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철강산업, 냉연업계 구조조정?…중견업체들 설비폐쇄 잇따라
위기의 철강산업, 냉연업계 구조조정?…중견업체들 설비폐쇄 잇따라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11.20 14:18
  • 수정 2018.11.20 1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일철강 창사 50년 앞두고 설비 매각 등 철강사업 축소
동국제강, 동부제철, 세아씨엠 등 냉연 업체들 모두 감산
세일철강 아산공장 전경 [사진=세일철강 홈페이지]
세일철강 아산공장 전경 [사진=세일철강 홈페이지]

최근 철강 산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냉연 업계에서는 중견 업체들을 시작으로 설비 매각에 나서거나 가동을 중단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대부분 감산을 면치 못하고 있어 중소기업을 시작으로 구조조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냉연 업계의 시황은 원자재 가격은 상승한 반면, 제품가격은 원자재 상승분만큼 올리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냉연 업계는 지난 11월에도 톤당 7만원의 가격인상을 발표하는 등 연중 내내 가격인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실제 수요가들의 반발에 반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을 시작으로 가전부문과 건자재 부문 등 대부분 부진해 실적을 주도해 나갈만한 산업 분야가 없는데다, 해외에서도 각종 규제와 반덤핑 제소 등으로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견 업체들을 위주로 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매각에 나서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우주/벽진이라는 업체는 지난 10월16일부로 컬러강판 설비 가동을 중단했고, 5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중견 철강업체 세일철강은 용융아연도금설비(CGL) 가동을 중단하고 매각을 진행 중에 있다.

CGL 설비는 세아씨엠이나 중국 철강업체 등 몇몇 곳에서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봤지만, 노후화와 자동화 미진으로 인수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일철강은 마지막 남은 컬러강판 설비 역시 가동률이 50% 수준에 못 미치는 등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일철강은 현재 물류사업과 골프장 운영, 제관업계 진출 등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회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철강 사업 부문이 위축된 상태다.

한 때 흑색수지강판 등 평판 TV백판에 사용되는 물량을 대부분 생산했을 만큼 상황이 좋았지만, 현재는 플라스틱 사출 제품에 밀리고 수요가 감소로 인해 철강 사업부문이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대기업들에게도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자사 계열사인 중국 강음공장에서 수입하던 컬러강판의 수입을 중단했다. 매월 6000~7000톤이 달하는 물량이었다. 또 세일철강에 주던 OEM 생산 역시 중단했다. 거의 월 1만톤에 가까운 물량을 줄인 셈이다.

동부제철 역시 다르지 않다. 최근 단기적이지만 컬러강판 설비의 생산을 월 20% 정도 줄였다. 동국제강과 마찬가지로 거의 월 1만톤에 가까운 물량이다. 세아씨엠 역시 컬러강판 공장가동률이 70%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컬러강판은 철강 공정 중 가장 마지막 단계에 위치한 제품으로 수요가들의 다양한 니즈(Needs)가 있는 제품이지만 전반적인 산업 부진으로 침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반면 철강 산업의 또 하나의 축인 봉형강 제품은 철근을 위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철스크랩(고철) 가격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은 유지되고 있어 롤마진 차이에 따른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2016년의 아파트 건설 광풍은 줄어들었지만, 공급이 다소 줄어들면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데 성공했지만 냉연 업계는 대기업들을 위주로 무분별한 설비 증설에 나선 것이 최근 시황 부진과 맞물려 화근이 됐다.

특히 최근 중국과 일본의 내수가 호전되면서 국내에 수입되는 물량이 줄어들어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뤄진 것도 현재 냉연 업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현재 냉연 업계는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한정적인 수요를 놓고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는데 중소 업체들부터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대기업들도 감산을 하는 등 어렵기는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세일철강 관계자는 “CGL은 원자재를 구매해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완제품을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해 설비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컬러강판 설비는 그대로 존속해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msh14@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