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위주 규모의 경제 지속…"이르면 2025년 흑자전환 예상"
첫 디지털보험사로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이 회계제도 전환 이후에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주 사업부문인 자동차보험에서 발생한 높은 손해율 등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것이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 실적은 당초 예상했던 손실 범위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흑자전환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캐롯손보는 165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2019년 말 출범 이후 현재까지 15개 분기 연속 적자다.
주 사업영역인 자동차보험에서 발생한 높은 손해율이 지속되는 적자의 주요 원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7.9%로, 사업비율을 고려하면 합산비율은 100%를 넘어선다.
상반기 중 캐롯손보의 수입보험료는 2002억원으로 이 중 자동차보험이 1692억원(84.5%)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수보를 자동차보험에 의존하고 있어 구조적인 적자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수익성 면에서 가성비가 떨어지는 영역으로도 여겨진다.
주 사업영역인 자동차보험에서 높은 손해율이 발생하는 만큼 자산운용률 또한 타 보험사 대비 낮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총 자산의 약 85~95%가량을 투자자산으로 운용하지만 캐롯손보의 경우 약 68%(2934억원 중 1996억원)에 그친다. 통상 보험사들의 수익구조는 투자부문에서 내는 수익으로 보험부문의 손실을 상쇄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캐롯손보의 경우 위험 회피 목적의 파생상품 또한 운용하지 않아 투자위험 헤지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서 새 수익지표로 부상한 보험계약마진(CSM)을 높이기 위해 각 보험사들은 장기보험 위주의 전략을 이어가고 있지만 디지털보험사인 캐롯손보에게 쉬운 선택지는 아니다.
디지털보험사 특성 상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은 사이버마케팅(CM)을 통해 모집해야 하는 만큼, 복잡한 상품구조를 가지고 있고 대규모 인적 인프라가 필요한 장기상품의 취급은 현재로선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업계에선 보험산업의 구조 상 출범 초기 적자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첫 출범한 보험사가 흑자전환에 이르기까지는 약 6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캐롯손보 또한 출범 초기부터 당분간 적자가 지속될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고, 올 상반기 발생한 적자는 오히려 예상 손실 수준을 하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캐롯손보는 당장은 자동차보험을 위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몸집을 불린 뒤 향후 장기보험에도 진출해 본격적으로 수익성 강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캐롯손보는 2025~2026년을 흑자전환 시기로 잡고 있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현재까지 손실은 출범 당시 예상했던 범위 내에서 발생하고 있고 올 상반기의 경우 오히려 당초 예상치보다 손실이 낮아졌다”라며 “2025~2026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자동차보험 위주의 전략을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장기보험 진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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