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거들랑"…고령자들 '마지막' 앞두고 종신보험 찾는 이유
"나 죽거들랑"…고령자들 '마지막' 앞두고 종신보험 찾는 이유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3.12.22 16:47
  • 수정 2023.12.22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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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부담 덜어주려 고액 보험료 부담에도 종신가입
주변시선 의식…부모 사망 담보 자녀들 가입은 꺼려
상속 목적으로 매월 수천만원 보험료 부담하기도
고령자들이 자녀들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기 위해 매월 높은 보험료를 지불하면서 종신보험을 찾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고령자들이 자녀들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기 위해 매월 높은 보험료를 지불하면서 종신보험을 찾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 경기 화성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추석 부모님 댁을 방문했다가 부모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자신의 생명보험에 가입해 장례비용이라도 건지라는 것. 1951년생인 A씨의 부모는 보험금 수령인을 외동인 A씨의 명의로 해두고 작년부터 직접 수십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고 한다.

A씨는 “내가 살면 앞으로 얼마나 더 살겠냐면서 이런 말을 하셨다. 사실 이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닌데 차마 행동으로 옮기진 못했다. 부모님이 직접 말을 하셨다곤 하지만 부모의 사망보험금을 생각하면서 이러는 게 자식된 도리가 맞나 싶다”라고 말했다.

고령자들이 자신의 임종에 대비해 종신보험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고령자가 종신보험에 가입할 경우 매월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는 결코 적지 않지만 사후 자식들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기 위해 이같은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70세 노인을 기준으로 1억원의 사망담보를 설정했을 때 매월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는 약 50~60만원에 이른다. 설정된 담보가 피보험자의 ‘사망’인 만큼 보험가입연령이 높은 고령자일수록 종신보험 가입은 대체로 불리한 편이다. 특히 현재 지병이 있거나 건강상태가 좋지 못한 고령자의 경우 보험인수 자체가 거부될 가능성도 있다.

자금에 여력이 있는 몇몇 고령자들은 단기납 종신을 활용해 일찍 환급률을 100%로 맞추면서 불상사에 대비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단기납 종신은 5~7년 기간 내 환급률이 100%에 이르는 종신상품이다. 납입기간이 짧은 만큼 월 납입 보험료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적지 않은 보험료에도 고령자들이 이를 부담하면서까지 자녀를 수익자로 두는 것은 물려줄 유산이 많지 않아 심적으로 미안함을 느끼는 동시에 장례 등 자녀가 질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한 보험설계사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 20~30대는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지만 보통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지는 가장들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40~50대 고객들이 많고 노인 고객들도 자녀에게 신세지기 싫어 가입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라고 말했다.

고령자들은 본인을 피보험자로, 자녀를 수익자로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있지만 자녀들은 부모를 피보험자로, 본인을 수익자로 가입하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사망보험금을 노리는 범죄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부모의 사망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으로 고액 자산가들은 매월 수천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며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실질적으로 자녀의 부담 완화보다는 상속이 주 목적으로, 최고 50%에 이르는 상속세를 내는 것보다는 단기납 등 종신보험을 통해 보험금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드문 사례긴 하지만 보험료를 수천만원씩 내는 분들도 있다. 주로 사업가나 건물주들”이라며 “이런 분들은 보유자산이 많은 만큼 상속의 목적이 크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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