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폴란드 총리 “유럽은 2차대전 이전으로 회귀했다”
[월드 프리즘] 폴란드 총리 “유럽은 2차대전 이전으로 회귀했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3.31 06:17
  • 수정 2024.03.31 1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8일(현지 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만나 회담한 데니스 시미할 우크라이나 총리(왼쪽)와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사진 = 연합뉴스]
28일(현지 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만나 회담한 데니스 시미할 우크라이나 총리(왼쪽)와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사진 = 연합뉴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유럽이 전쟁(2차 세계대전) 전 상태로 되돌아갔지만,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경고했다고, 30일(현지 시각) CNN방송이 보도했다.

“(유럽의) 전쟁은 더 이상 옛날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2년 전부터 시작된 눈앞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현재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말 그대로 어떤 시나리오라도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1945년 이후 처음 겪는 위협 앞에 놓여있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29일 독일 신문인 <디 벨트(Die Welt)>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우리는 새로운 세상, 즉 2차대전 이전 시대로 회귀한 사실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이것은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나날이 명확해지고 있는 사실입니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유럽 지도자들과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분쟁이 다른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나토(NATO) 회원국을 공격할 의도가 없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략으로 냉전 이후의 지정학적 질서가 뒤집어지자 수십 년간 국방비를 축소해온 유럽은 자국 방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러시아-우크라니아 접경 국가들은 국가 방위에 더욱 과감한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최근 나토에 가입했다. 이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스칸디나비아에서 중립국으로 유명한 두 나라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발트해에서는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가 나토의 최소 요구사항인 GDP 대비 국방비 2%를 훨씬 넘게 늘렸다. 그런가 하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오랫동안 러시아의 간섭에 시달렸던 몰도바는 유럽연합(EU)으로 가는 길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프랑스, ​​독일, 폴란드의 이른바 삼두정(바이마르 삼각동맹)은 러시아의 추가 공격과 재무장에 맞서는 유럽 대륙의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

투스크 총리는 지난해 선거를 통해 권좌에 복귀한 이후 ‘법과 정의당’이 포퓰리즘을 기치로 거의 10년 동안 권위주의적인 통치를 한 폴란드를 유럽의 주류로 되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긴장감 감도는 테러 현장 : 지난 22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 테러와 화재가 발생한 뒤 총으로 무장한 러시아 경찰과 구급차 등이 공연장 밖을 경계 중인 모습 [사진 = 연합뉴스]
긴장감 감도는 테러 현장 : 지난 22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 테러와 화재가 발생한 뒤 총으로 무장한 러시아 경찰과 구급차 등이 공연장 밖을 경계 중인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끼어 있는 폴란드는 오랫동안 강력한 국가 방위의 중요성을 절감해 왔다. 올해 폴란드의 국방비는 GDP의 4% 이상으로 나토 지침의 두 배에 달한다. 폴란드는 또한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탈출한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러시아의 순항 미사일이 자국 영공에 진입하자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2년 이상 반복되고 있는 이 같은 일에 대해 모스크바에 설명을 요구했다.

유럽의 국방력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투스크 총리는 유럽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면서 “자주국방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국방비 지출을 늘리지 않는다면, 오는 11월에 재선될 경우, 러시아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도록 내버려 둘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의 임무는 미국 대통령이 누구인지에 관계없이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투스크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투스크 총리는 나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발생한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 테러 공격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기 위한 구실로 이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02년 모스크바 두브로브카 극장에서 체첸 반군이 800명을 인질로 잡았던 사건과 2004년 러시아 남부 베슬란의 한 학교에서 이 또한 체첸 반군이 어린이들을 포함해 1200명을 인질로 잡았던 사건을 떠올리며 “우리는 푸틴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그러한 비극을 이용했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이번 테러 공격이 우크라이나 소행이라고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민간 시설에 대한 끔찍한 공격을 정당화할 구실을 찾고 있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이렇게 주장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