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옵티머스 인사들이 왜 한반도희망포럼에... 1년 차 변호사 이진아는 기획팀장
[단독] 옵티머스 인사들이 왜 한반도희망포럼에... 1년 차 변호사 이진아는 기획팀장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20-10-22 17:45:38
  • 최종수정 2020.10.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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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아, 민주 법률지원단→포럼→국정원재판→청와대
포럼 공동대표는 참여정부 사정비서관 이재순·신현수
이재순 변호사 대표 법무법인 서평서 '옵티머스 자문'
총무팀장 조대진 변호사 사내이사, 이진아는 지분보유
한반도희망포럼
지난 2013년 6월 22일 한반도희망포럼 회원들이 당시 제18대 대통령선거 패배 직후 잠행 중이던 문재인(맨 앞줄 가운데) 대통령과 함께 서울 관악산을 등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이진아 변호사다. [사진=한반도희망포럼 홈페이지 갈무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기 사건과 문재인 정부를 잇는 핵심 연결고리는 이진아(36) 변호사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이 변호사는 2012년 변호사 개업과 동시에 현 여당인 민주당 쪽에 발을 걸쳤다. 

2012년 1월 사법연수원을 41기로 수료한 이 변호사는 같은 해 4월 법무법인 대영에서 변호사 업무를 배운다. 제18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 앞둔 그해 11월엔 '문재인 지지 법조인 350명 선언'에 이름을 올리며 정치권과 연이 닿는다. 이어 100여 명이 몰린 당 법률지원단에 합류한다. 당시 지원단은 '문재인 대선캠프' 외곽조직이었다. 두 이력은 변호사 업무 만 1년이 못 된 변호사의 행적이다. 

대선 패배 직후 지원단은 '한반도희망포럼'으로 탈바꿈한다. 아쉬움을 삼키고 정치계를 떠나지 못한 지원단 변호사 20여 명이 친목을 이유로 단체를 만들었는데 참여정부 대북정책을 상징하는 '한반도'와 정권교체를 뜻하는 '희망'이 단체명에 들어갔다. 공동대표는 참여정부 '문재인 민정수석' 밑에서 연이어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낸 신현수 변호사와 이재순 변호사다. 막내 격인 이진아 변호사에게도 기획팀장이란 직책이 주어졌다. 

포럼은 지원단 체계를 그대로 옮긴 것이었다. 지원단은 시니어변호사가 모인 '연구팀'과 주니어변호사가 모인 '현장대응팀'으로 구성됐었다. 그러면서 팀장을 각각 맡은 게 이재순 변호사와 신현수 변호사다. 대선 이후 이재순 변호사가 "사법개혁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일종의 공부 모임을 꾸리는데 주니어 변호사들도 따라붙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럼에 지원단 현장대응팀에 있던 이진아 변호사도 함께했다. 자연스럽게 포럼 공동대표도 이재순 변호사와 신현수 변호사가 맡게 됐다. 

