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여당에 대응하는 새로운 법인 출범...현대차그룹 백기사(?)
거대여당에 대응하는 새로운 법인 출범...현대차그룹 백기사(?)
  • 김지형 기자
  • 승인 2020.10.16 16:28
  • 수정 2020.10.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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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연합포럼 간담회 및 출범식[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한국산업연합포럼 간담회 및 출범식[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경제계가 여당의 공정경제3법 처리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 새로운 경제관련 단체가 또 출범했다.

자동차, 철강, 전지, 기계, 바이오, 섬유, 엔지니어링 등 7개 업종별 단체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가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을 발족한 것이다.

한국산업연합포럼(이하 산업연합포럼)은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에 공동대응하고 "앞으로 연구조사, 포럼 개최, 정책 건의 등의 기능을 지속적이고 공식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KIAF를 사단법인으로 공식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거대 여당에 맞서 재계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KIAF의 출범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각 분야별로 포럼이 있고, 연합포럼도 행사만 진행해도 되는데 굳이 사단법인까지 만들고 연구소를 설치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산업연합포럼 설립에 앞장 선 단체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이하 자동차산업협회)이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자동차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단체이다.

예전에는 자동차 제조사 사장들이 돌아가면서 협회 회장을 맡았는데 현대·기아차그룹 출범 이후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대표가 주로 회장을 맡았다.

또, 2011년부터는 경제관료 출신들이 협회 회장을 맡아 이끌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만기 회장은 산업자원부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하고 산자부 차관을 지낸 경력이 있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왼쪽)과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오른쪽)[사진=연합뉴스]
공영운 현대차 사장(왼쪽)과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오른쪽)[사진=연합뉴스]

이번에 출범한 산업연합포럼도 초대 회장을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이 맡았다.

재계에서는 다소 뜬금없는 포럼의 출범을 놓고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지배구조 개선에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여당의 공정경제3법 처리 임박과 정의선 그룹 회장의 등극으로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만기 협회장이 협회 예산의 상당부분을 회비로 내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과의 협의 없이 포럼 설립을 주도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산업연합포럼 출범행사에서도 상법개정안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엘리엇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현대자동차 사외이사 선임 투표 사례를 장시간 설명하기도 했다.

산업연합포럼은 송원근 연세대 객원교수를 산업연합포럼 전무 겸 미래연구소 소장에 선임했다.

송 신임 소장은 전경련 경제본부 본부장과 한국경제연구원 실장 등을 거쳤다.

따라서 산업연합포럼이 전경련과 통합하거나 협력하기 위한 포석을 둔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전경련은 최순실 사태이후 국민과 재계의 신뢰를 잃으며 정부와 여당이 상대해주지 않아 존립을 놓고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산업연합포럼 관계자는 자동차산업협회 등 8개 단체의 회비로 운영재원을 마련해 사무실을 구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럼에 가입한 단체 대부분 운영재원이 넉넉하지 않다.

따라서 사무실, 연구소 인력 그리고 각종 연구에 필요한 비용은 회장사를 맡고 있는 자동차산업협회가 부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포럼이나 자동차산업협회에 추가 회비 납부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취재에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경우 현대·기아차그룹이 납부하는 회비가 있다"면서 "하지만 산업연합포럼은 전혀 모르는 곳이다. 우리가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이 아닌 것 같다. 자동차산업협회가 가입한 산업연합포럼 쪽에 회비를 얼마내는지, 추가로 회비를 납부하는지 등은 우리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지원이 없더라도 자동차산업협회가 산업연합포럼의 집행예산을 상당부분 책임진다면 결국 지원하는 셈이된다.

새로 출범한 포럼이 앞으로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고 활동을 펼쳐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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