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칼럼] 광주형 일자리 공장, 한국 車산업-제조업 부흥 '촉매제' 돼야
[WIKI 칼럼] 광주형 일자리 공장, 한국 車산업-제조업 부흥 '촉매제' 돼야
  • 김 완묵
  • 승인 2018.06.02 06:43
  • 수정 2018.06.0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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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광역시가 10만대 규모의 자동차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지난 1998년 르노삼성 부산 공장 이후 20여 년 만에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이 사업 참여에 난색을 표해왔던 현대자동차가 참여할 의향을 내비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에 침체일로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내용은 광주시가 주체가 돼 연산 10만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을 세우고 운영을 맡으면서 지역에 1만2000개 정도의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대신 기존에 국내 자동차 공장에 비해서는 임금을 크게 낮추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사업 성과를 높이겠다는 방안이다.

아직 검토 단계여서 성패를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현대차가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함에 따라 지자체가 추진을 주도하고 정부가 응원군이 되고 지역 여론이 합세한다면 성공 못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현재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경직된 생산체제와 고임금-고비용 구조가 고착되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독일-일본의 수입차가 대거 국내 시장을 장악해 들어오고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자동차 산업은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 경쟁력은 어느 정도 선진 자동차 업계에 근접할 정도로 따라와주었지만 생산성을 웃도는 임금 상승과 유연하지 않은 생산체계로 인해 기술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병폐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같은 기술과 생산의 미스매칭은 급기야 한국 자동차 산업을 낭떠러지에 떨어지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미 한국GM의 군산공장은 지난달 말로 문을 닫는 운명을 맞기도 했다. 여기서 해고된 근로자들은 생계가 막막해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이동하면서 군산은 이삿짐 센터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한국GM을 기반으로 유지되던 지역경제는 활력을 잃어가는 형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 광주 공장이 예정대로 진척이 돼 2020년에 완공이 된다면 이들 실직 노동자를 효과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지역의 많은 청년 근로자들을 채용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고용 유연성을 높이면서 생산성을 올리는 메기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도 고급차나 내수형 차량 생산은 기존 공장에서 맡되, 친환경차를 비롯해 신흥국 수출 전략형 차종 등은 광주 신공장이 맡는 형태로 분업이 가능해 경쟁력을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 같은 광주형 공장이 성공을 하면 장기적으로 남북경협이 본격화할 경우 북한 지역에도 이 같은 공장을 세워 한국 자동차산업 및 제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는 자동차산업 경쟁력이 추락하면서 관련 부품 산업 등 제조업 생태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현대차 노조가 정규직 임금 수준을 하향 평준화시키고 조합원들의 고용 불안을 초래할 것으로 지레 짐작해 반대하는 것은 일정 부분 이해가 가지만, 보다 큰 그림에서 우리 산업 생태계를 살리는 기회가 여겨 노사가 공감대를 이룰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도 광주 공장 추진을 반기고 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독일, 미국 등에서도 지역별로 임금을 차등화한 사례가 있다며 "지역경제와 기업 환경에 따라 유연한 노사관계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시도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기획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이번 공장은 친환경차의 메카가 되겠다는 것으로 기대도 크고,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사업모델이 성공하면 다른 산업으로도 확산돼 고비용·저생산성의 국내 노사 구조, 산업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일부 단체의 반대가 있을 수 있지만 충분한 타협 과정을 거치면서 지속적인 추진을 할 필요가 있다. 일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윤장섭 현 광주시장이 6.13 선거로 물러나지만 이후 들어서는 새 지자체장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모멘텀이라는 점에서 사업을 이어가길 바란다.

정부도 투자 규모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정 지원은 물론 노사정 대화를 통해 원군이 되어줄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사회적 교감 속에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 특히 자동차 공장 신설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정부'의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kwmm307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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