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 드릴십에 발목잡혀 '적자 CEO' 오명 벗기어렵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 드릴십에 발목잡혀 '적자 CEO' 오명 벗기어렵다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0.12.28 15:31
  • 수정 2020.12.28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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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서 찾아가지 않은 드릴십 5척
감가상각 작용…천문학적 관리비 소요
추가충당금 발생, “내년 영업적자 지속”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지난 8일 삼성중공업 신임 대표이사로 승진, 내정된 정진택 사장이 2개의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좌불안석이다.

‘만년 적자’와 선주사가 인도하지 않아 방치되고 있는 드릴십(시추선) 관리비용 때문에 곳간의 돈이 모이질 않기 때문이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1일부터 3일간 LNG 운반선만 총 8척을 1조6300억원에 싹쓸이 수주하며 하반기 신규 일감을 계속 확보하고 있다. 이번 무더기 수주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누계 수주 실적을 55억달러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올해 수주 목표인 84억달러의 7부 능선(65%)까지 올라선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수주 증가 추세에도 삼성중공업은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적자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이란 큰 숙제를 안게 된 것이다.

내년 사장으로 첫 해를 맞이하는 정진택 사장은 6년째 이어지고 있는 적자 늪 탈출이 중요하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에 영업손실 7077억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을 10배 이상 키웠다. 지난 2017년 4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 규모만 2조3800억원에 달한다. 올들어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손실은 7690억원에 달해 흑자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다. 지난 2015년 1조5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후 가장 큰 손실 폭이다.

삼성중공업이 ‘적자 늪에 빠진’ 오명을 얻게 된 데에는 드릴십이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다.

선주사와의 계약 취소로 주인을 찾지 못한 채 거제조선소에 정박 중인 드릴십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고유가 시절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드릴십 수주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락과 셰일 가스 등장으로 드릴십 수요가 급감하자 선주들이 계약을 파기하거나 인도를 거부하면서 삼성중공업이 떠안은 미인도 드릴십만 총 5척이다. 또한 미인도 시추선 5척의 총 수주 금액은 29억9000만달러인데 이중 34% 수준인 10억달러만 회수했고, 나머지 20억3400만달러는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드릴십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작용하면서 장부가액도 해마다 손실로 반영되고 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드릴십 관련 4540억원 규모의 손실을 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재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유가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는 만큼 매수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매수자를 찾는 일은 첩첩산중인 실정이다.

드릴십으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가 심화되자 삼성중공업도 정 사장의 무거운 어깨를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해당 드릴십을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방안 등 여러 가지 복안을 마련했다”며 “발주처인 미국 시추사 PDC와 우리 회사가 드릴십을 인도 못한 책임소재를 따지는 소송에서 최근 삼성중공업이 승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익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수주영업을 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선 위주의 수주, 3분기부터 선박건조를 완료해 인도하는 척수가 증가되고 있어 매출에 반영되고 있다”며 “최근 무더기 수주로 선수금도 입금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은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의 이같은 노력에도 흑자전환은 내년에도 요원해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와 4분기에도 영업손실 563억원, 346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중공업이 드릴십 미인도 분에 대해 발주처와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시추사들의 열악한 상황과 드릴십 잔고의 재매각 가능성이 낮은 것이 문제”라며 “추가 충당금 일부 가정으로 내년까지도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최근 주요 LNG 프로젝트를 비롯해 신규수주 증가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드릴십 문제로 실적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고 정 사장이 내년에 짊어질 짐이 여전히 무거울 것으로 내다봤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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