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미국의 압력은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휴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팔 전쟁] 미국의 압력은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휴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4.13 06:45
  • 수정 2024.04.1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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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공습을 받은 하마스 정치지도자 아들의 승용차 [사진 = 연합뉴스]
표적 공습을 받은 하마스 정치지도자 아들의 승용차 [사진 = 연합뉴스]

하마스와 6개월째 전쟁 중인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군 병력 상당수를 철수했다고 7일(이하 현지 시각) 밝히면서도 철수 배경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그동안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에서 작전해온 98사단이 철수했다면서 이는 전투 임무가 완료된 데 따른 것으로, 미국의 요구 때문은 아니라는 군 당국의 설명에 대해 보도했다.

이러는 가운데 하마스 측 방송인 ‘알아크사 TV’ 등은 10일 이스마엘 하니예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의 아들 3명과 손자 4명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가자지구 남부 상황에 대해 엇갈리는 소식들이 전해지는 가운데, 11일 BBC는 미국의 대(對) 이스라엘 압력으로 과연 휴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를 점검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휴전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 몇 주간 진행된 회담들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압력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그 중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카이로에서 열린 회담에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을 파견한 것이 가장 큰 압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마스는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영구 휴전,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을 무조건 가자지구 북부로 귀환시켜야 한다는 초기 요구 사항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붕괴되고 인질들이 모두 석방될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서 2011년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의 석방을 위해 하마스와 협상에 나선 바가 있는 거손 배스킨은 “이스라엘과 이집트, 카타르를 향해 하마스에 압력을 가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강도를 더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CIA 국장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은 모든 협상 당사자들이 최고위층에 속한다는 점을 반영합니다. 그리고 이는 미국의 압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는 이렇게 분석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러는 가운데 미국 등 주요 동맹국들의 실망이 깊어지면서 이스라엘 관리들은 일부 양보할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번 주 초, 이스라엘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지금이 휴전을 위한 적절한 시기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스마엘 하니예 하마스 정치국장 [사진 = 연합뉴스]
이스마엘 하니예 하마스 정치국장 [사진 = 연합뉴스]

어떤 협상이든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대가로 지난해 10월 공격에서 하마스가 잡아간 이스라엘 인질 중 일부를 석방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양측간의 적대 행위를 잠정적으로 중단한 임시 휴전에서도 적용된 조건이었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가자지구에는 현재 133명이 인질로 잡혀 있으며, 그 중 최소 30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국이 제안한 협상 조건은 6주간으로 설정된 휴전의 초기 단계에서 하마스가 인질 40명을 석방하되 여성과 50세 이상 남성, 환자, 그리고 이스라엘 군인 들을 먼저 풀어주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이스라엘은 자국인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약 100명을 포함해 최소 700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석방한다는 조건이다. 그러나 이 조건은 과거에도 이스라엘에서 논란이 되었던 바가 있다.

하지만 하마스는 협상 중재 당사자들에게 자기들은 미국이 언급한 범주에 속하는 40명의 인질을 붙잡고 있지 않다고 밝힘으로써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인질이 사망했거나 인질들이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alestinian Islamic Jihad)’와 같은 다른 무장단체의 손으로 넘어갔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스라엘에서는 다양한 사회·정치적 갈등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의 운신의 폭이 제한되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 대부분은 여전히 ​​전쟁을 지지하지만, 한편으로는 인질 석방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압력 또한 거세지고 있다.

인질 가족들은 총리가 인질 석방보다는 정치적 생존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런 분위기를 배경으로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연립정부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극우, 초정통파 유대교 세력들이 총리에게 하마스에 양보하지 말고 전쟁을 계속하라고 압력을 가하면서 연정 내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길만이 인질 석방과 하마스 붕괴의 첩경이라고 주장하고,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남부 라파 공격을 명령하지 않으면 총리직에서 끌어내리겠다고 노골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관리들도 하마스 고위층이 숨어 있고, 4개 여단이 암약 중인 라파로 직접 쳐들어가는 것은 필수 사항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제외한 사실상의 거의 모든 동맹들은 약 150만 명의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이 밀집해있는 도시를 공격할 경우 민간인들에게 미칠 수 있는 재앙적인 결과를 거론하며 라파 공격에 반대하고 있다.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인 칸 유니스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군 병사들 [사진 = 연합뉴스]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인 칸 유니스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군 병사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월요일 네타냐후 총리는 공세를 강화하라는 국내 여론 무마용인 듯,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라파 작전 날짜가 이미 정해졌다고 말했다.

“현 정부와 네타냐후의 리쿠드 당내에는 네타냐후가 해서는 안 될 협상에 나서는 것에 반대하는 반란이 진행 중입니다.”

과거 인질 협상에 참여한 바가 있는 거손 배스킨은 이렇게 말했다.

“네타냐후는 자유로운 배우가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정부 내에서 인질입니다.”

하마스는 아직 가장 최근의 협상 제안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으면서도 “우리에 대한 공격을 종식시키는” 합의에 관심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요구 사항을 모두 담지는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비타협적이다.”

하마스는 이렇게 밝혔다.

백악관은 하마스의 이 같은 반응에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어쨌든 최종 결정은 터널 내에서 인질들을 붙잡고 경비병들에 둘러싸여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하마스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와의 의사소통은 매우 까다롭고 며칠간 여러 경로를 거쳐야 한다.

배스킨은,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석방 요구와 자신들이 해외로 추방되는 협상안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주장들이다.

하마스는 또한 영구적인 휴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인질들이 석방된 후에도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그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와 함께 하마스 지도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비판이 커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절박한 처지에도 불구하고 양보를 얻어낼 시간은 자신들의 편이라고 믿을 수도 있다.

하마스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약 1,200명의 목숨을 앗아간 하마스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전쟁으로 33,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가자지구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아사 위기에 놓여있다.

“이러한 문제를 처리해본 내 경험에 따르면 가장 큰 어려움은 양측의 주요 의사결정자가 거래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여부입니다. 그런데 이 점이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배스킨은 이렇게 평가했다.

“네타냐후가 협상에 임할 준비가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 또한 거래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준비만 된다면 그들은 중간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한편,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하마스 대변인은 라파에 대한 공격 날짜를 언급한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물고 늘어지면서 협상 재개 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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