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권 심판 결집 평가…본투표 영향 미비 신중론도
‘총선 가늠자’로 평가받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지방선거, 재·보궐선거를 통틀어 역대 최고치인 22.64%를 기록한 가운데 여야가 아전인수에 한창이다. 국민의힘이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사전투표율 상승 요인으로 분석한 것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심판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여야는 사전 투표 열기가 본투표 당일인 오는 11일까지 지속돼 최종 투표율,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서 구청장 보궐선거의 높은 사전투표율의 파급력에 지나치게 주목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높은 사전투표율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신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도부의 한 인사는 “역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양당 지도부가 전국 조직을 모두 가동해 투입한 전례가 없다"며 "여야 총력전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전투표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엔 젊은 층이 주로 사전투표를 하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있었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젊은 층에서 민주당이 절대 유리하지 않다"며 "이미 그 구도는 깨진 지 오래"라고 진단했다.
과거와 달리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이야기다.
당 내부에선 높은 사전투표율을 보수 결집의 결과로 보고 승리를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김성태 전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장 기각,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 임명동의안 부결 등을 지켜본 보수진영과 중도·무당층까지 투표에 많이 참여한 결과"라며 "조직표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이 정권 심판론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울 강서구가 민주당의 오랫 텃밭인 만큼 선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당 관계자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숫자로 확인된 것"이라며 "보궐선거를 치르게 만든 장본인이 다시 선거에 나오는 것에 대한 유권자의 꾸짖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물론 당내에서는 사전투표 열기와 본투표의 승리가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민주당은 최종 투표율이 35%를 넘어서야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투표율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그칠 경우 선거는 조직 싸움이 돼 승부를 점치기 힘들다"며 "투표율이 30% 후반을 찍으면 승리는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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