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중단 따른 인수금융 비용 하락 절실
롯데카드 매각작업이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인상 중단으로 인수금융 금리가 내려가야 인수전이 가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롯데카드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지분 100%를 4150억원에 매각했다. 지분 인수자는 맥쿼리자산운용이다.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3조원대가 거론됐던 롯데카드 매각가가 낮아졌다는 평가다.
롯데카드의 매각가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의 해외법인인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의 매각 작업도 추진하고 있어서다. 이 작업까지 완료될 경우 롯데카드 매각가는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다만 롯데카드 매각가가 낮아져도 인수전이 바로 활기를 띠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인수금융 금리가 오른 상태라서다. 지난달 기준 인수금융금리는 8%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융 금리가 저금리 시기였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3~4%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자금 조달 부담이 두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이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방식은 크게 직접금융, 간접금융이 있는데 인수금융이 간접금융에 해당된다”며 “대출을 받고 상환을 하는 방식으로 금리 수준에 따라서 인수주체가 받는 부담이 달라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투자수익률을 선호하는 은행·보험사들이 즐겨 하는 선순위 금융의 경우 적극적인 관심을 내비치는 인수후보군이 없는 실정이다. 매각 작업 초기 후보군에 올랐던 하나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은 롯데카드 매각이 장기화되는 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후순위 인수금융의 경우에도 비슷한 모습이다. 후순위는 주로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사모펀드들이 이용하는 방법으로 인수 완료 후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어야 하는데 롯데카드의 경우 그럴 여력이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재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인수 후 경영효율화 조치를 해왔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업황이 악화된 점도 롯데카드 인수전 부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본업인 카드 결제 수수료 개편의 경우 최종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다가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도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 매각의 경우 가격이 높고 업황이 불안정하고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매각이 부진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인수주체들이 인수금융을 활용하기 어려운 점도 매각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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