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줌인] 중국 코로나 격리시설에서 16세 소녀 사망...SNS에서 퍼지고 있는 제로-코로나를 향한 분노
[코로나 줌인] 중국 코로나 격리시설에서 16세 소녀 사망...SNS에서 퍼지고 있는 제로-코로나를 향한 분노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10.20 05:34
  • 수정 2022.10.2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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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19 검사소. [사진=연합뉴스]
중국 코로나19 검사소. [사진=연합뉴스]

중국에서 16세 소녀가 코로나 격리 시설에서 사망한 사건이 공분을 사고 있다. 소녀의 가족들이 당국에 의료 조치를 요청했으나 무시당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허난성의 루저우 지역에 있는 격리 시설의 침대 안에서 호흡을 힘들어 하고 경련을 일으키는 소녀의 영상이 지난 24시간 동안 중국의 SNS에 퍼져나갔다고 19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영상 속에서는 소녀의 친척인 한 여성이 자신의 조카가 고열과 경련, 구토 증상을 보인 뒤 사망했는데, 소녀의 가족들이 의료 조치를 요청했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도 오지 않았고, 공식 전화로 연락을 해도 대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밤 3시에 시장의 핫라인과 질병관리예방센터에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닿을 수가 없었다. 내 모든 가족과 친구들이 이 영상을 보고 퍼뜨리길 원한다. 그렇게 도움을 구할 곳을 찾을 수 있고, 정의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아이의 죽음 이면에 있는 이유를 알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 영상은 베이징에서 중국 정부의 최대 행사인 공산당 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알려졌다. 당국은 당대회가 열리는 동안 소요가 일어나지 않도록 온 신경을 쓰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제로-코로나 정책과 관련한 실망과 비판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주 베이징에서는 방화와 함께 시진핑을 비판하는 이례적인 시위가 있어 전 세계가 주목했었다. 이 시위는 엄격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분노도 표출한 것이었다. 다른 지역들에서도 비슷한 시위성 발언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인구가 거의 1억 명에 달하는 허난성에서는 지난 화요일 코로나 확진 사례가 26건만 보고됐다. 그런데도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은 당국이 모든 감염을 차단시키도록 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 중국에서는 예고 없는 빌딩, 마을, 도시 전체의 봉쇄와 확진자를 비롯한 밀접 접촉자들의 집단 격리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루저우에서는 몇 주 째 수천 명의 사람들이 격리 시설에 수용돼 있다. 영상 속 사망한 소녀의 친척 여성은 이들 가족 6명이 격리됐고, 소녀가 처음 도착했을 때는 아프지 않았다고 했다.

강력한 코로나 정책은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아도 봉쇄되거나 격리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분노까지 하게 만들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오랜 봉쇄 기간 동안 사람들이 병원 치료를 거부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병원에 들어가려면 음성 확인이 돼야 하는 한 치의 예외도 없는 너무 엄격한 규율과 이를 열성적으로 단속하는 병원 공무원들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1월 1일 밤 임신한 여성이 이러한 코로나 규제로 병원을 들어갈 수 없어 아기를 잃게 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와 매체 보도가 있은 후 병원 공무원들이 처벌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소녀의 사망이 중국 매체에서는 아직 보도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나 SNS 상에서는 격리 센터로 가던 버스의 사고로 27명이 사명한 사건과 관련한 것을 포함해 여전히 분노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틱톡인 더우인(Douyin)에서는 한 이용자가 “엄격하게 끝까지 수사하라. 나라 전체가 해명을 들어야 한다”라고 글을 올렸다.

웨이보에서는 “시스템이 마비되고 이를 처리할 사람이 없다. 우리는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혼돈을 일으키려고 발언하는 것 아니지만, 시민들은 정말 속수무책이고,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을 것이다”라는 글이 올라왔으나 이내 삭제됐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7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루저우 소녀 예상치 못한 사망”, “루저우 소녀 격리 중 사망” 등의 해시태그들과 함께 SNS에 올라온 글들을 봤지만, 지금 현재 이 글들은 가디언이 계속 추적하고 있는 결과 삭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검열에 직접 분노를 표출한 글들도 있었고, 또한 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글들도 있었다. 

“얼마나 많은 아픈 사람들이 여전히 아무 돌봄도 받지 못한 채 있는지 모르겠다! 도움과 기부가 필요하면 우리가 나서겠다! 공무원들은 제발 뜨거운 주제의 웨이보 검색을 가라앉히는 대신 널리 알려라!”라는 글도 있었다고 한다.

일부 사람들은 당국이 “물고기 한 마리를 잡으려고 호수의 물을 모두 뺀다”며 비난했다. 이는 최근 루저우의 한 호수에서 당국이 괴물고기를 잡는 소동을 한 달 동안 벌였었는데, 그런 일에는 애를 쓰면서 한 가족의 도움을 청하는 호소에는 답하지 않은 것을 비판한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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