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류는 약 90만 년 전 생식(生殖) 가능한 전체 인구가 1,280명 정도로 급격히 줄어들면서 거의 멸종될 뻔했다고, CNN방송이 6일(현지 시각)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연구에 따르면 인류의 초기 조상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그 이후 약 11만7,000년 동안이나 이 정도로 작은 규모를 유지했다고 한다.
지난달 31일 사이언스(Science) 저널에 발표된 이 연구는 중국, 이탈리아, 미국 과학자들이 개발한 새로운 컴퓨터 모델을 기반으로 추출된 것이다.
해당 과학자들은 이러한 통계를 내기 위해 현대인의 3,154개의 인간 게놈(human genomes) 유전자 정보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시기에 인류 조상의 약 98.7%가 사라졌다. 연구자들은 이같은 인구 감소가 화석 발굴의 공백과 관련이 있으며, 어쩌면 그 결과로 현생 인류나 호모 사피엔스, 또는 네안데르탈인의 공통 조상이었던 새로운 호미닌종(homonin)의 출현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새로운 발견으로 그들이 살았던 장소나 재앙적인 기후 변화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인구 병목현상 동안의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이 인간 두뇌의 진화를 가속화했는지 등 많은 질문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인류 진화 연구에 새로운 장이 열린 것이다.”
이번 논문의 수석 저자이자 중국 ‘화동사범대학(East China Normal University)’의 진화 및 기능 유전체학자인 판 니후수안은 발표문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이같은 인구 병목현상은 ‘홍적세 중기 전환(mid-Pleistocene transition)’으로 알려진 시기의 극적인 기후 변화와 동시에 발생했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당시는 빙하기가 길어지고 강해지면서 기온이 낮아지고 기후가 매우 건조했었다.
이와 함께 과학자들은 인류는 불을 통제할 줄 알게 되고, 기후가 우호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약 813,000년 전부터 급격한 인구 증가 현상을 보였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인류가 음식을 요리하기 위해 불을 사용한 최초의 흔적은 78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현재의 이스라엘 인근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언급했다.
고대인의 DNA가 그들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혁명을 일으키면서 지금까지 밝혀진 인간종(human species)의 가장 오래된 DNA는 약 4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번 연구자들이 개발한 컴퓨터 모델은, 과거 특정 시점의 인구 규모를 추론하기 위해, 고대부터의 유전자 변이와 관련된 현대 인간 게놈에 포함된 방대한 양의 정보를 활용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아프리카인 10명과 비아프리카인 40명의 유전자 서열(genetic sequences)을 사용했다.
‘도발적인’ 연구
대영 박물관의 구석기 시대 컬렉션 큐레이터인 닉 애쉬톤과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인간 진화 연구 팀장인 크리스 스트링거는 같은 저널에 게재된 논문 평가에서 이 연구가 “도발적(provocative)”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이 두 과학자는 이번 연구가 “초기 인류 집단의 취약성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쉬튼과 스트링거는, 드물긴 하지만, 현재 중국, 케냐, 에티오피아, 이탈리아, 스페인 및 영국 등지에서 발굴되는 화석 기록은 초기 인류가 약 813,000년에서 930,000년 전, 즉 이번 연구에서 인구 붕괴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시기에 아프리카 안팎에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언급했다.
“주장하는 인구 병목현상의 원인이 무엇이든 호모 사피엔스 계열이 아닌 인류에게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거나 단기적이었을 수 있다.”
두 연구자는 논문 평가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연구자들이 주장하는 이러한 인구 병목현상은 인류학적 증거와 고고학적 증거를 놓고 검증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이렇게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 = 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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