포럼 방향으로 연구를 강조한 이재순 변호사와 달리 주니어 변호사들은 친목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한다. 친목 도모 방식은 주로 산행이었다. 이들은 2013년 6월 22일 대선 패배 후 잠행에 들어갔던 문재인 대통령과 서울 관악산을 등반하기도 했다. 산행 당일 기념촬영이 있었는데 이진아 변호사는 문 대통령 옆에 바짝 붙었다. 다른 한쪽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 직후 만든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법무검개위) 위원장을 지낸 김남준 변호사가 섰다. 두 달 뒤 첫 특별강연이 있었는데 이때 초청인사가 조 전 장관이다. 하지만 포럼은 2년을 채우지 못한 채 활동 목적을 두고 내부 논쟁으로 해산됐다. 문 대통령이 2015년 2월 민주당 전신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에 취임한 만큼 '부담을 줘선 안 된다'는 내부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포럼 인연 일부는 옵티머스로 이어졌다. 한때 옵티머스에 법률자문을 한 법무법인 서평의 대표 변호사가 바로 이재순 변호사다. 포럼 총무팀장을 지낸 제1기 로스쿨 대표자협의회 회장 출신 조대진 변호사는 2014년 옵티머스 전신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이진아 변호사도 청와대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옵터머스 지분 9.8%인 10만 주를 보유했다. 이 기간 해당 지분은 김재현 대표 비서 명의로 전환돼 검찰은 '차명 보유'를 의심한다. 다만 이재순 변호사는 "옵티머스 사람들을 만난 적도 없고 사건 내용도 모른다"며 "채 총장 자문계약이 20~30개 정도 되는데 대부분 자기 연에 따른 것이고 돈 자체도 개인이 받는다. 저희 회사 자문(계약)에 대한 시각은 그렇다"고 했다. 여기서 '채 총장'은 옵티머스 자문 역할을 맡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말한다. 이재순 변호사와 40년 지기인 채 전 총장은 서평 구성원 변호사로 있다. 이재순 변호사는 이진아 변호사와 알고 지낸 인연이 옵티머스에 법률자문한 배경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0월 옵티머스와 밀접한 회사인 성지건설 인수 건을 수사했는데 이때 경영진은 서평에서 채 전 총장 등 3명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서평은 16일 "당시 남부지검 수사는 성지건설 경영진의 기업 인수 과정에서의 범법행위에 관한 고발 건으로 옵티머스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포럼에서 무게감 있던 인사들은 이번 정권에서 중요 역할을 맡았다. 공동대표 신 변호사는 이번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내정 사실에 신 변호사는 고사했으나 이재순 변호사의 계속된 권유로 결국 직을 수행했다고 한다. 회원 이윤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17년 제1기 법무검개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듬해 캐나다 몬트리올 총영사로 부임했다. 2012년 제18대 총선에서 민주당 여주·양평·가평 지역에 전략공천됐지만 탈락한 조민행 변호사는 지난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했다. 등산대회에 참석한 김남국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설계한 검찰 개혁 방향에 비판적 모습을 보인 금태섭 전 의원과 각을 세웠고 이번 총선에서 전략공천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김 의원은 지난해 조 전 장관 일가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조국 백서' 필진이기도 하다. 

이때 인연이 바탕이 됐는지 이진아 변호사는 변호사 3년 차인 2014년 검찰이 기소한 '국정원 감금' 사건 공동변호인에 들어간다. 수임계약을 맺은 대영 대표변호사였던 권정 변호사는 이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사건을 수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심 기준 공동변호인은 4명뿐인데 명도소송 빼고는 경력이 거의 없다시피 한 이 변호사가 포함된 것이다. 이 변호사는 지원단 현장대응팀에 있으면서 제18대 대선을 8일 앞둔 2012년 12월 11일 가장 먼저 국정원 직원이 있던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에 도착한 인물 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이때 공로로 민주당 쪽 '인재 풀(pool·대기명단)'에 들었고 결국 청와대 인사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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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직원 감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김현(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지난 2016년 6월 9월 1심 결심공판이 끝난 뒤 본인 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피고인 문병호 전 의원 이종걸 전 의원, 변호인 서누리 변호사 이진아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김남국 의원 이광철 민정비서관, 피고인 강기정 전 정무수석 김 상임위원 정모 민주당 당직자. [사진=김 위원 트위터 갈무리]

이 사건 변호는 법무법인 동안에서 주도했는데 피고인이던 이종걸 전 의원 말에 따르면 당시 대표변호사인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주임 변호인'이었다. 나머지는 김남국 의원, 범여권인사로 분류되는 서누리 변호사, 이 변호사다. 2017년 항소심 중 이 비서관이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발령 나면서 동안에서 대신 담당변호사로 지정됐는데 바로 포럼에서 같이 활동한 조민행 변호사다. 이 변호사가 공동변호인 명단에 있던 이유로 조 변호사는 "오래된 일이라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시 동안 구성원 변호사엔 조대진 변호사도 있었다. 2018년 3월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한 이후 이 변호사는 조대진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냄 동료로 만난다. 그는 국정원 사건에서 담당변호사는 아니었지만 재판기록엔 이름을 올렸는데 "직접 그 사건을 맡지는 않았다. 로펌에서 맡았지만 (본인) 선임계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조 변호사 역시 지원단 활동을 바탕으로 '인재풀' 명단으로 추천됐으나 정권 창출 후 실제 인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진아 변호사.
이진아 변호사.

