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한화생명,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0.25%포인트 낮춰
교보생명 "인하 검토 중"...생보사 3곳 줄줄이 인하 가능성
저금리 기조에 코로나19 장기화까지...영업환경 점점 악화
경기침체 속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보험업계 영업 환경이 악화되자 대형 생명보험사들 중심으로 보험료 인상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오는 10월 일부 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인하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4월 종신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0.25%포인트(p) 낮춘 것에 이어 두 번째 조치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둬들일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의미한다. 업계서는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을 0.25%p 낮추면 보험료가 5~10%가량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4월에는 일괄적으로 내린 것이고 오는 10월에는 일부 특정 상품에만 해당된다”면서 “(4월 예정이율 인하에 따라) 보험료는 상품마다 다르지만 4~10% 정도 올라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예정이율을 낮춘 바 있다. 지난 4월에 확정금리형 종신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2.50%에서 2.25%로, 7월에 다시 2.25%에서 2.00%로 각각 0.25%p씩 인하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급격한 금리 변화가 없다면 더 이상 예정이율을 인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타사가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로 낮추는 것은 부담된다는 것이다. 보험료 인상이 가격 경쟁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생명 측도 하반기 예정이율 인하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검토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앞서 지난 4월 예정이율을 한 차례 낮춘 바 있다.
생보사들이 이처럼 보험료를 올리려는 이유는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자산을 투자해 얻는 수익률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생보사의 지난 1분기 운용자산이익률은 3.64%로 확인된다.
과거에 판매했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에 대한 이차(利差)역마진 부담도 존재한다. 이차역마진은 보험사가 자산을 운용해 벌어들이는 금액보다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돈이 더 많은 경우를 뜻한다.
지난 2000년대 초반 대형 보험사들은 5~7%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다수 판매했는데, 이는 높은 금리 고정이기 때문에 저금리 상황에선 부담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되면서 주가가 하락, 보증준비금 전입액이 지난해 대비 크게 증가하면서 보험영업의 손실 규모가 커지기도 했다. 보증준비금은 주가 하락 등으로 보험의 가치가 떨어졌을 때 가입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을 위해 보험사가 미리 준비해 놓는 돈이다.
대형 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연이어 낮추면서 중소형 보험사들도 이에 따라 하반기 예정이율을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이 계속돼 왔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을 전망되면서 보험사 예정이율도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중소보험사들의 경우 각각의 보험사 상황에 맞게 행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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