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이 중국에 던지는 메시지
[월드 투데이]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이 중국에 던지는 메시지
  • 유진 기자
  • 승인 2023.08.20 06:15
  • 수정 2023.08.20 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하게 웃는 한미일 정상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로렐 로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환하게 웃는 한미일 정상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로렐 로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N은 19일(현지 시각)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과 미·중 관계를 분석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다음은 이 보도의 전문이다.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는 그동안 굵직한 정상회담들이 이루어졌던, 전설적인 장소이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은 바로 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나아가 이번 정상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점점 더 필수적으로 굳어가는 미국과 아시아의 두 동맹국과의 우의를 보여주는 중요한 행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회담의 공통 관심사 중 하나는 중국에 대한 3국의 상호 관심사이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지도자 시진핑을 독재자이자 적수로 보는 시각을 굳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중국을 관리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내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사람입니다.”

바이든은 지난주 유타주에서 열린 민주당 정치 자금 모금 행상에서 기부자들에게 시진핑의 중국을 “째깍거리는 시한폭탄(ticking time bomb)”이라고 묘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중국과의 싸움을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중국과 합리적인 접점을 모색하는 중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바이든과 시진핑의 오랜 인연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관계(rational relationship)”를 향한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 그러다가, 몇 달 간의 신랄한 상호 비난을 거친 뒤, 워싱턴의 관리들이 정기적인 의사소통을 재개하기 위해 최근 베이징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중 간의 긴장은 여전하며, 아직도 가시밭길 속에 있다.

아마도 작금의 세계 정세 속에서 바이든과 시진핑 사이보다 더 중요한 정상 관계는 없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해 11월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미국 관리들이 “발판(floor)”이라 부르는 바닥을 다지기 위해, 시진핑 주석과 별도 만남을 갖고 직접 대화를 나눈 바가 있다.

바이든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올 가을” 시진핑과 작년 만남의 후속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올 가을 시진핑 주석을 다시 만나 우리가 발리에서 나누었던 대화가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그는 이렇게 밝혔다.

한편, 상존하는 중국의 군사·경제적 야욕이 한·일 양국 갈등 해결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느끼는 서울과 도쿄는 미·중 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는 중국의 부상(浮上)에 맞서 한미일 군사 훈련 및 테크놀로지 공동 대응에 합의했다.

“중국은 사실상 아시아의 거대한 플레이어입니다. 무시할 수 없는 대상입니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렇게 평가했다.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고, 동맹을 안심시키고, 도발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보내는 방식으로 분위기를 이끌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권력이 막강해진 시진핑 달래기

시진핑이 미국 대통령의 초대를 받고 고위급 정상회담을 나눈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서니랜즈(Sunnylands)에서 그를 맞이하고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서니랜즈는 ‘서부의 캠프 데이비드’를 목표로 팜스프링스에 지어진 드넓은 대통령 휴양지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에서 그에게 초콜릿 케이크를 대접한 바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식의 정상 교류는 지금은 생각하기 힘들다. 대만 주변의 긴장 고조와 테크놀로지 갈등, 그리고 중국의 인권 탄압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여기에 바이든이 시진핑을 “독재자(dictator)”로 직접 지칭한 사실까지 감안하면 대화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어둡다 할 수 있다.

바이든은 부통령 시절 시진핑과 회담한 기억을 자주 회고하지만, 두 사람이 모두 최고 권좌에 오르면서 시진핑과의 관계는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을 받고 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교류했을 때에는 두 사람 모두 권력을 쥐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시진핑은 이제 막강한 권력을 가졌습니다. 바이든은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 관리는 바이든과 시진핑의 회담은 이제 “가장 큰 게임”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는 현재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일은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준비라고 봅니다.”

이 관리는 이렇게 분석했다.

“대통령은 엄청난 관심사를 가지고 준비 중입니다. 그는 정보 브리핑을 듣고, 참모들을 불러들이고, 다른 시각에 주목하며, 외부 의견을 청취합니다.”

