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트] ‘5차 중동전쟁’ 위기에 세계 경제 출렁...해법 난망
[WIKI 인사이트] ‘5차 중동전쟁’ 위기에 세계 경제 출렁...해법 난망
  • 조 은 기자
  • 승인 2024.04.15 11:17
  • 수정 2024.04.1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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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이스라엘 대사관 폭탄 테러로 거슬러 올라가
중동 확전에 유가 130달러 돌파, 금값도 최고치 예상
미 기준금리도 늦춰지고 국내 금리인하도 10월 전망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아스켈론에서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 방어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출처=로이터/연합]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일대가 확전 기로에 놓였다.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피격에 따른 보복으로, 이란은 현지시간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미사일과 드론 수백 대를 이스라엘에 발사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래 사상 최초의 전면 공습이다. 이란 측은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은 종결된 것으로 간주한다”며 추가 보복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스라엘도 재보복 계획을 고려했다가 철회했다고 밝혔다. 양국이 전면전을 치를 경우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지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이란의 보복 공격을 만장일치로 규탄하며 두 나라 모두에 확전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중동 최대 적수로 돌아섰다. 그전까지 이란의 팔레비 왕조는 1948년 건국을 선포한 이스라엘을 독립 국가로 인정할 정도로 이스라엘에 우호적이었다. 팔레비 2대 국왕 모하마드 레자 샤가 집권했을 당시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큰 유대인 공동체의 본거지였다. 이스라엘은 이란에서 원유를 대거 수입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양국 관계가 급랭한 건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슬람 혁명을 통해 팔레비 왕조를 축출하고 이슬람 근본주의를 내세우면서부터다. 혁명 정부는 이스라엘을 ‘이슬람의 적’으로 규정하며 미국이라는 ‘큰 사탄’ 옆의 ‘작은 사탄’이라고 불렀고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을 불법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과 관련해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출처=로이터/연합]

양국은 1980년 이란이 ‘샤트알아랍 수로’의 영유권 문제로 이라크와 8년 전쟁을 시작했을 때까지도 일부 협력했다. 그러나 이후 이란이 레바논과 예멘, 시리아, 이라크 등지에서 반이스라엘 무장 단체를 조직·지원하며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1992년 이스라엘 대사관 앞 폭탄 테러로 29명이 숨지고, 1994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친선협회 건물에서 일어난 테러로 85명이 사망한 사건에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배후 세력으로 지목하며 관계는 더 악화했다. 이란의 핵과 미사일 문제도 갈등 요인이다. 이스라엘은 2000년대부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공격, 핵 과학자 여럿을 암살했고 2010년에는 악성 코드를 투입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마비시키기도 했다.

이번 ‘중동 사태’는 작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에서 시작해 극에 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발발한 가자전쟁은 반년째 진행 중이다. 초기에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무장세력의 ‘그림자 전쟁’이 이어졌으나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면서 새 국면에 놓였다. 이란은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 기업이 운영하는 선박을 나포했고,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대규모 드론과 미사일로 공습했다. 주요 7개국(G7·미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정상들은 14일(미국 현지시간) 성명에서 “이란과 그 대리자들에게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상황을 더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동들에 대응한 후속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전면 공습을 감행했다. [출처=IRNA]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전면 공습을 감행했다. [출처=로이터/연합]

중동 사태에 유가 130달러 갈수도...금리인하에 걸림돌

중동 사태가 세계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크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어, 향후 충돌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장 중 한때 배럴당 87.67달러까지 올랐고 전장 대비 0.64달러(0.75%) 상승한 85.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올랐고 종가는 0.71달러(0.8%) 오른 90.45달러였다. 앞서 에너지 컨설팅회사 래피던 그룹의 밥 맥널리 대표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무력 충돌이 국제 원유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까지 이어진다면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유가 상승이 계속되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물가 상승률이 2%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더 강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국내 금융업계는 지난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한 이후 첫 금리 인하 시기를 기존 7월에서 8월, 늦게는 10월로 잡고 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15일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국제유가와 환율 움직임, 글로벌 공급망 상황 변화와 파급영향에 따라 국내외 성장과 물가 등 실물경제 불확실성도 확대될 소지가 있다”며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진행 양상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조 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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