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칼럼] 정부-삼성-SK, 중국발 반도체 쓰나미 견딜 대책은 있는가
[WIKI 칼럼] 정부-삼성-SK, 중국발 반도체 쓰나미 견딜 대책은 있는가
  • 김 완묵
  • 승인 2018.06.07 05:58
  • 수정 2018.06.07 0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애플 / 위키리크스DB.


미국, 중국,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한 빅3 경제가 무역전쟁의 전운이 짙어지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신생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 역시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고 있다. 특히 기술주들의 한가운데에는 IT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라이벌인 애플이 자리하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시가총액 대장주이기도 한 애플이 튀어오르니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 움직이고 기술주들을 대변하는 나스닥은 신바람이 난 모양새다. 이는 미국 실업률을 사상 최저수준으로 낮추고 임금 상승을 유발해 미국 경제가 적당한 인플레이션을 동반하며 순항하는 촉매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연스레 기술 기업발 소득주도 성장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어떤가. 연일 최저임금 논쟁에 사로잡혀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진짜 해답 찾기는 멀리한 채 말싸움과 여론전에만 치중하니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기술주를 대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에서 소외된 채 일희일비 하는 모양새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에 대해 가격 담합 조사에 전격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압박은 높아지고 있다. 말로만 듣던, 상상만 하던 중국발 반도체 '쓰나미'가 한발 한발 다가오기에 시장은 숨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반도체 수입 규모가 2600억 달러를 넘어서 세계 반도체 시장 수요의 65%를 차지하는 큰손 중에 큰손이다. 이런 탓에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부문 무역수지 적자폭은 1932억 달러에 달했다. 다른 분야에서 매년 엄청난 무역흑자를 보고 있는 중국 경제지만 반도체 분야는 그걸 상당 부분 까먹는 아픈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의 스마트폰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결국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탄식도 나온다.

사실 반도체는 3~4년 전만 해도 수요가 일정 패턴을 유지해 공급이 조금만 넘쳐도 가격이 급락하고 조금만 부족해도 급상승하는 등 변덕이 심한 사이클 산업의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중국이 세계 반도체 공급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세계 경제가 4차산업혁명으로 빠르게 옮겨 가면서 광범위하게 반도체 수요가 발생해 불황을 모르는 성장산업으로 변모했다.

특히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과 NAND로 대변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의 마이크론과 함께 절대강자를 형성하고 있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요즘 한창 수요가 늘어난 모바일 D램만 놓고 볼 때 지난 1분기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56.5%, SK하이닉스가 25.2%, 마이크론이 16.7%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 세 개 업체가 98.4%를 점유하고 기타가 1.6%를 차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중에서도 우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합하면 81.7%에 이른다. 세계 D램 전체를 놓고 봐도 이들 두 개 업체의 점유율은 7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가격 담합을 했다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막강한 권한을 지닌 반독점 조사전문 시장감독기구가 나서 조사에 나선 것이다. 만일 메모리 반도체 빅3의 가격 독점행위가 사실로 들러나면 과징금이 최대 8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중국 민-관은 힘을 합쳐 20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어 반도체 자립을 하겠다는 심산이다. 아무리 반도체가 성장산업이라고 하지만 이런 무차별적인 공세에 과연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견딜 수 있는 맷집이 될까 걱정이 된다.

중국 정부로서는 어떻게 하든 외국 기업들에 제재를 가해 시간을 벌고 2019년쯤부터는 자국 반도체 기업들이 시제품을 내놓아 서서히 자립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직접 나서 "반도체는 산업의 쌀을 넘어 인간의 심장과 같다"며 2019년을 중국 반도체 산업 굴기의 원년으로 삼고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는 '뭐 하냐' 하는 자조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같이 중요한 사안에서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목소리는 크게 들리지 않는다.

사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불공정 거래 조사는 지난해 사드 배치에 따른 압박보다도 더 큰 피해가 예상되는 사안인 데도, 우리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대책을 세우고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한국 최대 수출산업을 송두리째 망가뜨릴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서 정부과 기업이 함께 나서서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기업 혼자서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운 사안이다.

2020년 이후 머지 않은 시절 닥쳐올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발 반도체 쓰나미에 잘 대처하지 않는다면, 우리 기업도 우리 경제도 함께 휩쓸려 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kwmm3074@daum.net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