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100달러 향해 질주하는 유가...석유 기업들에게도 버겁다
[월드 투데이] 100달러 향해 질주하는 유가...석유 기업들에게도 버겁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09.28 06:22
  • 수정 2023.09.28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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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 CG. [사진=연합뉴스]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 CG.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27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1년여 만에 최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93.68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3.29달러(3.65%) 급등했다.

WTI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배럴당 94달러를 상회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가가 상승하면 통상적으로 석유를 생산하는 기업들에게 좋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그렇지는 않다.

배럴 당 100달러에 임박한 유가는 모두가 선호하지 않는 것이다.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배럴 당 90달러 이하였는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감산할 것을 합의한 뒤 브렌트유가 9월 초 그 문턱을 넘었다. 이제 100달러까지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석유 및 가스 생산업자들의 주가는 유가에 맞춰 움직였지만, 그 상관 관계가 강하게 무너졌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브렌트유가 배럴 당 90달러를 넘은 이달 8일 이후 지금까지, 유가는 2.6% 더 상승했지만, 석유 생산자들의 주가지수는 5.3% 하락했다.

이 지수 하락은 2021년부터의 성장가도 후, 자연스러운 숨고르기인 것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유가에 대해 과유불급을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유가 상승을 오히려 에너지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고유가가 수요에 미칠 타격 때문이다. 유가가 베럴 당 100달러를 넘으면, 이는 차량을 덜 운행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지난해 6월과 7월, 브렌트유가 배럴 당 평균 약 110달러였을 때, 가장 큰 소비 국가인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전 년도 같은 기간 70달러였을 때와 비교해 4.1% 하락했다. 연 대비 휘발유 수요의 차이는 이후 유가가 하락하면서 좁혀졌다. 

또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따르면, 연소득 5만에서 10만 달러인 미국 가정들이 팬데믹 동안 팬데믹 이전보다 최대 두 배의 돈을 저축 계좌에 갖고 있었다. 8월에는 이보다 감소한, 팬데믹 이전보다 약 50% 많은 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학자금 대출 상환 등으로 갖고 있는 돈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료 소비 감소는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더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유가와 미국 달러 가치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에는 함께 가고 있다는 점을 펜타슬론 인베스트먼트(Pentathlon Investments)의 매니징 파트너 일리아 부슈예프는 들었다.

달러 기반의 원유를 사야하는 중국과 인도 같은 국가들에 더 큰 압박이 간다는 것이다. 그는 “유가 상승이 달러 강세 및 자국 통화 약화로 증폭돼서 타격이 두 배가 된다”라고 말했다.

달러 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들어 지금까지 약 7.4% 상승했는데, 중국 위안화 기준으로는 13% 상승했다. 러시아 원유 가격이 그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는 다른 국가들로부터도 공급을 받고 있다.

또한 심리적 가격 상승선을 넘어서는 것은 에너지 기업들에 호의적이지 않은 정부의 대책을 끌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지난 해 석유 기업들의 기록적인 이익은 유럽연합이 화석연료 기업들에 대한 초과이득세를 부과하도록 만들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똑같은 조치를 내리겠다는 엄포를 놨다. 고유가가 더 오래 지속될수록 정부가 같은 대응을 할 가능성이 크다.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미국은 1975년 연료 경제 표준을 통과시켰다.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Pickering Energy Partners)의 최고투자책임자 댄 피커링은, 공급자들이 받아들일 만한 수익을 내면서 수요자들이 경제 활동을 억제하기 직전의 가격으로 배럴 당 75달러에서 90달러가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유가가 100달러 위로 오랜 기간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다른 이유들도 있다. 원자재 가격이 글로벌 경제를 경색시킬 조짐이 보이면 하루 비축량으로 330만 배럴을 유지하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시장에 더 많은 석유를 풀 강한 인센티브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셰일 생산 둔화와 석유 생산 국가들의 비축량 감소 신호들을 봤을 때, 주기적으로 유가는 배럴 당 100달러까지 올랐다가 내려갈 것이라고 에너지 투자 기업 베리텐(Veriten)의 파트너 아르준 무르티는 말했다.

물리적 지장이나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유가가 오랜 기간 100달러 이상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는 대형 석유 업체들조차 바라지 않는 바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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