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사우디 평화회담 참석 후에도 러시아에 ‘중립’을 확인해준 중국
[월드 투데이] 사우디 평화회담 참석 후에도 러시아에 ‘중립’을 확인해준 중국
  • 유 진 기자
  • 승인 2023.08.10 05:25
  • 수정 2023.08.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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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차 우크라이나 평화회담에서 주최측인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가운데) 양 옆으로 미국 대표단(오른쪽), 중국 대표단(왼쪽)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차 우크라이나 평화회담에서 주최측인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가운데) 양 옆으로 미국 대표단(오른쪽), 중국 대표단(왼쪽)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주말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문제 평화회담이, 참가국들이 평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을 강조한 가운데 마무리되었다. 이 평화회담에는 러시아는 불참하고 우크라이나만 참석했다.

CNN방송은 이번 평화회담의 결과를 분석하면서, 이번 평화회담이 종료된 지 하루 만에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러시아 측에 자신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여전히 “중립(impartial)”을 지킬 것이라고 전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중국과 러시아는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친구이자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해 중국은 독자적이고도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며, 평화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모든 국제 다자간 행사에서도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이렇게 밝혔다. 

이 통화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최한 이틀간의 평화회담 뒤에 이루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진 지 약 18개월 만에 개최된 이번 평화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동맹국인 미국, 영국, 독일뿐만 아니라 인도 및 중동 국가 등 약 40개국이 만나 분쟁 해결 방안을 놓고 토의를 벌였다. 

사우디 공식 언론 보도에 따르면 참가국들은 “평화를 향한 공통의 관심사”를 위한 국제 대화의 중요성에 동의했다.

러시아의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중국이 수행한 건설적인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월요일 전화 녹취록을 통해 밝혔다.

평화 구축에서 중국의 역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번 회담에 앞서 드미트로 꿀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중국의 참가를 “위대한 돌파구이자 역사적인 승리”라고 찬양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국들은 중국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구인 시진핑이 모스크바를 평화로 이끄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오랫동안 표명해왔다.

반면에 시진핑과 푸틴은 자신들에 적대적인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재편하는 데 서로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있다.

중국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 한 번도 비난하지 않은 채 러시아와의 경제, 외교, 안보 관계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몇 달 동안 국제 분쟁에 대한 평화 중재인 역할을 자임하면서도 지난 6월에 덴마크에서 열린 국제 회담에는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그런 중국이 이번 제다 회담에 참여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미국과의 마찰과 경제 위기 속에서 유럽의 주요 경제 파트너와의 관계를 되살리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최근 유럽에서 중국에 대한 평판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함으로써 크게 손상되었다.

중국 외교부는 월요일 로이터통신에 밝힌 성명에서 이번 회담의 중국 대표단을 이끈 ‘중국 유라시아 사무 특별대표’ 리후이가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법과 관련하여 각 당사자와 광범위한 접촉과 소통을 가졌습니다. …… 각 측의 의견과 제안을 듣고 국제적 합의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이런 식의 평화회담에 참석했다고 해서 기존 입장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이징 당국은 위기 해법으로 자신들이 주장하는 12가지 방안에 따라 대화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평화회담이 끝난 뒤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올해 초 중국이 제안한 12가지 해법은 분쟁을 종식을 위한 평화회담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해법은 러시아군의 철수를 배제한 채 휴전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의 시각과 크게 배치된다. 이에 대해 비평가들은 중국식 해법의 결과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한 러시아의 이득을 묵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사항들을 직접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 = 연합뉴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 = 연합뉴스]

“전략적으로 밀접하게 협력”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의 제안은 왕이 부장과 라브로프 장관 사이의 월요일 통화에서도 논의되었으며, 라브로프는 러시아가 중국의 해법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인용되었다.

이 전화 통화는 또한 서방의 국제 무대 장악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중-러 간의 폭넓은 합치를 강조했으며, 왕이 부장은 양국이 “다극적인 세계 체제”와 “민주적 국제 관계”를 촉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밀접하게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 통화와 관련한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의 온라인 계정 보도는 두 장관이 “세계 문제에 대한 모스크바와 베이징의 접근 방식에서 만장일치 또는 폭넓은 의견 일치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서방의 적대 정책에 대한 거부와 제재 및 기타 불법적인 방식으로 양국의 발전을 방해하려는 시도에 주목했습니다.”

타스통신은 이렇게 보도했다.

이번 통화는 지난 7월 말 아무런 설명 없이 전임 외교부장인 친강이 교체되고 왕이가 중국 외교부장 자리에 복귀한 뒤 이루어진 두 장관 사이의 첫 통화였다.

왕이는 지난해 말 중국공산당 내 외교 업무 책임자로 승진하기 전 약 10년 동안 외교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현재는 당과 행정부의 외교 담당 수장 자리를 동시에 맡고 있다.

라브로프는 왕이의 외교부장 귀환을 축하하고 “많은 것이 기대되는 자리에서 그가 큰 성공을 거두기를 기원했습니다”라고 타스통신은 보도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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