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GBC 한전부지 공시지가 껑충…자산가치 급증 불구 깊어가는 고민
현대차그룹, GBC 한전부지 공시지가 껑충…자산가치 급증 불구 깊어가는 고민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1.25 14:09
  • 수정 2019.01.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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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부지 2014년 대비 두 배 급등…GBC 건립 후 상상초월 전망
자산가치 급증 불구, 추가비용 및 세금 등 부담 커…미래차 투자비도 고민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지니스센터 조감도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지니스센터 조감도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4년 매입한 전 한국전력 부지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건립하는 계획이 올 상반기 안에 가시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건설 허가를 내준 상태로 서울시 등 하부기관의 인허가가 나오면 즉시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GBC 건설을 앞두고 또 다른 측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부지에 대한 공시지가가 급등하고 있어 부동산 관련 세금 등이 천문학적으로 늘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산 가치 증대라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향후 투자비용 증가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해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정부가 경제 활성화 일환으로 발표한 ‘2019 경제정책방향’에서 GBC 건립을 비롯해 총 6조원+@ 규모의 기업 프로젝트 조기 착공을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업 투자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부터 뚝섬에 GBC 건립을 추진해온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한전부지 매입 이후 중단됐던 GBC 건립을 재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그룹 내에서 정몽구 회장의 숙원 사업이었던 GBC 건립은 지난 2014년 한국전력 부지 매입 이후 계속 난항을 겪어왔다. 당시 경쟁 입찰에서 현대차그룹은 무려 10조5500억원의 가격을 제시하며 부지를 낙찰 받았다. 자금은 현대자동차가 55%(5조8025억원), 현대모비스 25%(2조6375억원), 기아자동차가 20%(2조1100억원)를 부담했다.

2014년 당시 한전부지의 공시지가는 ㎡당 1948만원에 불과했다. 부지가 7만9342㎡임을 감안하면 약 1조5456억원이었던 셈. 공시지가와 실거래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을 감안해도 당시 10조5500억원의 금액은 필요 이상으로 지출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매입 이후 공시지가는 지속적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2015년 ㎡당 2560만원, 2016년 2830만원, 2017년 3350만원, 2018년 4000만원까지 오른 공시지가는 올해 더욱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마침 올해부터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토지에 해당하는 공시지가도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부가 표준지와 단독주택에 이어 상업용 건물에 대한 공시지가도 대폭 인상할 것을 예고한 만큼 한전 부지 역시 올해도 공시지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산정된 한전 부지의 ㎡당 4000만원은 현재 한전 부지 총면적으로 환산하면 무려 3조1737만원이다. 만약 GBC가 건립될 경우 공시지가는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등할 수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에서 제기한 상업용 건물의 시세 반영률은 아파트(공동주택)의 67%에 비해 절반 수준인 38%에 불과하다. 정부가 이러한 부분에 대해 현실화할 것을 예고한 만큼 사실상 GBC 건립 후 부지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치가 급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이쯤 되면 과거 논란이 됐던 정몽구 현대차그룹의 통 큰 베팅은 미래를 내다본 혜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결과론적이지만 당시 누구도 몰랐던 한전 부지의 제 가치를 알아보고 매입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는 부분이다.

다만 현재 현대차그룹의 상황을 보면 자산 가치의 급등이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현대자동차의 2018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 토막이 났을 만큼 수익이 감소했다. 자동차 산업의 침체 영향으로 그룹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한전부지 공시지가 변동 추세 [자료=토지이용계획]
전 한전부지 공시지가 변동 추세 [자료=토지이용규제정보서비스 ]


◇ GBC 건립, 투자비․세금 부담 등 증가…미래 사업 투자 차질

GBC 건립은 이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착공이 가능해졌지만, 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룹 내 비용 문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GBC는 부지 비용을 제외하고도 20조원 이상이 추가로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GBC는 축구장 11배에 달하는 7만9342㎡ 부지에 105층 타워 1개동, 35층짜리 숙박·업무 시설 1개동, 6~9층의 전시·컨벤션·공연장 건물 3개동 등 5개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주변 상권 등 인프라 시설 조성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공시지가의 급등은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도 같이 커지게 된다. GBC 건립으로 부지에 대한 자산 가치는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세금 등에 대한 부담 역시 현재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 분야 투자는 사실 지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전 세계 경쟁업체들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발 빠른 대응만이 살 길이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시장에서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해 다소 어려운 시기를 보낸 경험이 있다. 미국, 중국 등 자동차 시장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의 변화에 늑장 대응하다 세단 판매 비중이 너무 높게 유지되면서 상당한 홍역을 치렀다.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과 공유경제 등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마켓 트렌드에 적응을 하지 못하면 그만큼 뒤처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대차가 수소 시대를 이끌어가려는 것 또한 경쟁사들과의 미래 사업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선제적으로 시장을 점유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미래 자동차 사업에 대한 투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다. 반면 GBC 건립은 정몽구 회장의 마지막 숙원 사업인데 승인이 늦어지면서 현대차그룹의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다만 GBC 건립이 현대차그룹에 가져올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는 측면은 있다. 문제는 최근 실적이 좋지 못하면서 현금흐름이 나빠졌다는 데 있다. 현대차그룹이 GBC 건설과 함께 미래 자동차 사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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