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이스라엘의 대(對)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이-팔 전쟁] 이스라엘의 대(對)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0.16 05:46
  • 수정 2023.10.16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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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쏜 로켓 포탄이 떨어져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 [사진 = 연합뉴스]
하마스가 쏜 로켓 포탄이 떨어져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 [사진 =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보복 공습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주민에게 ‘24시간 이내 떠나라’고 통보하면서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BBC가 15일(현지 시각) 지상군 투입의 실효성을 분석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며, 가자지구는 결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1300명이 살해된 후 “하마스 구성원들은 모두 죽은 목숨”이라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이 명명한 ‘철검 작전(Operation Swords of Iron)’의 목표는 과거 이스라엘군이 수행한 그 어떤 전투보다 철두철미해 보인다.

하지만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은 현실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작전이 될까 하는 의문을 수반한다.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은 시가전을 포함해 민간인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줄 것이다. 가자지구는 공습으로 이미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재민이 되었다.

여기에 이스라엘군에는 가자지구 전역 불상(不詳)의 장소에 억류된 최소 150명의 인질을 구출하는 임무가 주어져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 참모총장 헤르지 할레비는 이참에 하마스를 ‘해체’하겠다고 다짐하면서 가자지구 하마스의 최고지도자를 지목했다. 그러나 그는 하마스가 16년간 폭압적으로 통치한 가자지구의 현 상태에 대한 확신이 있을까?

“이스라엘이 하마스 자체를 완벽히 해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의 군사 전문가인 아미르 바르 샬롬은 이렇게 분석했다. 

“하지만 최대한 약화시켜 작전 능력을 갖추지 못하게 할 수는 있습니다.”

어쩌면 그게 더 현실적인 목표일지도 모른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하마스와 네 차례 전쟁을 벌였는데,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중단시키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했다.

이스라엘 방위군 대변인 조나단 콘리쿠스 중령은 이번 전쟁이 끝나면 "하마스는 더 이상 이스라엘 민간인을 위협하거나 살해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시밭길이 될 지상군 투입

지상 작전은 몇 가지 암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

하마스의 무장 부대인 ‘이제딘 알 카삼 여단(Izzedine al-Qassam Brigades)’은 이스라엘의 공세에 대비가 되어있을 것이다.

폭탄이 설치되고 매복 공격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또, 하마스는 악명 높고 광범위한 터널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스라엘군을 공격 할 수도 있다.

2014년 이스라엘군 보병은 대전차 지뢰, 저격수, 매복 공격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바가 있고, 가자 시티 북부 지역에서 교전을 벌이다 수백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것이 바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 거주 중인 팔레스타인인 110만 명에게 철수를 요구한 이유 중 하나이다.

이스라엘 국민은 현재 정부로부터 이번 전쟁이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고, 36만 명이나 되는 전례 없는 숫자의 예비군이 소집된 상태이다.

문제는 이스라엘이 지상군 작전이 길어질 경우 국제사회의 압력을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느냐에 있다.

벌써 유엔난민기구는 가자지구가 급속히 ‘지옥’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사망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식수, 전력, 연료 공급이 중단되었고, 인구의 절반이 현재 거주 지역에서 떠나라는 명령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의 안보 및 정보 전문 저널리스트 중 한 명인 요시 멜만은 “이스라엘 정부와 군은 국제 사회, 적어도 서방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작전에 돌입하자. 시간은 충분하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조만간 이스라엘의 동맹국들이 가자지구 주민들이 굶주리는 모습을 본다면 개입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교전 엿새째인 10월 12일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팔레스타인 남성이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달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교전 엿새째인 10월 12일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팔레스타인 남성이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달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인질 구출

인질 중 다수는 이스라엘인이지만 그들 중에는 외국인과 이중 국적자도 다수 포함돼 있어 미국,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여러 정부들은 이스라엘군의 작전과 인질들의 안전한 석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계 이스라엘인 가족들에게 인질들을 무사히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는 결코 이들을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다짐했다.

인질들의 운명이 이스라엘군 지도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며, 이스라엘 지도부에 대한 국내 압박도 무시할 수 없다.

군사 전문가 아미르 바르 샬롬은 이 상황을 팔레스타인 무장 괴한들이 이스라엘 선수들을 인질로 붙잡았다가 11명을 살해한 1972년 뮌헨 올림픽 사태에 비유한다.

이번 공격에 연루된 모든 사람을 찾아 죽이기 위한 작전이 시작되었으며, 그는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 납치 배후에 있는 자들을 모두 적발·제거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믿는다.

가자지구의 여러 지역에 억류된 수많은 사람들을 구출하는 데에는 이스라엘의 대테러 정예 부대인 ‘사이렛 매트칼(Sayeret Matkal)’의 특공 작전을 훨씬 뛰어넘는 그 무엇이 필요할 것이다. 하마스는 이미 이스라엘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인질들을 총살하겠다고 위협을 해놓은 상태이다.

2011년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5년간 억류하고 있던 군인 길라드 샬리트를 석방하는 대가로 1000명 이상의 이슬람 포로를 교환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번에도 그때처럼 대규모로 수감자들을 석방해야 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할 것이다. 당시 포로 교환으로 석방된 사람 중 한 명이 이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가 된 야히아 신와르였기 때문이다.

이웃 국가들의 눈초리

지상 공격의 기간과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이스라엘 이웃 국가들의 반응이다.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이미 국경 도시인 라파를 통해 구호물자 반입을 허용하고 있는 이집트의 요구가 증가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따라 가자지구 사람들이 더 많은 고통을 겪을수록 이집트는 팔레스타인에 온정적이어야 한다는 압력을 더 많이 받게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오피르 윈터는 이렇게 예견했다.

그러나 이집트가 가자지구 주민들이 대규모로 이집트로 넘어가는 것을 허용거나, 그들을 대신해 이스라엘과 군사적 대결을 불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

레바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의 북부 국경 지대도 엄격한 감시망 하에 있다.

지금까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국경을 넘어 여러 발의 로켓을 발사하기는 했지만, 새로운 전선을 형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 헤즈볼라의 주요 후원자인 이란이 이미 이스라엘을 상대로 확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번 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어느 국가, ​​어떤 조직이라도 이 상황을 이용하려 한다면 분명히 말하겠다. 그런 행동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미국 항공모함이 지중해 동부로 파견되었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하마스가 크게 약화된다면 문제는 그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이냐에 있다.

이스라엘은 2005년에 군대와 수천 명의 정착민을 가자지구에서 철수했으며, 점령 정책을 되풀이할 생각이 없다.

오피르 윈터 연구원은 가자지구의 정권 교체가 2007년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에서 축출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점진적인 복귀를 위한 길을 마련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무장단체가 아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현재 요르단강 서안 지구(웨스트뱅크)의 일부를 통제하고 있다.

이집트 역시 보다 실용적인 이웃을 환영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리고 가자지구의 황폐화된 기반 시설은 궁극적으로 과거 전쟁 이후와 같은 방식으로 재건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공격 전에도 가자지구에서 민수 및 군수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의 물품’에 대한 가자지구의 반입에 대해 엄격한 제한이 있었다.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훨씬 더 엄격한 제한을 가하기를 원할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 공동체에 대한 보호를 더 확대하기 위해 가자지구 장벽을 따라 넓은 완충 구역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이스라엘 국내 보안부인 신벳(Shin Bet)의 전 책임자인 요람 코헨은 기존 구역을 대체하려면 2km(1.25마일)의 ‘발견시 사격’ 구역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이번 전쟁의 결과가 무엇이든, 이스라엘은 비슷한 공격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원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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