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호주 정치권의 어산지 석방 호소가 미국에 닿을까
[WIKI 프리즘] 호주 정치권의 어산지 석방 호소가 미국에 닿을까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09.13 05:40
  • 수정 2023.09.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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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어산지 [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 [연합뉴스]

호주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는 지난해 5월 이후 지금까지 비교적 짧은 재임 기간 동안, 미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매우 폭넓은 접촉을 가져왔다. 호주 총리실에 따르면, 앨버니지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총 4번의 공식 회담을 가졌고, 두 번의 쿼드 회담에서 만났으며, 그 밖에 다소 비공식적인 회담도 여러 번 가졌다.

지난 주말 인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두 사람은 또 다시 만났으며, 다음 달에도 앨버니지가 워싱턴으로 가 바이든을 만날 예정이다.

두 지도자들만 봤을 때 양국의 관계는 매우 가까워 보이나, 줄리안 어산지를 송환하려는 노력을 그만두라는 호주의 요청에 있어서는 미국이 귀를 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 더 컨버세이션의 논평은 전했다.

앨버니지의 방문보다 앞서 호주 의원 대표단이 이 달에 워싱턴을 방문해 어산지 석방을 위한 로비를 펼칠 계획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초당적으로 모여 만들어진 호주 의원 대표단은 이 사건과 관련한 정치적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를 보여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호주 의원들의 방문은 800명이 넘는 기부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미화 약 41,500달러의 크라우드 펀딩의 지원을 받아 이뤄질 예정이다.

호주 의원 대표단은 미 의회 의원들에게 로비를 하고 미 국무부 및 법무부와의 면담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주미 호주 대사 케빈 러드 역시 이들을 만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호주 의원 대표단은 미국 시민자유연맹, 개인의 권리 및 표현을 위한 재단(Foundation for Individual Rights and Expression), 언론인보호위원회, 국경없는기자회 등의 NGO 단체들과도 만날 것이라고 한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는 2010년,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군사활동에서 범죄를 저지른 증거가 담긴 기밀문서들을 위키리크스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공개에는 뉴욕타임즈와 가디언 등 전 세계 주류 신문 매체들이 함께 했다.

그러나 이 폭로로 인해 홀로 미국 정부의 추적을 받은 어산지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추구했고, 7년 간의 망명 생활 끝에 대사관 건물에서 추방돼 현재까지 런던 벨마시 교도소 독방에 수감된 상태로 미국 송환 명령에 법적으로 맞서고 있다.

앨버니지는 어산지 사건이 너무 오랫동안 끌어져왔고 이제 그만 끝낼 때가 됐다고 여러 차례 말하면서, 어산지가 고향인 호주로 돌아올 수 있는 희망에 부채질을 했다.

그러나 최근 미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이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호주 방문 중 호주 외교장관 페니 웡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호주인들이 사건에 대해 민감해 하는 것은 잘 이해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호주가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블링컨은 어산지의 행동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매우 위험하게 만들었고 적들에게 이득을 줬으며, 미국에 협력한 이들의 이름을 공개해 이들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0년이 넘은 위키리크스의 폭로로 위험에 처한 사람은 지금까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시드니대학교의 미국 정치 전문가 사이먼 잭맨는, 호주 의원 대표단이 워싱턴에 가는 것이 어산지 지지의 폭넓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진전을 보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 장애들 중에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있어 어산지에 대한 강한 감정과 바이든이 마주하고 있는 정치적 상황이 있다고 한다.

잭맨은 국가안보 맥락에서 어산지 문제가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과 통합된다고 말했다. 스노든은 미 NSA 내부고발자로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라고 하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정보를 유출해 정부의 감시 시스템을 폭로했는데, 이는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었다. 

스노든은 현재 러시아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어산지를 더욱 잡으려고 하는 것일 거라고 잭맨은 말했다.

또한 2016년 대선 때 위키리크스의 민주당 이메일 폭로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패배를 안겨준 결정적인 요인으로 인식돼 민주당 내에서 어산지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미 법무부가 어산지를 잡으려고 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은 집권하는 동안, 법무부 일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법무부의 독립성을 계속 강조해 왔다.

또한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민주당을 자극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어산지에게 기밀정보를 전달한 장본인인 미 국방부 내부고발자 첼시 매닝에 대해서는 오래 전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사면을 해 줬다. 따라서 똑같은 관용을 어산지에게도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또한 매닝이 정보를 유출한 것과 어산지를 이를 보도한 것은 언론의 자유 측면에서 다른 문제라는 것을 논평은 짚었다.

전 호주 국민당 대표이자 의원 대표단에 포함된 바나비 조이스는 “치외법권은 매우 위험한 선례이다”라고 말했다. 어산지는 호주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오히려 위키리크스 활동을 통해 호주에서 언론인에게 주는 상인 워클리상(Walkley Award)를 수상했다고 논평은 짚었다.

그는 미국 시민도 아니며, 미국이 기밀정보 공개로 미국법을 어겼다고 하지만 당시 미국에 있지도 않았다. 미국이 호주인을 미국법을 침해했다고, 심지어 그가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미국으로 송환할 수 있다면, 중국도 똑같이 할 수 있다고 논평은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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