 번째 단서에 불과하다.

구약, 특히 에스겔서에서 히브리 예언자 에스겔은 하느님이 “청금석 보좌”에서 “사람의 형상으로 그에게 나타나셨다”고 선언한다. 

“나는 그의 허리 위로 마치 불이 가득 찬 빛나는 금속 같은 것을 보았고, 그 아래는 불덩어리처럼 보였습니다. 찬란한 빛이 그를 둘러쌌습니다.”

그런데 ‘라이브사이언스닷컴(LiveScience)’에 따르면 에스겔이 이 환상 중에 본 것은 하느님만이 아니었다. 에스겔은 하느님을 둘러싸고 있는 네 “생물(living creatures)”도 함께 묘사하고 있다. 

“그들의 모양은 사람과 같았으나 각각 네 개의 얼굴과 네 개의 날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다리는 곧았고, 그들의 발은 송아지 발 같았고, 밝은 청동처럼 빛났습니다.”

에스겔은 또 네 개의 얼굴 중 하나만 사람의 얼굴을 하고 나머지 세 개는 소, 사자, 독수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더불어 생물들 곁에 있는 큰 바퀴들도 설명해준다. 

“내가 그 생물들을 보니 그 생물들 곁에 있는 땅 위에는 바퀴가 있는데 그 네 얼굴을 따라 하나씩 있고, 그 바퀴의 모양과 그 구조는 황옥 같이 보이는데 그 넷은 똑같은 모양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모양과 구조는 바퀴 안에 바퀴가 있는 것 같으며......”

이 묘사만 보면 오늘날 인간들이 그리는 전형적인 천사의 삽화와는 거리가 멀다. 설상가상으로, 에스겔은 처음에 이 존재들을 “살아 있는 피조물(living creatures)”이라고 묘사했다. 그러므로 성경에 등장하는 천사의 실제 모습이 정말 이러한가, 하고 생각하면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실제로 성경은 천사들의 세계에는 총 9가지의 품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 중 에스겔이 목격한 천사들의 자세한 모습(네 얼굴의 케루빔과 많은 눈을 가진 오파님ophanim)은 가장 높은 품계에 속한다.

성경이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 천사의 가장 특이한 유형 중 하나는 오파님(ophanim)이라고도 불리는 좌품천사(thrones)이다. 이 중요한 영적 존재들은 여러 개의 눈으로 덮여 있고 빛이 나는 거대한 바퀴나 고리처럼 보인다고 한다. [사진 = ATI]
성경이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 천사의 가장 특이한 유형 중 하나는 오파님(ophanim)이라고도 불리는 좌품천사(thrones)이다. 이 중요한 영적 존재들은 여러 개의 눈으로 덮여 있고 빛이 나는 거대한 바퀴나 고리처럼 보인다고 한다. [사진 = ATI]

성경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천사의 품계

작가 알버터 배드나이스(Alberta Vadnais)가 기독교 웹사이트 ‘베스트데일리프레이어닷컴(Best Daily Prayer)’에서 설명하듯이 구약과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천사들은 “대부분 사람들의 상상과는 상반된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박힌 천사는 근대에 생성된 기독교 예술과 미디어 탓으로 점차 인간과 닮아가게 되었을 뿐이다.

사람들의 뇌리에 박힌 대표적 천사는 작은 날개가 달리고 뒤에는 후광이 비치며 손에는 하프를 들고 있는, 포동포동하고 사랑스러운 아기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모습이 바로 케루빔(지품천사)이다. 케루빔 신화는 1946년 인디애나폴리스의 한 백화점이 상품 카달로그에 천사들을 그런 식으로 그리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기독교 경전은 천사를 현저하게 다르게 그리고 있다. 케루빔은 사실 에스겔이 목격한, 머리가 넷 달린 천사이며, 사탄도 ‘타락한 천사(fallen angel)’가 되기 전에는 한때 이 품계에 속했었다.

한편, ‘How Stuff Works’ 웹사이트에 따르면 세라핌은 6개의 날개를 가진 ‘불같은 존재(fiery ones)’로 묘사되는 천사이다. 날개 중 4개는 겸손의 표시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가리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2개는 날아다니는 데 사용한다. 반면에 좌품천사(thrones)라고도 불리는 오파님(ophanim)은 몸 전체에 눈알이 달린, 바퀴 속의 거대하고 빛나는 또 다른 바퀴로 그려지는 천사이다.

이 세 영적 존재는 모두 성경 속에서 최상위 품계를 차지한다. 그 아래에는 주품천사(dominions/dominations)와 역천사(virtues), 능품천사(powers)가 자리한다. 천사들은 품계가 낮아질수록 점점 인간의 모습을 닮아간다. 아마도 이 존재들은 지상에서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반면 최상위 천사들은 대부분 천상에서 신을 모시고 하늘 보좌를 받드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 듯하다.

여러 동물의 머리를 지닌 케루빔 천사를 그린 그림 [사진 = ATI]
여러 동물의 머리를 지닌 케루빔 천사를 그린 그림 [사진 = ATI]

성경에 따르면 주품천사는 인류와 나머지 천사 합창단을 다스리는 임무를 맡고 있다. 그리고 역천사는 지수화풍을 제어하고 주로 광선으로 나타나며 때때로 기적을 행하기 위해 인간의 형상을 띠고 지상에 출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능품천사는 자연 질서를 다스리고 조언자 역할을 하는 신의 전사들이다.

천사들의 3번째 그룹에는 권천사(principalities), 대천사(archangels), 더 넓은 의미에서의 천사(angels)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들은 현대 종교화와 조소의 묘사와 가장 흡사해 보이는 천사들이다. 권천사는 국가 전체이든 소규모 공동체이든 장소와 집단을 보호한다고 한다. 대천사는 하나님의 구체적인 계획을 수행하는 천사들의 지도자이다. 그리고 넓은 의미로 불리는 일반적인 천사들은 지구상의 인간들과 가장 밀접하게 활동하는, 보통 천사들의 집단이다.

성경적으로 정확한 천사의 품계는 약간 혼란스럽다. 특히 그들 중 일부의 특정 이미지를 퍼즐을 맞추듯이 조합해보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성경에서 천사들이 나타나는 방식을 이해하면 자신들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분명한 점은 인간처럼 보이는 천사라 할지라도 가장 용감한 사람들조차 놀라게 할 만큼 놀랍고 초자연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또한 네플릭스(Netflix) 시리즈 ‘어둠 속의 미사(Midnight Mass)’에 등장하는 많은 등장인물들이 뱀파이어가 흉측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천사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이유이다. 왜냐하면 최고 권능의 천사라 할지라도 스스로 놀랄 정도의 모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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