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 상승 지속, 조달 비용 증가 불가피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를 마친 카드업계의 주름살이 더욱 깊게 패이고 있다. 불황 극복이 시급하지만 수익성을 늘릴 적격비용 재산정 개선이 백지화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금 조달 비용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하반기에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85% 감소했다.
BC카드(306억원)의 전년동기 대비 실적 감소폭이 71.6%로 가장 컸다. 우리카드(819억원), 하나카드(726억원) 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38.7%, 38.8% 줄어들었다. KB국민카드는 21.5% 줄어든 1929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카드업계에서는 향후 전망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우선 3분기 발표 예정인 적격 비용 재산정에 대한 백지화 우려가 적지않다. 적격비용 재산정은 소상공인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고자 시행된 것으로 그간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금융당국이 소상공인 표심을 의식할 수 있다는 게 카드사들이 우려하는 요인이다.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도입 이후 소상공인에 부담이 됐던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됐고 대신에 카드사의 수익성은 감소해왔다. 재산정 주기를 늦추는 경우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무관심하다는 의도로 비춰질 수 있다.
금융당국에 대한 비판여론은 내년 총선에서 정부 심판론으로 표출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금융당국의 수장은 모두 현 정부 집권 후 임명됐다.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 상승도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25일 4.325%였던 여신전문금융채권 AA+ 3년 만기 금리는 이달 24일 4.467%로 0.142%포인트 상승했다. 여전채 금리 상승은 카드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수신기능이 없어 여전채에 자금 조달을 의존해서다. 여전채를 통한 카드업계 자금 조달 비중은 70%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른 조달 방안도 마땅찮은 게 현실이다. 일례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의 경우 여전채 발행보다 단점이 많아 활용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별다른 호재가 없어 하반기 카드사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적은 게 사실”이라며 “실적이 줄어들수록 혜자 카드 발급 중단, 소비자 혜택 축소로 대응할 수밖에 없어 고민이다”고 털어놨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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