◇ 이진아는 어떤 역할

이 변호사가 옵티머스 사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히는 일은 수사 중인 검찰 몫이다. 이 변호사 남편 윤석호 변호사는 옵티머스 사내이사로 투자를 받는데 필요한 각종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기소됐다. 다만 이 변호사가 부부관계로서 어쩔 수 없이 윤 변호사 일에 관여됐는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변호사는 옵티머스가 무자본 인수·합병한 대상으로 지목되는 조선기자재 업체 해덕파워웨이에 사외이사에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이름을 올렸다. 그는 또 옵티머스 자금세탁 창구로 의심받는 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 지분을 50%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한 곳이 셉틸리언 자회사인 화성산업으로 윤 변호사가 감사를 지냈다. 그해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에 37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공시돼 있다. 별개로 2018년 6월 이 변호사가 비상임이사로 취임한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듬해 1월 사내근로복지기금 3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 손실을 봤다. 투자에 이 변호사가 직접 관여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 변호사와 함께 공사 비상임이사로 근무한 김현복 장흥군번영회 회장은 "그때 우리와 있다가 얼마 안 하고 어디 더 좋은 데로 발령받았다"고 전했다. 비상임사가 된 지 1년 4개월 만에 청와대 행정관으로 임용돼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 변호사는 청와대 입성과 동시에 국정원 법률고문도 그만뒀다. 그는 2018년 2월 신 변호사가 기조실장으로 있던 시기 고문직에 위촉됐다. 국정원 직원 감금 사건이 상고심에서 무죄로 확정되기 1개월 전이다. 

옵티머스를 둘러싼 이 변호사 흔적이 그의 정관계 이력에 바탕을 뒀는지에 따라 이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진보 성향이지만 여권에 비판적인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은 지난 19일 이 변호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변호사가 청와대에 입성하며 남편 윤 변호사 급여는 월 5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오른 걸 문제 삼은 것이다. 청와대 재직 기간 8개월에 매달 차액분 1000만원을 곱하면 총 8000만원을 부당수령했다는 의심이 가능하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이 변호사 국정감사 출석이 예정된 오는 23일 이후 출석요구를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변호사를 상대로 옵티머스 관계자들이 본인 이력을 이용한 것인지, 이용했다면 이 부분을 인지했는지 캐물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변호사가 있던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직은 금융감독원 조사와 검찰 수사에 유무형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다. 공교롭게도 이 변호사 청와대 재직 중 민정수석실이 금감원을 감찰했다. 또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연계해 금융 범죄를 수사하는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비직제기구란 이유로 남부지검에서 사라졌다. 옵티머스를 대상으로 한 금감원 검사와 검찰 수사에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더라도 일종의 '시그널'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다. 이 변호사가 피의자로 전환되는 시점에선 이 사건을 대형금융사기 사건에서 권력형비리로 달리 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변호사가 이렇게 홍역을 치르는 건 그의 권력지향적 행보와 무관하다고 보긴 어렵다. 이 변호사의 정관계 이력을 잘 아는 인사 A씨는 "2012년 대선도 그렇고 그 이후로 운동권 이런 걸 전혀 안 했던 사람인데도 (이 변호사가) 문제는 시키면 다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예뻐라 한다. 자길 잘 봐줘서 시키니까 (옵티머스 관련 일을) 한 것"이라며 "남편은 청와대 가는 걸 좋아했을 수도 있다. 이 변호사가 거기까지 갔을 때는 지금 정권에 대한 충성도 때문에 간 것"이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청와대에서 공직 임용 타진이 오자 "가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물어왔다고 한다. 다만 이광철 비서관이 이 변호사를 추천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A씨는 전했다. 이 변호사 가정사를 잘 아는 A씨는 옵티머스 연루 여부와 관련해 "이진아는 진짜 피라미다. 너무 일찍 출세해서 문제가 된 것"이라고 했다. 이 변호사가 과거 옵티머스 투자에 빠져있는 남편을 두고 "둘다 변호사인데 왜 못 먹고 사냐"고 타박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A씨에게 "남편이 계속 큰 것만 생각하고 큰 것만 쫓다 보니 자꾸 (옵티머스 투자가) 어그러지면 그 피해자 사람들한테도 피해가 온다"라며 "사는 게 불안해진다"고 말했다고도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십수번 전화통화 시도에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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