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월] 공동 벼랑 끝 위기 상황 '핵카드'로 돌파?...김정은과 푸틴의 만남이 특히 주목을 끄는 이유
[북러 밀월] 공동 벼랑 끝 위기 상황 '핵카드'로 돌파?...김정은과 푸틴의 만남이 특히 주목을 끄는 이유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9.15 05:35
  • 수정 2023.09.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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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지난 2019년 4월 회담 이후 4년 5개월 만에 대면했다. [사진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지난 2019년 4월 회담 이후 4년 5개월 만에 대면했다. [사진 = 연합뉴스]

CNN방송은 14일(현지 시각) 김정은과 푸틴의 만남에 대해 보도하면서 만일 우려대로 푸틴이 김정은에게 자신들의 로켓 발사 기술을 넘겨준다면 세계는 1945년 이래 유럽 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대 규모의 전쟁으로 인한 후과(後果)를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은 언론사들의 기사 제목 뽑기 경쟁을 낳고 있다. 크렘린궁은 수요일 두 사람이 “매우 실질적인(very substantive)”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지만, 몇 번의 사진 촬영 기회를 제외하고, 닫힌 문 뒤에서 무슨 말들이 오고갔는지는 많은 정보들이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러시아 아무르 지역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Vostochny Cosmodrome)에서 만나 굳게 손을 잡고, 북한 지도자는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제 아우루스 리무진에 함께 탑승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공할 소모전을 계속하고 있는 푸틴을 치하라도 하듯이 그에게 축배를 들면서 러시아가 “악의 세력”을 처단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양측은 기자회견도,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아직은 어떤 공식적 합의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기 때문에 러시아 극동 지방에서 이뤄진 두 사람의 만남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제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쇼핑 목록을 들고 평양을 방문했었다. 우크라이나에서 1년 반이나 이어지고 있는 피 말리는 전투의 결과 러시아는 탄약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으며, 미국 관리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상당한 무기를 비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확실한 증거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만약 두 사람의 만남이 무기 거래를 위한 것이라면 이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해온 미국과 NATO와 함께 북한도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경쟁에서 한 플레이어로 뛰어들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미국이 대선 시즌에 접어들면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생사가 걸린 경쟁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평양이 그냥 무기를 건네주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 대가로 무엇을 받게 될 건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김정은 정권은 극도로 고립되어 있다. 그동안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여러 차례의 제재가 취해졌으며, 여기에는 러시아도 동참한 바가 있다.

김정은, 러시아 방문위해 평양출발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연방을 방문하기위해 9월 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 = 연합뉴스]
김정은, 러시아 방문위해 평양출발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연방을 방문하기위해 9월 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 = 연합뉴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것 때문에 국제 제재를 받게 되면서 궁지에 몰리자 러시아 로켓 기술이라는 당근을 흔들면서 김 위원장에게 생명선을 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주기지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취재하던 한 기자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북한의 “위성과 로켓 기술”에 도움을 줄 것인가를 묻자 푸틴은 “그것이 바로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라고 답했다.

“북한 지도자는 우주와 로켓 공학에 큰 관심을 보이며, 우주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새로운 기술을 보여줄 것입니다.”

푸틴은 이렇게 설명했다.

얼핏 보면 새로운 로켓 기술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관심은 무해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푸틴의 워딩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개발한 독일 로켓 과학자 베르너 폰 브라운을 두고 당시 미국 코미디언 모트 사흘(Mort Sahl)이 했던 오래된 풍자를 떠올린다.

“그는 우주를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는 영국을 공격했다.”

미사일 기술과 미국 우주 프로그램에 대한 폰 브라운의 기여는 많은 문서로 남아있다. 그는 우주 탐사뿐 아니라 전 세계에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의 길을 열어주었다.

우리가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로켓 기술 교류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은 북한이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 끼어들어 러시아 용병단체 바그너에게 무기를 제공했다고 믿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바그너의 창립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 주장을 “가십과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한 바가 있다.

만약 러시아가 첨단 로켓 발사 기술을 북한에 넘겨준다면, 세계는 잠재적으로 1945년 이후 유럽 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대 규모의 지상전으로 인한 후과(後果)를 지켜보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두 왕따 국가의 결합이라는 불똥은 예상치 못한 위험한 방식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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