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중국 청년들, 높은 월세에 침대를 공유하는 '베드 메이트' 구하기 유행
[월드 투데이] 중국 청년들, 높은 월세에 침대를 공유하는 '베드 메이트' 구하기 유행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08.13 06:51
  • 수정 2023.08.14 0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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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들. [EPA=연합뉴스]
중국 청년들. [EPA=연합뉴스]

중국의 대도시들에서는 새로운 절약 재테크가 유행이다. 낯선 사람과 방 하나를 임차해 공유하고 심지어 침대까지 같이 쓰는 것이다.

이른바 ‘베드메이트(bed-mates)’라고 불리는 이 새로운 공유 생활 방식이 실업률과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중국의 사회초년생들에게 퍼지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는 전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샤오홍슈 상에 방과 침대를 공유한다는 내용의 해시태그와 함께 베드메이트를 찾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의 부동산 플랫폼 58.com과 안주커(Anjuke)의 중국 부동산 임대 시장에 관한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청년 80% 이상이 주거 월세가 월급의 30% 아래를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갓 대학을 졸업한 중국 사회초년생의 월 급여는 약 1만 위안(한화 약 180만 원)으로, 여기서 3천 위안(한화 약 54만 원)을 주거비로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출퇴근이 편리하고 편안한 주거지의 평균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라고 SCMP는 전했다.

지난 6월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1.3%를 공식적으로 기록했는데, 이는 상황을 더욱 나쁘게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침대 공유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SCMP는 실제 사례를 전했다.

지난 해 10월 샹하이에서 실직하고 베이징으로 이주한 여성 샤오샤는 석 달 동안 실업 상태로 지냈다. 그러다가 월세가 비싸기로 유명한 베이징의 시산치 지역과 가까운 곳에 있는 인터넷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한 3년 간의 실직을 경험한 그는 절약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월세 예산을 약 2천  위안(한화 약 36만 원)으로 세웠다.

SCMP가 베이징의 인기 부동산 임대 중개 플랫폼 리엔지아(Lianjia)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시산치 지역에서 면적 10제곱미터 이하의 엘리베이터가 없는 원룸 또는 투룸 아파트들의 임대료가 샤오샤의 예산을 넘어선다. 

샤오샤는 “월세 3천 위안은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왜 그 돈을 집주인에게 줘야 하는가? 집주인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갚는 걸 내가 왜 도와줘야 하는가? 내가 절약을 많이 하고 있지만, 식비에 400에서 500위안은 쉽게 쓸 수 있는 사람이다. 최소한 먹는 것은 즐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세에 많은 돈을 쓰는 것은 베이징의 집주인들에게 돈을 쓰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결국 샤오샤는 소셜미디어 샤오홍슈를 통해 또 다른 여성 멍한을 만났다. 회계사인 멍한은 월세 1,500위안의 방을 찾고 있었다.

두 사람은 베드메이트가 되기로 결정하고 방 세 개 아파트의 방 하나를 빌려 각자 1,500위안을 내며 공유하기로 했다. 둘은 코골이, 몽유병 행동, 남자 데려오기 금지를 합의했다.

샤오샤는 “우리는 밤에 낯선 사람에게 완전히 안전을 맡기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소음에 민감하지 않으며, 베개에 눕자마자 깊이 잠들어서 침대 공유가 수면에 방해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베이징을 전전하는 사람들로서 삶에 관한 여러 가지를 공감하며 특별한 우정을 쌓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역경 속에서 피어난 우애에 관한 이야기는 인터넷 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SCMP는 전했다. 많은 경우 부정적인 베드메이트 경험들이 올라온다고 한다. 

어떤 이는 “졸업 후 최고의 도시에서 살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유일한 길이었다”라는 글을 올렸고, 또 다른 사람은 “나는 고통스러움만 느꼈다. 지나친 부동산 가격에 내몰린 사람들이 자기 침대에서 구룰 수 있는 선택권까지 잃었다. 이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다”라고 글을 올렸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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