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사이언스] “임사체험은 죽음 직후의 뇌 활동과 관련이 있다”...최신 연구 결과
[WIKI 사이언스] “임사체험은 죽음 직후의 뇌 활동과 관련이 있다”...최신 연구 결과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9.17 06:33
  • 수정 2023.09.17 0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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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이른바 ‘임사체험(near-death experiences)’은 일시적으로 사망 상태에 있던 사람들이 겪었다고 주장하는 특이한 체험을 일컫는다. 이 ‘임사체험’이 인간의 죽음 뒤에 존재하는 실제 경험인지 아니면 죽음에 이른 인간의 특이한 두뇌 활동인지에 대해 논란은 끊이지 않고 진행 중이다.

임사체험을 가장 최근에 연구한 연구자들이 임사체험은 죽음 직후 이뤄지는 뇌 활동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16일(현지 시각) CNN방송이 보도했다.

오브리 오스틴(80)은 2020년 12월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은 뒤 의사들이 그의 가슴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려는 순간 갑자기 의식이 돌아온 것을 느꼈다.

“저는 의사들에게 ‘잠시만 멈춰주세요. 마취를 좀 더 해주세요.’’라고 사정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들과 다른 차원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내 말을 들을 수 없었던 겁니다.”

그런 다음 오스틴은 의사들이 그의 가슴을 절개하고 심장을 꺼내는 동안 그의 육체가 흉곽을 뚫고 수술대 위로 떠오르는 것을 지켜보았으며, 누군가 “신장”이라고 말하는 소리까지 들었다.

“신장 두 개의 기능이 동시에 멈췄습니다. 저는 제가 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저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오스틴은 이렇게 회상했다.

“다음 단계에 이르러서 저는 후광을 발하는 강력한 존재인 하나님 앞에 섰습니다. 그 빛은 내가 생전에 지구상에서 경험한 그 어떤 것보다 밝았지만 눈이 부시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어어갔다.

“그리고 제가 경험한 가장 부드러운 목소리로 ‘진정하세요’라고 위로해준 천사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천사는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겁니다. 당신은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스틴은 이렇게 덧붙였다.

“저는 제가 이 세상으로 다시 보내진 이유는 나의 경험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서라고 확신합니다.”

임사체험

그해 겨울 오스틴에게 일어난 일은 전문가들이 ‘임사체험’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이는 심장이 활동을 멈추고, 호흡이 정지된 뒤 의사가 응급소생술 등으로 사람을 다시 살릴 때 발생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심장마비뿐만 아니라 어떤 이유로든 사람이 사망 상태에 이르렀을 때 발생한다.

수십 년 동안 ‘임사체험’을 연구해 온 뉴욕대 랑곤 헬스(NYU Langone Health)의 중환자실 전문의 샘 파니아 박사는 1960년 CPR로 더 잘 알려진 심폐소생술이 개발된 이후 수백만 명이 임사체험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파니아 박사는 심장이 멈추고 호흡이 정지되었을 때 뇌의 전기 활동을 측정하여 죽음에 대한 “가려진 의식(hidden consciousness)”을 밝힌, 새로운 연구 결과의 수석 저자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경험을 털어놓습니다. 저와 같은 의사들이 그들을 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서도 살리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동안 그들의 의식은 고조되고 더욱 생생해지며, 생각은 더욱 예리하고 명확해집니다.”

뉴욕시 그로스먼 의과대학 부교수이기도 한 파니아 박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육체와 분리되는 느낌을 갖고, 의사와 간호사의 말을 보고 들을 수 있으며, 의사들이 전문적인 용어로 뭔가를 설명하는 모습도 360도를 돌아가면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또한 임사체험자들은 자신의 지난 삶 전체를 되돌아보고, 평소에는 기억하지 못했던 생각, 감정, 사건을 기억해내고, 죄책감 등으로 자신을 돌아보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더 이상 자신을 속일 수 없는 평생 동안의 삶에 대한 전반적인 성찰”이라고 파니아 박사는 말했다.

사람들은 또, 파니아 박사의 표현을 빌린다면, 이른바 신과 같은 존재를 보았다고 말한다. 

“만약 당신이 기독교인이라면 ‘예수를 보았다’라고 증언하고, 무신론자라면 ‘나는 믿기 어려운 사랑과 자비라는 존재를 보았다’라고 말합니다. 이런 임사체험 보고들은 60년 이상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 = ATI]
[사진 = ATI]

CPR(심폐소생술)을 받는 동안 뇌파 기록하기

목요일 ‘심폐소생(Resuscitation)’ 저널에 발표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미국, 영국, 불가리아의 25개 병원에서 훈련받은 연구진이 의사들을 따라 “의학적으로 사망” 판정이 난 환자의 병실을 찾았다.

