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전직 또는 현직 대통령이 형사기소된 건 역사상 처음이다.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전직 포르노 배우의 성관계 폭로를 입막음하기 위해 거액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앨빈 브래그 지검장이 이끄는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가 10년 전 자신과의 성관계에 대한 폭로를 입막음하기 위해 변호사를 통해 13만달러(1억7000만원)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회계 장부를 조작해 뉴욕주법을 위반하고 연방 선거자금관리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 파헤쳐왔다.
양당제가 뿌리내린 미국에선 정치보복 금지라는 암묵적 룰에 따라 전직 대통령을 기소한 전례가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이 21일께 기소 내지 체포될 수 있다며 지지자들을 상대로 “시위하라”고 주장했으며, 뉴욕과 워싱턴 DC를 비롯한 전국 검찰 등 주요 공공기관에선 치안 경계태세를 높여왔다.
이번 기소는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미 정계에 초대형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미 내년 대선 재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큰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반면 전례없는 전직 대통령 기소로 이번 검찰 기소에 역풍이 불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가상대결에서 공화당 후보 선두권을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상황이다.
퀴니피액대가 지난 23∼27일(현지시간) 전국 등록 유권자 1천600명을 상대로 조사해 29일 공개한 결과(오차범위 ±2.9%포인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48%의 지지를 얻어 2%포인트 앞섰다.바이든 대통령은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양자 대결에서는 46%의 지지로 오히려 2%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록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미 대선을 1년 8개월 앞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에겐 앞서고 디샌티스에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 달 전 에머슨대 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맞대결에선 42% 대 46%로 뒤졌고, 반대로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양자 대결에선 44% 대 40%로 앞섰다.
[위키리크스한국=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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