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줌인] 철벽봉쇄로 시민들의 분노 폭발하는 상하이... '독립'의 목소리까지 대두
[코로나 줌인] 철벽봉쇄로 시민들의 분노 폭발하는 상하이... '독립'의 목소리까지 대두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4.25 06:06
  • 수정 2022.04.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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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봉사자들이 식료품을 가정에 배달해주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상하이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봉사자들이 식료품을 가정에 배달해주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오랜 상하이 봉쇄에 대한 불만은 급기야 이 중국 최대 도시의 독립에 대한 목소리까지 키웠다.

세계 대부분의 곳들이 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지금 2천 6백만 명의 상하이 사람들은 거의 한 달 동안 집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는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인 상하이가 마비되면서, 이곳 주민들은 이제 식량을 배급받아 먹어야 되는 처지가 됐다.

이러한 고난의 상황은 상하이 독립을 추구하는 한 작은 운동가 집단에게 목소리를 내는 기회가 되었다. 이들은 상하이에서 태어났으나 현재 뉴욕이나 런던 등에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상하이 사람들이 정부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해도, 비즈니스적 사고를 갖고 있는 상하이에서 사람들이 이러한 급진적인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정부가 상하이의 상업적 활동을 완전히 막아놓은 상황에서 상하이의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중요도와 관련한 베이징과의 오랜 경쟁 구도를 생각하며 이 상황을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중국의 뉴욕’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상하이는 세계에서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항구와 가장 긴 지하철을 자랑하고 있다. 상하이의 일부 계층은 자부심과 함께 타지역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방언을 쓰는 식으로 특권의식을 보이기도 한다.

상하이 주민들이 자신의 집 발코니에 나와 정부를 향해 소리치는 영상들이나 그 밖의 시진핑의 정책에 대한 대중들의 저항의 신호들은, 일단 상하이 중산층들이 자유를 얻고나면 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예측도 낳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상하이의 독립을 주장한 상하이 출신의 뉴요커 장민은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 “배고픔이 분노를 만든다”라고 말했다.

독립된 도시국가 ‘상하이공화국(Republic of Shanghai)’을 나타내는 공식 국기는 150여년 전 식민주의의 발판지였던 상하이의 여러 구획들을 표현하고 있다. 장민은 맨해튼에 있는 중국 영사관 앞에서 이 국기를 들었다. 그는 “나는 상하이 사람들에게 뉴욕의 누군가가 그들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그들에게 음식을 줄 수는 없지만,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 25,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타임스퀘어에서 시위를 하는 동안 화교들로부터 호응을 얻기도 했다고 한다.

정치적 운동으로서 이 상하이 독립운동은 반짝하고 지나가는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분리 독립의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목소리라도 나온다는 것은 상하이 내와 해외 각지의 중국인들 사이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는 정부에 대한 깊은 불만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동안 잘 조직화되고 산업화된 자신들의 도시에 자부심을 느꼈던 상하이 사람들은 정부가 명령을 내린 봉쇄 기간 동안 식품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경악하고 있다. 중국 국영 매체들이 정부가 위기를 잘 관리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면서 이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

고대부터 역사적으로 중국은 통치자가 국가를 얼마나 하나로 잘 통합하느냐에 따라 평가받아 왔다. 이 때문에 공산당 고위 관리들은 자신들의 정책, 특히 티벳, 신장, 홍콩, 대만에 대한 정책과 관련한 비판에 반사적으로 분노를 보인다. 

상하이 독립운동 조직인 상하이국민당(Shanghai National Party)은 이러한 중국 정부의 태도에 반박하고 있다. 이들은 상하이의 근본은 베이징과 같은 고대 중국의 도시가 아닌 19세기에 건설된 유럽 식민시대의 대도시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하이국민당원들은 서구식 통치 방식을 복원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UC 어바인의 상하이 역사 권위자 제프리 와서스톰은, 물리적으로는 중국에 속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다르게 활동되는 지역으로서 상하이의 전통적인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2017년 홍콩에 민주주의 요구 시위가 일어나고 있을 때, 국가의 통치권에 맞서는 그 어떤 노력도 허용하지 않겠다며 독립 사상에 대해 경고했었다. 이에 홍콩 정부는 당원이 100명도 작은 정치 단체인 홍콩국민당을 불법적인 당으로 지정하고, 급기야 젊은 당대표를 구속했다.

60세의 장민은 상하이에서 의사로서의 길을 가고 있었지만, 1989년 베이징에서 일어난 천안문 사태로 위기를 맞았고, 결국 미국으로의 이민을 선택했다고 한다. 뉴욕에서 침술사로 일을 하고 있는 그는 2010년 시민권을 얻고, 중국인들의 온라인 민주주의 포럼에서 활동하게 됐다.  

그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일어난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보고 상하이 독립을 위한 전략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2018년 상하이 국민당이 비영리 기관으로 뉴욕 주에 등록됐다.

이후 장민은 티벳, 위구르, 대만, 홍콩의 반체제 운동가들과 함께, 유엔, 차이나타운, 퀸즈 등 뉴욕에서 벌어지는 중국 정부에 맞서는 시위들에 빠지지 않는 인물이 됐다. 최근 몇 주 동안은 ‘상하이 봉쇄는 살인’이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다녔다고 한다.

중국 신장 지역 소수민족을 위한 인권단체인 세계위구르회의 부회장 일샤트 콕보레는 상하이 독립운동이 처음에는 그저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기 위한 단체로 보였지만, 이 운동이 점점 주목을 받고 있으며, 중국 반체제 사회에서 현재 유명하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 창닝구의 한 병원 앞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 창닝구의 한 병원 앞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상하이에서 태어난 에드워드 우는 중국 정부의 극단적인 봉쇄를 보고, 장민이 지난 몇 년 동안 온라인에서 올린 것들을 읽은 뒤, 최근 중국 영사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장민의 시위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상하이가 독립한다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민은 상하이 국민당이 약 100명의 당원들로부터 기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지지자들이 상하이 독립을 주장하는 피켓을 든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얼굴들은 모자이크 처리를 하고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의 대변인인 리우펑유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질문에 상하이 국민당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팬데믹이 상하이의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곧 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하이공화국은 1863년 선거로 선출된 영국과 미국 의회에 의해 통치된 시대의 휘장에서 수정된 디자인의 공식 국기를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식민지 시대 당시 상하이는 영국, 미국, 프랑스 조계로 나뉘어 있었다.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이러한 서구 열강의 식민주의적 개척이 중국에 있어 치욕의 시대가 시작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상하이의 독립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이 시기는 상하이가 서구의 관리에 들어가기 시작한 시대이다.

1941년 일본이 상하이에서 서구 세력에 정면 도전을 한 것과 동시에 진주만도 공격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태양의 제국’에서 보여졌듯이 이것이 상하이에서 서구 세력이 갑자기 물러난 계기가 됐다. 

조모는 당시 침략 전쟁으로 사망하고 조부는 문화혁명으로 사망했다는 장민은 “나는 항상 상하이가 중국을 떠나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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