의사들이 CPR(심폐소생술)을 수행하는 동안 연구진은 산소와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는 장치를 죽어가는 사람의 두뇌에 부착했다. CPR은 평균 23~26분 동안 시행되었다. 그러나 일부 의사들은 최대 1시간 동안 계속 실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CPR은 매우 긴장되고 어려운 작업으로 높은 스트레스를 동반합니다”

파니아 박사는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 연구진은 과거에는 한 번도 행해진 적이 없는 절차를 환자의 처치를 방해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의 뇌 활동은 의사가 환자의 심장이 다시 뛰는지 확인하기 위해 흉부 압박이나 전기충격을 잠시 중단하는 사이를 활용해 2~3분 간격으로 측정되었다고, 파니아 박사는 설명했다.

“환자에게서는 아무런 움직임을 감지할 수 없었습니다. 완전한 침묵이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측정을 했습니다. 우리는 죽음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뇌가 활동을 멈췄음을 감지했는데, 그 상황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모습과 같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소생술이 시작된 지 한 시간이 지나도 우리는 말을 하거나 뭔가에 깊이 몰두할 때와 마찬가지로 뇌의 전기 활동이 급증하는 현상을 포착했습니다.”

파니아 박사는 이렇게 주장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두뇌 전기 활동 고조에는 감마, 델타, 세타, 알파 및 베타파가 포함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연구 대상 환자 567명 중 10%인 53명만이 살아났다. 그리고 그중 28명 만이 소생술 과정에서 기억한 내용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11명의 환자만이 CPR 중 의식이 있었다고 진술했고, 그중 6명만이 임사체험을 경험했다.

그러나 실험 대상자들의 경험은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심정지 생존자 126명의 증언과 함께 분류되었다. 

“우리는 보고된 임사체험, 즉 이별의 애틋함, 삶에 대한 성찰, 집처럼 편안한 장소에 대한 느낌과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전 세계 경험자들 사이에서 매우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실하게 밝힐 수 있습니다.”

파니아 박사는 이렇게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이번 연구에서 기록된 뇌 신호와 환각, 망상, 환상을 연구한 다른 뇌 신호와 비교한 결과 매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니아 박사는 덧붙였다.

“우리는 임사체험이 실제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는 사망 순간과 함께 발생하며 우리는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기 신호는, 많은 비평가들이 말하듯이, 죽어가는 뇌가 헛것을 보는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번 연구는 실제로 죽어가는 사람의 의식을 측정한 것일까?

이번 연구는 2022년 11월 과학 저널들에 처음 발표되어 널리 주목을 끌었는데, 임사체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심정지 후에도 지속되는 뇌파에 대한 최근 연구 보고서는 언론에 의해 과장되었습니다. 실제로 파니아 박사 팀은 이러한 뇌파와 의식 활동 사이에 어떤 연관성도 보여주지 못합니다.”

버지니아주 샬첫츠빌에 있는 버지니아대학교 의과대학의 정신 및 신경 행동 과학과 명예 교수인 브루스 그레슨 박사는 이렇게 반박했다.

“임사체험을 한 환자들은 이번 연구에서 보고된 뇌파를 보여주지 않았고, 보고된 뇌파를 보인 환자들은 임사체험을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그레이슨 박사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그레이슨 박사는 『임사체험 핸드북 : 30년 조사 결과(The Handbook of Near-Death Experiences: Thirty Years of Investigation)』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그레이슨 박사와 네덜란드 연구자이자 임사체험 작가인 심장병 전문의 핌 반 롬멜 박사는 이번에 발표된 연구 결과와 함께 발표하기 위해 해당 저널에 논평을 제출했다. 그들은 “인터뷰에 참여한 28명의 피험자 중 2명은 EEG(뇌파 검사) 데이터를 갖고 있었지만, 명시적인 인지 기억을 가진 피험자는 아니었다”는 연구진의 진술을 지적했다.

“이 연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일부 환자의 경우 다른 환자가 임사체험을 경험했다고 보고하는 것과 동일한 기간 동안 두뇌의 전기 활동이 비슷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레이슨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파니아 박사도 이번 연구가 동일한 환자의 임사 경험과 전기적 활동을 일치시킬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우리의 표본 크기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피실험자 대부분이 사망했기 때문에 수백 명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었습니다. 그건 약점이 맞습니다.”

그는 이렇게 인정했다.

“생존한 피실험자의 뇌파 기록 결과 중 40%는 뇌파가 정지 상태에서 명쾌한 정상 상태로 복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아가 생존자들은 중환자실에서 과도한 진정제 치료 탓에 기억이 단편화되거나 경험한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파르니아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기록의 부재가 의식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파니아 박사는 이렇게 주장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이것이 ‘위대한 미지(the great unknown)’임을 밝히면서, 중요한 점은 이것이 환각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죽음의 순간에 느끼는 실제 경험인 것입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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