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가족 리스크로 인해 연일 대국민 사과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가 복병으로 부상하며 두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 5% 이상을 넘으면 초청되는 'TV토론'에 허경영 후보가 출연할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 허 후보의 파죽지세로 지지율을 5% 턱밑까지 끌어올리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TV토론' 초청 대상은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 5% 이상 후보자', '직전 대선 득표율 또는 총선 정당 득표율 3% 이상의 정당 후보자', '의원을 5인 이상 가진 정당 후보자' 중 한가지를 충족하면 된다.
허 후보의 이런 상승세는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진흙탕 싸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지만, 국민들은 예상외로 "못난 형제를 뽑는 것 같다", "차라리 허경영을 찍자"라며 허 후보에 대해 적지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두 후보의 진흙탕 싸움에 국민들의 불만과 피로감은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일부는 허 후보의 공약에 이목을 집중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허 후보의 'TV토론'이 현실화될 경우 그가 내놓은 공약과 실제 인품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도가 상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정말 투표할 사람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만큼 이 후보와 윤 후보로 인한 정치혐오가 커질수록, 허 후보의 예측불허한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허 후보는 최근까지 '허황된 공약'을 제시하는 인물로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허 후보가 오래전부터 발표한 공약과 유사한 맥락의 여야 공약 내용이 발표되는 것을 보고, 일각에서는 허 후보가 공상만으로 내놓은 공약이 아닌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허 후보의 지지도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이다.
허 후보는 39여년 전인 지난 1991년 지방선거부터 정치권 진입을 시도해 왔다. 대선 출마 경험으로만 따지면 이번 20대 대선까지 벌써 세번째다. 득표율은 저조했지만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이다.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0.15%, 2007년 대선에는 04.%, 올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고에서는 1.07%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동안 허경영 후보의 발언과 공약은 비판의 대상이었다.
허 후보는 지난 8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취임된 후 2개월 안에 전 국민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는 '긴급생계지원금'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또, 매월 '국민배당금' 150만원 까지 지원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혼수당으로는 1억원, 주택자금 2억원 그리고 출산하면 1인당 5000만원을 지급하겠다며 "돈 때문에 결혼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제 등당을 눈 빠지도록 기다린다"고 발언했다.
허 후보가 내놓은 공약은 '조삼모사(朝三暮四)'와 '계륵(鷄肋)'과도 같은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평이다. 하지만 여야에서도 내놓고 있는 기본소득과 재난지원금 정책도 허 후보의 공약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결국 우리가 낸 세금으로 돌려받기 때문이다.
양자대결 속에서 '복병' 허경영 후보의 등장으로 대선판에 큰 이변이 일어날지 예단할 수는 없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비호감 대결에서 얻은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역대급 비호감 대선 속에서 허 후보의 상승세는 국민의 답답한 심정을 대변하는 듯 하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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