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장선익 상무 승진…경영 승계 위한 졸속 추진 논란
동국제강 장선익 상무 승진…경영 승계 위한 졸속 추진 논란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0.12.10 17:14
  • 수정 2020.12.10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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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 검증 無‧지분 매입 급증,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장세주 회장 징역형...술집 컵던지기 갑질 전력 아들
“상무 승진 직전 자사주 지분 매입 급증, 승계 포석“
장선익 동국제강 상무 [사진=동국제강 제공]
장선익 동국제강 상무 [사진=동국제강 제공]

이사 시절 술집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올해 들어서는 급락한 자사주 지분 매입에 열을 올렸던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장남 장선익 상무가 승진하면서 ‘경영 승계’를 위한 졸속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동국제강그룹은 최근 동국제강과 물류 자회사 인터지스 등에 대한 승진 4명 및 신규 선임 2명, 총 6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규모가 크지 않았던 가운데 오너 일가인 장선익 이사가 상무로 승진했다. 2016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이사로 승진한 이후 4년 만에 상무로 고속 승진한 것이다. 상무로 영전하면서 맡은 보직은 인천공장 생산담당 임원이다.

장 상무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히토츠바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2007년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에 입사한 이후 미국법인, 일본법인 등을 거쳐 2015년 법무팀, 2016년 전략팀 등에서 두루 경력을 쌓았다.

2016년 12월 말 과장에서 이사로 승진하면서 임원 대열에 합류한 이후에는 비전팀장으로 발탁됐다. 작은 아버지인 장세욱 부회장을 보좌해 그룹의 비전 수립과 실행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경영전략팀장을 맡았다.

장 상무가 과장 시절인 2015년 5월 부친 장세주 회장은 회삿돈을 배임‧횡령한 혐의로 영어의 몸이 됐다.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던 2018년 4월 가석방 된 장 회장은 현재 미등기 상태일 뿐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장 회장이 출소 이후에도 5년 동안 등기임원직을 맡을 수 없는 점을 고려해 장 상무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을 쌓아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장선익 상무가 상무로 승진, 발령받기 전에 꾸준히 이뤄져 온 자사주 매입이다.

올해 동국제강은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영향으로 매출이 떨어지면서 주가 폭락을 겪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1·2분기 동국제강 주가는 지난 3월 19일 2780원으로 최저점를 찍었다. 이후 오너 일가의 꾸준한 자사주 취득으로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다 현재 7840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장 상무는 올해 3분기 초반 동국제강 주식을 47만9540주(지분율 0.50%) 들고 있었는데, 분기말까지 총 79만703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0.83%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작년만해도 장 상무는 동국제강의 4대 주주였다. 하지만 잇딴 저점 매수를 통해 3대 주주였던 고모 장윤희씨 지분율(0.59%)을 올라선 것. 그는 최대 주주인 장세주 회장(지분율 13.94%)과 숙부인 장세욱 부회장(9.43%)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갖게 됐다.

장 이사의 지분율은 0.83%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승계가 확실시 되는 오너 4세의 지분 취득인 만큼 취득 주식 수와 무관하게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장 상무의 이같은 행보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과정으로 보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동국제강 내 장 상무의 역할이 큰 만큼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큰 이변은 없을 것”이라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상무 승진 직전 저점 매수한 지분을 놓고 장 상무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율 강화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보유 지분이 전체의 1%도 안 되는데 경영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한다는 것은 일종의 확대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분 매입으로 3대 주주가 되고, 40세도 안 돼 동국제강 상무라는 임원 직함을 단 것을 놓고 장세주 회장으로부터 본격적인 경영승계를 받는 것이라고 보기에는 시간이 이른 감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선익 상무가 임원으로서 본사가 아닌 현장(인천공장) 생산담당으로 발령난 배경에 대한 궁금증도 더해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오너 일가가 대대로 현장 경험을 쌓은 후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는 전통을 이어왔다. 장 상무 역시 향후 CEO 자리에 오르기 위해 '필수 관문'인 현장 경험 코스를 밟는것으로 풀이된다.

다양하게 업무 경력을 쌓았지만 입사 이후 13년 간의 커리어는 본사에 한정된다. 2007년 경영 수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현장에 배치된 것이다.

재계는 장 상무의 이번 인사가 차기 경영 후계자로 성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통과의례'라고 보고 있다. 동국제강을 일구고 키운 선대 회장은 모두 현장경험을 중시했다.

그 예로 장 회장은 1978년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경리부·일본지사·인천제강소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1998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장 회장이 인천제강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반면 동생 장 부회장은 포항제강소에서 현장경험을 쌓았다.

장 상무의 인천공장 발령은 현장 경험을 중시한 장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 임원 직급은 '이사-상무-전부-부사장-사장'으로 이어진다. 직급이 더 오르기 전에 장 상무가 현장 경험을 쌓도록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철강이 제조업이기 때문에 역대 회장들이 모두 현장에서 경영 수업을 받는 전통이 있다”면서 “장 상무 역시 현장에서 경영수업을 하는 코스를 밟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상무가 차기 최고경영자로서 인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친인 장세주 회장이 배임‧횡령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례가 있고 장 상무 또한 4년 전 술집에서 컵을 집어던져 재물 손괴죄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그는 2016년 12월 서울 용산구 고급 술집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 술에 취해 홧김에 컵을 집어던져 고급 양주 5병을 파손한 혐의를 받아 검찰에 송치됐었다.

장 상무는 당시 경찰조사에서 술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확인 결과 장 상무의 생일파티 도중 케이크를 주문했는데 술집에서 팁을 포함 케이크 값으로 30만원을 달라고 요구해 장 상무와 술집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에 (장 상무가)컵을 집어던져 기물 파손으로 이어져 사회적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장세주 회장과 그의 장남인 장선익 상무 둘 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이번 승진인사 및 배치를 놓고 경영 승계를 위한 졸속 인사라는 업계 안팎의 우려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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