이러한 준비는 바이든과 그의 행정부가 미·중 간의 “가혹한(rentless)” 경쟁이라고 부르는 관계에 얼마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지를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중요한 바이든과 시진핑 간의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배경에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일부 관리들은 바이든이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는 다른 세계 지도자들과 같은 수준으로 시진핑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한다. 바이든이 지난 6월 백악관에서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났을 때 두 사람은 시진핑에 대한 실망감을 공유했다고, 또 다른 관리는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11월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열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11월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열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째깍거리는 시한폭탄”

바이든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시진핑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언급하며 두 사람이 함께 보낸 많은 시간을 강조하는 일이 잦다.

“나는 세계의 어느 지도자보다 시진핑과 함께한 시간이 많습니다.”

그는 한 정치 자금 모금 행사에서 두 사람 모두 2인자 위치에 있을 때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보낸 시간을 자세히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같은 행사에서 중국 경제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중국의 약화하는 경제를 “째깍거리는 시한폭탄”이라고 묘사하면서 이 때문에 중국 지도자들이 악수(惡手)를 둘 수도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나쁜 사람들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좋지 않은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이런 식의 워딩은 카메라 밖에서는 솔직해지는 바이든이 또 한 번 속내를 비친 사례에 속한다. 올 여름 초, 바이든은 역시 정치 자금 모금 행사에서 시진핑을 독재자라고 부르며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의지를 드러냈었다.

바이든과 시진핑은 여러 번 전화 통화를 하고, 한 번 직접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미국 관리들은 바이든이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주최하는 아시아 정상 간의 회담에서 시진핑과 다시 별도의 대화를 갖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든-시진핑 간의 개인적인 관계가 미·중 관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들의 개인적인 관계와 그들이 수십 년 맺어온 인연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그 대답은 솔직히 아직은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두 지도자가 발리에서 별도 자리를 갖고 대화할 때 바이든은 대만 문제를 꺼내며 개인적인 경험을 활용했다. 시진핑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이야기에 집중했던 것이다.

“대통령은 기본적인 입장을 언급하며, 우리는 현상 유지를 흔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믿는다고 말하고, 우리는 대만 독립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진실성이 시진핑에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행정부 고위 관리는 이렇게 주장했다.

한편, 미국 관리들의 눈에는 탑다운(top down) 방식의 접근이 여전히 중요하긴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정책을 규정하는 핵심 요인은 아니다.

“바이든과 시진핑은 서로를 이해합니다. 이렇게 서로에 대해 이해심을 기르는 데 수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바이든은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렇게 분석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바이든과 시진핑이 가까워지는 것을 지겨본 전직 미국 관리들은 현 관계의 흐름에 대해 놀라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바이든과 시진핑의 관계는 이례적이었습니다. 두 2인자는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들은 폭넓고 속 깊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나는 건강한 관계라고 느꼈습니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국 차관보였던 다니엘 러셀은 이렇게 평가했다.

“나는, 바이든이 시진핑과 맺은 관계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느끼는 실망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진핑은 그의 전화에 화답하지 않을 것이며, 점점 더 강경하고 독재적이며 이념적으로 변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배의 항로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안전판 역할을 하는 지도자들의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계속해서 동맹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맹에 대한 투자는 바이든 취임 첫날부터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이끌고 가는 핵심 잣대 역할을 하면서 중요도가 더 강화되고 있다.

금요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한국 대통령 간의 3자 회담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 지역의 주요 전략적 변화를 공식화하고 제도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또 다른 관리는 이렇게 설명했다.

“중국은 전부터 일본과 한국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제 우리는 한·일을 하나로 모으고 동맹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동맹국들을 끌어들여 중국에 대항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가운데에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관리들과의 실무적 관계는 유지한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그 일환으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가 지난 두 달 동안 베이징을 방문한 것이다.

미국 고위 관리들의 이 같은 중국 방문은 바이든 행정부가 경쟁이 갑자기 갈등으로 바뀌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식의 관리를 통해 핵심적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까지는 믿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미국 관리들의 중국 방문에 대해 백악관의 설명을 들은 인도-태평양 담당의 한 외교관은 이렇게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항상 대화가 최선이고, 어디든 계속 모습을 드러낼 것이며,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문은 그들이 큰 기대는 하지 않으면서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나머지 세계에 보여주기 위한 행보입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유진 기자]

 

yoojin@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