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2024] CNN 여론조사 보니...“2016년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그 계층이 2024년에도 그에게 승리를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미 대선 2024] CNN 여론조사 보니...“2016년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그 계층이 2024년에도 그에게 승리를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9.12 05:12
  • 수정 2023.09.12 0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CNN방송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만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2016년 그를 백악관에 입성하게 해준 바로 그 유권자 계층 덕택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이 50%를 한참 밑도는 상황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보통의 경우라면 재선을 노리는 현직은 이런 상황을 비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바이든은 “나는 절대자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대안과 싸우는 것(Don’t compare me to the Almighty, compare me to the alternative)”이라는 격언을 믿고 있는 듯하다.

즉, 바이든은 자신이 가장 호감을 사는 후보는 아닐지 몰라도 유권자들은 공화당이 내놓은 누구보다 그를 찍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그런데 바이든의 이런 자신감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의 판단이 근본적으로 틀릴 수 있으며, 내년 선거에서 그는 쓰라림을 맛볼 가능성이 있다.

현재 시점 기준으로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과 맞붙을 공화당 후보로는 도널드 트럼프가 가장 유력하다. 트럼프는 CNN/SSRS 여론조사나 공화당 예비선거 여론조사를 포함한 모든 조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에서 큰 차이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바이든처럼 트럼프도 인기가 별로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등록 유권자 중 트럼프에 호감도를 표시한 비율은 35%에 불과했다. 이는 등록 유권자 중 바이든에 호감도를 표시한 비율이 36%에 불과한 것과 거의 같은 수치이다.

트럼프를 좋아하는 유권자들은 바이든에 대비한 충성도가 90포인트 이상이고, 마찬가지로 바이든을 좋아하는 유권자들도 트럼프에 대비한 충성도가 90포인트 이상이다.

이런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대선 결과는 바이든이나 트럼프 모두를 싫어하는 29%의 유권자 손에 달렸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이 29%에는 두 사람 중 적어도 한 사람에 대해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9%의 유권자가 포함된다. 따라서 두 사람 모두를 싫어하는 유권자(이들을 ‘이중 혐오자double haters’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20%라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에게 마음을 주지 못하는 비율(20% 또는 29%)이 이렇게 높다는 점이 어딘가 익숙하다면, 이는 거의 20%의 유권자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나 공화당의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았던 2016년 대선에서도 비슷한 역학관계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 계층에서 17% 차이로 앞선 결과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다.

바이든은 올해 초까지는 자신이나 공화당 후보(트럼프든 누구든) 모두를 싫어하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약간 앞서는 것처럼 보였다.

지난 2020년 10월 6일 대선 조기 투표를 하기 위해 줄서 있는 미국 오하이오주 유권자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020년 10월 6일 대선 조기 투표를 하기 위해 줄서 있는 미국 오하이오주 유권자들 [사진 = 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어느 쪽도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 유권자 29% 중에서 바이든을 7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계층의 상당 부분(21%)이 트럼프-바이든 대결에서 투표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는 사실이다.

현재로서 7포인트 차이는 그렇게 커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오차 범위 내라는 말이다. 그러나 퀴니피액대학과 뉴욕타임스/시에나대학이, 두 사람 다 좋아하지 않거나 두 사람 다 혐오하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계층에선 트럼프가 한 자릿수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다수의 유권자들은 양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를 종합해보면 분명히 의미있는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바이든을 좋아하지 않는 많은 유권자들은, 그 역시 좋아하지 않는 대안 후보에 비추어 바이든을 판단하면서, 대안 후보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결정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 중 상당수는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선택을 하지 않거나, 제3의 후보에게 표를 주거나, 아예 투표장에 가지를 않겠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2024년에 대한 바이든의 이론은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현재까지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나 트럼프 모두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을 찍을 사람들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해, 그들을 잘 회유하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크게 걱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CNN의 여론조사는 그것이 틀렸음을 보여준다. 이 계층 중 42%는 공화당원(또는 공화당 성향의 무당층)이고, 41%는 민주당원(또는 민주당 성향의 무당층)이며, 17%는 순수 무당층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와 같다.

현 시점을 기준으로 두 사람 모두를 좋아하지 않고, 어느 쪽에도 투표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로 집단을 제한하더라도 민주당원은 여전히 ​​넘치게 대표(overrepresented)되지는 않는다. 즉, 현재로서는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이 유권자 계층이 바이든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2024년 대선까지 앞으로 약 14개월이 남았다. 이 기간 내에 상황이 바뀔 수 있고, 실제로 바뀌기도 한다. 바이든이 여론조사의 과학적 데이터라는 바다에서 희미하나마 희망을 걸 수 있는 구석은 바로 이 부분에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dtpcho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