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일 하겠다"던 이우현 부회장, 정작 OCI 위기 오자 몸 사리나
"험한 일 하겠다"던 이우현 부회장, 정작 OCI 위기 오자 몸 사리나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06.16 10:33
  • 수정 2020.06.16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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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연봉 하락·희망 퇴직 이어져
이 부회장, 난세 속에도 8억 수령
[이우현 OCI 부회장 / 사진=OCI]
[이우현 OCI 부회장 / 사진=OCI]

국내 1위 태양광 폴리실리콘 업체 OCI가 중국발 저가공세로 태양광 폴리실리콘의 국내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코로나19까지 연달아 터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OCI에 칼바람이 불면서 퇴사하는 인원이 급증했고 설상가상으로 영업손실에 순손실까지 기록하며 실적은 고꾸라졌다. 그럼에도 OCI 그룹 오너 3세 이우현 부회장은 두둑한 개인 연봉을 챙긴 것으로 전해져 그의 경영 자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OCI는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로 1807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어닝쇼크(earning shock)'를 맞았다. 전년(영업이익 1687억 원) 대비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매출 역시 2조60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3% 감소했다. 중국과 일명 '치킨 게임' 작전을 펼치다가 결국 OCI가 패배를 한 모양새였다. '치킨 게임'이란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양상을 의미한다. 

OCI는 더 이상 중국과의 출혈 경쟁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지난 2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북 군산공장 가동 중단을 선언했다. 아울러 OCI는 군산공장 1000여 명을 포함해 2100여 명에 달하는 전 직원 대상으로 희망 퇴직 신청을 받았다. OCI 직원들은 당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칼바람 불었다" "회사가 많이 어려운 상황이다" "나갈 사람들은 안 나가고 필요한 사람들은 싹 나갔다"는 등의 글을 올리며 살벌했던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폴리실리콘 사업은 2006년 이 부회장이 직접 주도해 그룹의 주력으로 키워낸 사업이다. 한때 연 수익 1조 원을 넘기며 효자 노릇을 했지만, 지금은 그룹 전체에 타격을 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졌다. 그러나 자신의 판단으로 그룹 직원들이 이같은 위기를 겪고있는 상황에서도 이 부회장은 억대가 넘는 연봉을 두둑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억1935만 원에 기타 근로소득 4683만 원, 상여금 8억 원을 받았다. 반면 동기간 OCI 직원들은 1인 평균 연봉 7000만 원을 보이며 2017년(7300만 원), 2018년(7200만 원)에 이어 점차 깎이는 모습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룹 안팎에선 CEO가 기업 위기는 외면한 채 개인 이익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새어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경영 능력이 입증되지 않은 이우현 부회장을 무리하게 승계 했다가 이같은 사단이 벌어졌다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2017년부터 폴리실리콘 부문에서 영업손실 기록이 시작되자, 이 부회장은 태양광 사업을 아우르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 부문을 새롭게 재편했지만 별다른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또 핵심 자회사였던 넥솔론은 2017년 11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결정 받고 청산했다. 

이 부회장이 자리에 오른 뒤 OCI의 연구 및 개발에 대한 투자도 점차 감소했다. 2015년 매출액의 1.32% 가량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으나 2017년 0.58%, 2018년 0.64%로 점점 감소했다. 그나마 2019년에 239억 원 정도를 투입하며 전년 대비 개발비를 늘렸으나 동종 업계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이제부턴 험한 일 하러 다녀야죠"라며 각오를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론 경영 능력에 이어 자질 논란까지 번졌지만 이 부회장은 현재까지도 일련의 사태에 대해 특별한 책임을 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OCI 관계자는 "2018년 말부터 실적이 안좋아져서 임원 30% 가량 퇴사했다"면서 "폴리실리콘 사업에 집중하거나, 중국과 치킨 게임 등의 전략을 진행한 것은 이 부회장의 단독 판단이 아니라 회사가 결정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퇴사 등의 피해를 봤는데,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이 부회장은 왜 지난해 월급이 올랐느냐'며 윤리적 경영에 대해 묻자, 해당 관계자는 "올해 초 임원 분들이 퇴사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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