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의 두 번째 문건 공개와 담당 수사관의 증언
[월드 투데이]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의 두 번째 문건 공개와 담당 수사관의 증언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1.08 05:34
  • 수정 2024.01.08 0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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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던 도중 2019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프리 엡스타인. 그와 관련된 재판 문건에 등장하는 150여명의 실명이 3일(현지 시각)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던 도중 2019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프리 엡스타인. 그와 관련된 재판 문건에 등장하는 150여명의 실명이 3일(현지 시각)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주, 5년 전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구치소에서 숨진 미국의 억만장자 금융가 제프리 엡스타인의 ‘화려한 인맥’과 관련된 재판 문건이 공개되면서 그의 사건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이 문건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 심지어 올해 미 대선의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등장한다.

이들은 이미 예전부터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던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이긴 하지만, ‘실명 거론’ 자체가 불명예인 데다 일부 인물의 부도덕한 행태도 기재돼 있어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7일(현지 시각) 추가 문건들과 이 사건을 수사한 담당 수사관의 법정 증언에 대해 보도했다.

연방 성매매 혐의로 재판을 받기 전 감옥에서 사망한 소아성애자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과 관련된 19개의 문건이 지난 5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는 그동안 해당 문서 공개를 요구해온 언론의 법적 노력에 법원이 응한 것으로 소송 담당 판사의 지난해 12월 18일 공개 명령에 따른 두 번째 문건들이다. 목요일 밤에 공개된 문서는 총 300페이지가 넘는다.

해당 문서 공개는 2015년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가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의 일부이다. 그녀는 미성년자 시절 엡스타인이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했으며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인 기슬레인 맥스웰이 이를 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녀는 성매매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호주계 미국 여성 인권 운동가이다. 그녀는 일반적으로 제프리 엡스타인 성매매 조직의 피해자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자료를 포함한 전체 문서에는 엡스타인을 고발한 사람들 중 일부와 유명 사업가들 및 정치인 등을 포함해 거의 200명의 이름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에 봉인이 해제된 문서들에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들이 범죄로 기소되었거나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미는 아니다.

문서의 범위는 법적 주장과 증거물부터 구체적 혐의를 나열한 진술서와 범죄 혐의 설명까지 다양하며, 이들 중 상당수는 이전에 다른 보도 자료, 언론 인터뷰 및 기타 경로를 통해 알려진 것들로 보인다.

문서에서 드러난 팜비치 형사 조제프 르캐리의 진술 중에는 엡스타인과 맥스웰이 “엡스타인의 집에서 마사지를 수행할” 소녀들을 모집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르캐리는 2000년대 중반 엡사타인 사건을 담당한 형사 반장이었다.

맥스웰의 채용 과정과 관련해 얼마나 많은 소녀들과 대화를 나누었는지를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르캐리 반장은 “대략 30명 정도”라고 답한다.

“그리고 마사지가 끝난 뒤 해당 소녀가 다른 친구들을 데려오면 그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받았나요?”

변호인은 르캐리 반장에게 이렇게 묻는다.

“그렇습니다.”

반장은 이렇게 대답한다.

또 다른 시점에서 변호인은 반장에게 “그럼 ‘마사지’에는 어떤 다른 서비스도 포함된다는 의미가 숨어있다고 판단하셨나요?”라고 묻는다.

그러자 반장은 “그들이 마사지를 받으러 간 것은 성적 만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라고 답한다.

이름이 가명으로 기록된 또 다른 고발자는 2016년 증언에서 그녀가 15~17세 일 때 마사지 경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마사지를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그녀는 마사지에는 “어떠한 성적 행위도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진술한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깨닫는다.

“그냥 서 있었는데 갑자기 나에게 끔찍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녀는 엡스타인과의 경험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성적인 서비스는 아닌 것으로 되어있었는데 실제로는 그런 일을 강요받았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덧붙이고 있다.

그녀는 엡스타인의 요청에 따라 다른 여고생들을 그의 집으로 데려왔고, 그냥 엡스타인의 집에 머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돈을 받곤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도 역시 관련자들의 이름이 검게 표시되어 있다.

한 예로,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 <메일온선데이(Mail on Sunday)>의 기자인 샤론 처처는 2011년에 검은색으로 가려진 수신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세계적으로 명망이 높은 두 정치인을 포함한 남성들”에게 누군가가 인신매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이번 문서에도 잘 알려진 이름들이 등장한다.

2019년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교도소에서 자살한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왼쪽)의 생전 모습. 오른쪽은 엡스타인의 옛 연인이자 성착취 범죄 조력자로 현재 복역 중인 기슬레인 맥스웰이다. 지난 3일 공개된 엡스타인 재판 관련 문건에는 유명 인사들의 실명이 그대로 기재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019년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교도소에서 자살한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왼쪽)의 생전 모습. 오른쪽은 엡스타인의 옛 연인이자 성착취 범죄 조력자로 현재 복역 중인 기슬레인 맥스웰이다. 지난 3일 공개된 엡스타인 재판 관련 문건에는 유명 인사들의 실명이 그대로 기재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엡스타인과 미디어

이번에 공개된 2011년 이메일에서 고발자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배니티 페어(Vanity Fair)’ 잡지 측에 엡스타인의 성매매 관련 기사를 쓰지 말라고 위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처처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주푸레는 “빌 클린턴이 VF에 접촉해 그의 절친인 JE에 대한 성매매 기사를 쓰지 말라고 위협한 사실을 고려했을 때” 자신의 주장을 귀 매체와 공유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주푸레는 자신이 주장한 ‘배니티 페어’와 클린턴의 접촉이 언제 발생한 것인지 명시하지는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1992년부터 2017년까지 ‘배니티 페어’의 편집장을 지낸 그레이던 카터는 CNN에 보낸 성명에서 그런 접촉은 “결단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클린턴 측 대변인은 CNN에 이번 사건에 대해 새롭게 내놓을 논평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수요일 공개된 문서에 클린턴이 등장한 사실에 대해 그의 대변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엡스타인과 마지막으로 접촉한 지 거의 20년이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수요일 공개된 1차 문서에는 이미 각종 언론을 통해 보도됐거나 기타 재판 과정을 통해 공개된 이름과 정보가 대부분 포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 문서들이 특별히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더 많은 문서가 공개될 수 있다.

주푸레와 멕스웰은 2017년에 민사 문제에서 합의를 봤지만,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법원 서류들에는 관련자들이 이름이 가명으로 표시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봉인이 해제된 문서들에는 일부 이름과 정보가 여전히 검게 가려져 있다.

소송 관련 문서 대부분은 엡스타인이 감옥에서 자살하기 하루 전인 2019년에 기밀이 해제되었다.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인 기슬레인 맥스웰은 2021년 성매매 혐의로 20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맥스웰의 변호인은 지난 3일 CNN에 보낸 성명에서 “그녀는 일관되고 강력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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