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민간인 뒤엉킨 가자 '알시파 병원' 결전 임박...참변 우려
하마스-민간인 뒤엉킨 가자 '알시파 병원' 결전 임박...참변 우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1.10 15:13
  • 수정 2023.11.1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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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지하에 군사시설, 인간방패 삼고 있어”
하마스 “이스라엘이 민간인까지 무차별적 살상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 주장”
알시파 병원, 민간인 수만명이 대피 중, 전투 시작되면 생지옥으로 전락 우려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서북부에서 군사작전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군 조명탄이 가자지구 서부 하늘을 밝게 비추고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과 팔레스타인군에 따르면 10,5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과 최소 1,400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했다. [출처=EPA/연합]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서북부에서 군사작전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군 조명탄이 가자지구 서부 하늘을 밝게 비추고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과 팔레스타인군에 따르면 10,5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과 최소 1,400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한것으로 알려졌다. [출처=EPA/연합]

이스라엘군이 9(현지시간) 저녁 긴급 전황 브리핑을 통해 "하마스가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지하에 군사 시설을 은폐한 채 병원에 수용된 환자들과 피란민들을 '인간방패'로 삼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군 162사단이 가자지구 중심도시인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 인근에 있는 하마스의 군사 구역에서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이날 알시파 병원 인근 구역에서 작전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발표하면서, 이곳에서 하마스가 운영하는 최대 훈련장과 지휘소, 무기 생산 및 보관소 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의 발표가 있은 직후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이 병원 주변에서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6명이 숨졌다고 가자발로 긴급 보도했다이에 따라 사실상 알시파 병원을 두고 양측은 결전에 돌입하려는 모양새다.

)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불기둥이 솟구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들이 교전 지역에서 탈출하는 것을 돕기 위해 매일 4시간씩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을 중지하기로 했다. [출처=EPA/연합]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불기둥이 솟구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들이 교전 지역에서 탈출하는 것을 돕기 위해 매일 4시간씩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을 중지하기로 했다. [출처=EPA/연합]

하마스는 하마스의 본부가 병원 지하에 있다는 이스라엘군의 의혹을 부인하면서, 이스라엘이 민간인까지 겨냥한 무차별적 살상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알시파 병원을 둘러싼 전운이 짙어지면서 물과 전력, 의약품 등의 지원이 뚝 끊기며 가뜩이나 인도적인 참상에 신음하고 있는 이 병원은 생지옥으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아랍어로 '치유의 집'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 병원은 항구와 가까운 가자지구 북부 레말 지역에 위치해 있다과거 영국군의 병영이었다가 1946년 병원으로 전환한 뒤 시설 확장을 거듭해 현재 외과, 내과, 산부인과 등 3개 부분에 걸쳐 환자 700명을 치료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본격화하며 현재는 수용 능력을 훨씬 벗어난 약 5천명의 환자를 치료 중이라고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는 전했다.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한 소년이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옆을 지나가고 있다. 최근 발행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개전 이후 팔레스타인 경제는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출처=AP/연합]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한 소년이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옆을 지나가고 있다. 최근 발행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개전 이후 팔레스타인 경제는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출처=AP/연합]

알자지라에 따르면, 알시파 병원은 최근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와 난민 캠프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시신과 환자들이 밀려드는 통에 시신 저장고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피를 흘리는 환자들을 마취제도 없이 병원 맨바닥에서 수술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료 부족으로 전력이 끊기며 인공호흡기, 신장투석기 등 환자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의료 장비도 곧 가동이 중단될 처지에 이르렀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지구에서만 150명의 의료진이 사망하면서 알시파 병원은 심각한 인력난도 겪고 있다. 남아 있는 의료진은 병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길면 72시간 연속 진료할 만큼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병사들이 군용차 옆에 서 있다. [출처=로이터/연합]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병사들이 군용차 옆에 서 있다. [출처=로이터/연합]

이 병원 외과의사 사라 알 사카는 알자지라에 "오늘이 최악의 날이라고 매일 이야기하지만 다음날은 상황이 더 악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신을 보관할 냉동고마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알시파 병원 주변에서 격전이 벌어지면 이곳에 있는 환자와 의료진, 수만 명의 피란민들의 대규모 인명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병원이 이스라엘의 직접적인 공격에 노출될 것을 병원 의료진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가자지구 남부로 떠나지 못한 피란민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병원으로 몰리며 현재 이 병원 복도와 안뜰에는 수천명의 피란민이 진을 치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 대피를 위해 매일 4시간씩 교전을 중지하기로 했지만, 수천명의 중증 환자와 피란민을 대피시키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8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가자시티 알 시파 병원에서 대피하면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출처=로이터/연합]
8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가자시티 알 시파 병원에서 대피하면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출처=로이터/연합]

또한, 환자와 피란민들이 모두 떠날 경우 '인간방패'가 없어지는 하마스가 대피를 순순히 허용할지도 불투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스라엘은 최근 며칠 새 알시파 병원 주변에 대한 압박을 부쩍 강화해 왔다팔레스타인측은 지난 3일 알시파 병원 입구에서 중상자를 이송하던 구급차 행렬에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가해 15명이 숨지고, 6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6일에는 이 병원의 발전용 태양광 패널을 공격했다고 팔레스타인측은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단체 하마스 간의 전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7일 가자시티에 있는 알 시파 병원 단지를 공중에서 촬영한 모습. [출처=AFP/연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단체 하마스 간의 전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7일 가자시티에 있는 알 시파 병원 단지를 공중에서 촬영한 모습. [출처=AFP/연합]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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