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검찰'이 야당을 통해 여권 정치인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조성은씨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보도 날짜를 논의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장이 예상된다.
조씨는 12일 SBS 8시 뉴스에 출연해 "(제보와 보도 등) 날짜와 기간 때문에 저에게 어떤 프레임 씌우기 공격을 하시는데 사실 9월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박 원장)이나 제가 원했던 거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거든요"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SBS 8시 뉴스 본방송에서는 보도되지 않고,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약 30분 분량의 전체 인터뷰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씨는 지난 8월11일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박 원장과 만났다. 조씨는 이보다 약 3주전인 7월21일 인터넷매체 뉴스버스 기자에게 해당 의혹과 관련한 자료 등을 제보했다. 뉴스버스는 지난 2일 이를 처음으로 보도했다. 조씨와 박 원장의 만남은 첫 의혹 제보부터 실제 보도가 있었던 날의 중간 지점에 해당한다.
조씨는 이날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권이 박 원장을 이번 사태에 배후로 지목하자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박 원장 역시 개인적인 만남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SBS 뉴스에서의 해당 발언은 조씨가 마치 박 원장과 보도 날짜를 두고 상의했다는 식으로 들린다.
조씨는 다음 대목에서 "그냥 이진동 기자(뉴스버스 발행인)가 '치자' 이런 식으로 결정을 했던 날짜(9월2일)고 그래서 제가 사고라고 표현했다"며 "만약 이 기자가 10월달을 선택했다면 10월이 됐을 거고, 12월이 됐으면 12월이 됐을텐데 이 날짜와 전혀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조씨는 "오늘 SNS에 상세하게 서술했지만 위험성이 있거나 혹은 당사자가 이걸 듣고 인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진행자가 '박 원장에게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나'고 묻자 "그럼요"라며 "왜냐하면 이전에도 대표님(박 원장)이 법사위원을 오래 해서 윤 전 총장, 박영수 특검, 당 고문 등과 골고루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아서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해당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거, 제가 이해하는 그 의미가 맞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도 페이스북에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라며 "어제 포스팅에서 조성은 스타일 자체가 치밀하지 못해 구멍이 곳곳에 있어 '조성은발 사고가 이거로 끝날 거 같지 않은 느낌'이라고 했는데 이건 거의 자백 수준"이라고 적었다.
한편 TV조선은 12일 "박지원 원장이 지난 2월 국민의당 출신 전직 의원들을 공관으로 초대했는데, 조 씨도 함께 참석해 만찬을 했다"고 보도했다.
공관 방문 시기가 고발사주 의혹이 불거진 시점과는 떨어져 있지만, 방문 목적이나 추가 방문 여부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조 씨와 박 원장이 지난 8월 11일 만난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를 파고들며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정원에 8월 11일 만남 당시 비용 결제 수단, 조 씨의 국정원 출입 기록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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