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명예훼손 중단 촉구
대한항공의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놓고 한진그룹과 3자 연합(조현아-KCGI-반도건설)의 책임론 공방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10일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과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이 현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시켜 회사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행위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민·형사상 조치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일주일 사이 세 차례에 걸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사퇴를 요구한 3자 연합을 향해 법정싸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한진그룹은 또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리베이트 의혹과 어떠한 관련도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최근 대한항공을 통해 프랑스 에어버스 등에 과거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고, 이와 별도로 내부 감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만의 하나라도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회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리베이트 논란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채이배 민생당 의원에 의해 처음 거론됐다. 채 의원이 프랑스 파리 고등법원 판결문을 근거로 에어버스가 대한항공을 포함한 유수 항공기업에 항공기 납품시 리베이트를 제공했으며, 대한항공의 경우 당시 고위 임원에게 180억원이 지급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
이에 3자 연합이 철저한 수사 요구와 함께 조 회장의 연루 가능성을 언급했고 대한항공 측은 “리베이트 의혹이 제기된 시기는 지난 1996년부터 2000년으로 조 회장은 그 이후인 2004년에 대한항공에 합류했다”면서 조 회장의 무관함을 주장했다.
하지만 3자연합은 다시 지난 6일 프랑스 고등법원 판결문이라는 문서를 공개하면서 “리베이트 약속의 실행을 위한 구체적 작업은 2008년부터 시작됐고 2010년, 2011년, 2013년에 걸쳐 각기 다른 방법으로 지급됐다”며 당시 경영전략본부 부본부장과 본부장, 부사장을 역임했던 조 회장 모르게 거액의 리베이트 수수가 이뤄질 수 없다는 의문을 재차 제기했다.
9일에도 “대한항공 측의 설명은 리베이트 수수와 조 회장의 관여 여부에 대해 어떤 것도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재계는 이 같은 3자연합의 여론전이 이달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의 표심을 얻기 위한 현 경영진 흠집 내기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과 3자 연합의 우호지분 차이가 단 1~2%에 불과해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표심에 의해 승패가 갈릴 것이기 때문이다.
양측은 주총 이후의 장기전을 겨냥한 듯 추가 지분 늘리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3자 연합은 반도건설, 조 회장은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불리는 델타항공이 전면에 나선 상태다. 지난 9일 지분율을 13.98%에서 14.9%로 늘린 델타항공에 힘입어 현재 조 회장 우호지분은 37.25%로, 3자 연합 지분율 31.98%를 5.27% 앞서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김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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