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전국민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불필요한 논의…현 공급량 '적정 수준'"
의료계 "전국민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불필요한 논의…현 공급량 '적정 수준'"
  • 유경아 기자
  • 승인 2020.09.18 09:57
  • 수정 2020.09.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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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전 국민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두고 정치권에서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불필요한 논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역당국에서도 전 국민에게 무료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독감 백신 생산량은 약 3000만명 분량이다. 무료접종 대상은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 등 1900만명이다. 이는 국민의 37%에 해당한다.

올해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대상은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유행 예방차원에서 중·고등학생인 만 13세∼만 18세(285만명)와 만 62∼64세(220만명)까지로 확대됐고, 국가에서 지원하는 백신 역시 기존 3가 백신에서 4가 백신으로 변경됐다.

현재 야당을 중심으로 독감백신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과 백신업계, 의료계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소관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원안대로 의결하는 대신 독감백신 관련 논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어가기로 했다. 전 국민 독감백신 무료 접종과 관련해 여야 합의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전 국민 독감백신 무료 접종과 관련한 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국은 독감 백신은 1회만 접종해도 되는 이들의 경우에 한해 무료로 접종을 한다. 질병관리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루엔자의 동시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1회만 접종해도 되는 전국 초·중·고 학생과 임신부 등은 오는 22일부터 무료로 접종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의료계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타당하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백신업계는 올가을, 겨울을 위한 독감 백신 생산을 이미 끝냈다. 독감 백신은 유정란 방식으로 생산할 때는 약 6개월, 세포배양 방식으로 제조할 때 약 3∼4개월가량 소요된다. 지금 당장 추가 생산을 시작해도 적기에 공급할 수가 없다.

더욱이 독감의 전파력과 치료제가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논의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달리 독감은 '타미플루' 등 치료제가 나와 있다. 현재 정부는 1100만명 분량의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독감백신 생산이 끝났을 뿐만 아니라 독감의 기초 재생산지수(RO) 1∼1.5로 봤을 때도 지금 마련된 독감백신 물량(3000만 도즈) 이상을 확보해 전 국민에 접종했을 때의 의미가 크지 않다"며 "독감은 치료제가 없는 질병도 아니므로 100% 접종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재생산지수(전파력)는 보통 감염병 환자 1명이 다른 사람한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감염력을 추정하는 개념으로 수치가 1이면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만 바이러스를 감염시킨다는 의미로, 높을수록 감염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엄 교수는 "현재 확보된 물량만으로도 대규모 유행은 막을 수 있다"며 "추가 생산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데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벌어지고 있으므로 해외에서 독감 백신을 들여온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만성질환자 등 우선 접종 권장 대상자 중심으로 예방접종을 권고하는 한편 인플루엔자 백신 수급현황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현재 백신 공급량은 인플루엔자 유행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이며 인플루엔자 치료제도 시중에 충분히 공급돼 있어 유행에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인플루엔자 백신을 총 2964만 도즈 확보했다. 이는 전 국민의 57%에게 접종이 가능한 양으로 작년 유통량 대비 24%, 사용량 대비 36% 많은 양이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yooka@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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