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사상 초유의 청년 실업률에다 부동산 시장의 위기, 디플레이션 등 총체적 경제 문제에 부딪히면서, 팬데믹 이후 경제를 회복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위기에 빠진 중국 경제를 ‘시한 폭탄’이라고까지 말한 가운데, 또 다른 문제가 불거져나오고 있다.

중국의 엄청난 규모의 ‘숨은 부채’다. 주로 중국의 지역 정부들에 축적된 엄청난 양의 부채를 가리키는 것으로, 대부분 각 지자체가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생긴 부채들이다. 

중국 매체 차이신 글로벌(Caixin Global)의 분석에 따르면, 지방 정부 자금 조달용 특수목적 법인인 소위,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의 부채가 무려 거의 10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빚을 장부외 대출의 형태로 여기고 있어, 시장 상황이 매우 불투명할 수 밖에 없다. 

LGFV는 중국의 지역 인프라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펀드 기구로, 고속도로, 공항, 발전소 등의 지역 기반 시설들을 구축하는 데 정부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금을 공급한다.

‘숨은 부채’라는 개념은, 2018년 중국 국무원(China's State Council)이 정부 예산에 속하지 않는, 본질적으로 장부에 없는 부채들을 정의한 것이다.

중국의 LGFV 섹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당시 중국은 급속도로 커가고 있는 자국의 경제 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국가 인프라와 공공 서비스 분야를 빠르게 확장시키려는 노력을 퍼부었다.

블룸버그와 IMF 역시 차이신 글로벌과 비슷하게, LGFV 부채의 총 규모가 9조 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역 정부 채권만 총 약 2조 달러에 달하며, 디폴트가 발생하기만 하면, 중국의 60조 달러 금융 시스템이 충격으로 흔들릴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IMP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처음으로 LGFV의 숨은 부채가 중국 GDP의 50%이상으로 상승했다.

중국의 지역 정부들은 최근 수 개월 동안 LGFV를 수익성이 있도록 전환을 하는 데 고군분투 중이다. 이들은 중앙 정부가 개입해서 지원해 주기를 계속 호소하고 있다.

지방 개발 프로젝트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은행들은 더 이상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고 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들의 채권에서 등을 돌리고 있고, 프로젝트들의 성공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익명의 내부자들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 결과 중국의 지역 정부들은 부채 상환을 위해 충분한 수익을 발생시키거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데이터 분석 업체 로디움 그룹(Rhodium Group)의 수석 중국 시장 연구원 로건 라이트는 블룸버그에 “앞으로 2년 중국의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가장 중요한 변수는 지역 정부의 부채 개혁의 성패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중앙 정부는 아직까지 개입을 자제하며, 스스로 해결하게 두고 있다.

아직 LGFV의 디폴트 소식은 없지만, 고조되는 긴장은 중국의 부동산 산업의 위기를 반복하는 모습이다. 2021년부터 시작된 중국 부동산 위기는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라이트는 “지역 정부 투자의 몰락은 부동산 시장 위기의 경제적 충격에 비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거대한 부동산 섹터는 중국의 총생산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은 막대한 부채 부담과 새 부동산에 대한 수요 부진의 역풍을 맞고 있다.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예상치인 7.1%를 밑도는 6.3%를 기록했다.

중국의 커져가는 숨은 부채로부터 경제 혼란이 일어난다면, 글로벌 경제에도 막대한 충격파를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정미 기자]

prtjam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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