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 서민 위한다더니... 대출은 더 조이고, 금리는 요지부동
저축은행 업계, 서민 위한다더니... 대출은 더 조이고, 금리는 요지부동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7.01 17:17
  • 수정 2020.07.0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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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대출태도 전망치 금융 업권 중 최하위
기준금리 내려가도 대출금리 영향 적어
3월 애큐온저축은행과 모아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이 주주총회에서 금감원 출신 인사를 사내외 이사와 감사자리에 내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피해 채무자를 대상으로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취하면서 국내 저축은행들이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 3분기 말부터 대출만기가 종료되면 연체율 증가 등 리스크가 우려돼 취한 조치로 해석되는데, 동시에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저축은행의 대출태도 전망치는 -15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낮아졌다. 수치가 0에 가까울 수록 대출이 까다롭다는 의미인데, 저축은행은 신용카드사(-6), 생명보험사(-9)보다 낮았다.

실제로 주요 저축은행들은 최근 대출 가능 신용등급을 낮춰 대외적 변수에 대비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1일부터 사이다뱅크 자유 입출금통장 금리를 연 2.0%에서 1.7%로 0.3%p 인하했다. 앞서 지난 5월 15일에는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금리를 1.90%로 인하시켰다. 이전까지 정기예금 금리는 2.0%였지만 0.1% 인하시킨 것이다. 

수신금리를 낮추면서 예‧적금과 대출 규모를 동시에 줄여 예대율 맞추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은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지난 3월말 정기예금 금리를 0.3% 올린 바 있다"라며 "다만 사이다 복리정기예금 금리가 2.10%에서 최근 2.0%로 하락한 배경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SBI저축은행은 대손충당금 규모도 줄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대출채권(7조7727억원)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2669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대출채권은 5.42%(3996억원) 늘어났지만 대손충당금 규모는 3.37%(93억원) 줄었다. 대출 증가에도 대손충당금 규모가 감소한 데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고객 중심의 대출영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16.79%로 지난해 평균(18.59%)보다 2%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18.73%로 전년 동기보다 0.91%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 전체로 보면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예금금리는 하락했지만, 대출금리는 하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1만 만기 정기예탁금 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이 연 1.99%(-0.01%포인트), 신용협동조합이 1.86%(-0.04%포인트), 상호금융이 1.34%(-0.05%포인트), 새마을금고가 1.79%(-0.03%포인트)였다.

일반대출 금리는 신용협동조합이 4.04%(-0.03%포인트), 상호금융이 3.59%(-0.04%포인트), 새마을금고가 4.11%(-0.12%포인트)다. 여기서 상호저축은행은 9.80%로, 오히려 0.01%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저축은행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는 금리가 내려가면 자산 운용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지급여력(RBC)도 동반 하락하는 구조다. 특히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실적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대형 저축은행들의 올 1분기 실적은 꽤나 호황을 누렸다. SBI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6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6% 증가했고, OK저축은행도 395억원으로 128.3% 증가했다. 웰컴저축은행도 27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0.7% 늘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영업 등 노력이 반영된 결과물이고, 지금까지 은행권 중심이었던 소상공인 정책 지원 몫을 나눠주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지난해 저축은행중앙회를 중심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출을 지원하기 위해 600억원 규모의 기금 조성을 추진한 바 있다. 각사가 십시일반으로 50억원을 출연해 지역신용보증재단(지신보) 보증으로 12배수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올해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지신보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코로나19 대출이 몰리자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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