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52) ‘386 신드롬’ 노무현 대통령 당선… 미국은 우회전, 한국은 좌회전
청와대-백악관 X파일(152) ‘386 신드롬’ 노무현 대통령 당선… 미국은 우회전, 한국은 좌회전
  • 유 진 기자
  • 승인 2023.10.04 07:19
  • 수정 2023.10.04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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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감정을 등에 업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되다. /연합뉴스
노무현 후보, 반미 감정을 등에 업고 16대 대통령에 당선되다. /연합뉴스

한국민들은 여중생 장갑차 피해사건과 관련, 매일 밤 촛불 시위를 벌였다. 

2002년 하반기 대선캠페인 기간 중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여중생 장갑차 사망사건’에 대해 특별하게 유세를 벌였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선거 준비기간 동안 외면당했던 한미 동맹에 뭔가 변화를 추구하려는 사람이라는 것을 한국 국민들과 미국 정부, 미 국민들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이다.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노무현 후보의 경쟁자인 이회창 후보는 다급해지자 촛불 시위에 참여하고 대통령 사과와 SOFA 개정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무현에 기울어진 대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당시 대선은 소위 386세대(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현재 30대인 세대)가 정치적, 사회적으로 전면에 등장할 무렵 실시됐다. 

이 세대는 한국전쟁의 기억이 없고, 미국이라는 나라와 맺은 동맹의 가치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다.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높았던 이 선거에서 새로운 세대가 한국 정치의 전면에 떠오른 것이다. 

16대 대통령으로 노무현이 당선됐다. 노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한국과 미국 대통령의 공통점은 나이와 부족한 국제적 경험 뿐이었다.

부시 대통령의 경우 2002년 김대중 정부 시절 한국을 국빈방문하기 전에는 한번도 한국에 와 본 적이 없었다. 노 대통령도 대통령 당선 전까지 미국을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인물이었다.

정치적 배경과 철학의 관점에서 새로 당선된 한국 대통령과 측근들은 미국 대통령 및 측근들과는 완전히 정반대 입장에 있었다.

한국 정치는 좌회전을 했고, 미국 정치는 우회전을 한 셈이었으니 원만한 관계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였던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가 한미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갈만큼 어리석진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

노 대통령은 당선 다음날 토마스 허바드 주한미대사와 만나 한미동맹 관계를 계속 지지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주한 미군의 규모와 배치 지역에 상당한 변화를 주겠다고 발표했다. 한국내 일부 보수 인사들은 이 변화에 대해 ‘반미 시위와 한국에서 한 때 반미주의자였던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이 주한 미군을 감축하려 한 이유는 한국 정치 상황과 관련되어 있다기보다 미군을 좀 더 합리적으로 만들고자 했던 럼즈펠드 장군의 의도 때문이었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 미군이 더 필요했기 때문에 두 고민을 토대로 도출해낸 결과였던 것이다.

다만 타이밍이 노 대통령 취임 직후였기 때문에 의혹과 논란은 지속될 수 밖에 없었다.

노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해왔던 것처럼 ‘맹종’하는 식은 안니었지만, 사안마다 좀더 다른 차원에서 고민을 거듭했다. 역대 다른 대통령들이 ‘오케이’ 할 만한 사안도 ‘좀 두고 보자(Wait and See)’ 하는 사안이 많았다.

물론 국제적 테러에 대항하는 플랜에는 미국의 계획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3천명의 부대를 이라크에 파병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미국민들에게는 그가 했던 고뇌만큼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한미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결정이었던 것이다.

[X파일 취재팀= 유 진, 최정미 기자]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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