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줌인] 명나라 마지막 황제를 다룬 책, 시진핑 정권과 비슷하다는 반응에 '금서' 됐다
[차이나 줌인] 명나라 마지막 황제를 다룬 책, 시진핑 정권과 비슷하다는 반응에 '금서' 됐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10.22 06:38
  • 수정 2023.10.22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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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라인 서점에서 사라진 명나라 마지막 황제에 관한 책 ‘숭정’. [사진=RFA 캡쳐]
중국 온라인 서점에서 사라진 명나라 마지막 황제에 관한 책 ‘숭정’. [사진=RFA 캡쳐]

중국 당국이 최근 명나라 마지막 황제 숭정제에 대해 다룬 책을 금서로 지정했다. 이는 현재 시진핑 국가주석과 비교한 온라인 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RFA(라디오 프리 아시아, Radio Free Asia)에 따르면, 명나라 전문가 고 천우통이 쓴 책 ‘숭정: 왕조를 몰락시킨 열성적인 황제(崇禎: 勤政的亡國君)’가 최근 중국의 온라인 서점에서 사라졌다.  

이 책의 제목과 저자를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검색 키워드로 입력을 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책의 명나라(1368-1644)의 몰락에 대한 분석과 현재 시진핑 정권 하의 중국이 유사함을 시사하는 글들이 온라인이 올라오자 이 책이 사라져버린 것으로 시사논평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의 “하나의 잘못된 행동이 또 다른 잘못된 행동을 낳으면서, 그는 더 열심히 일할수록 더 빠르게 나라를 몰락시켰다”라는 대목이 온라인 논객들의 주목을 끌었는데, ‘중국의 어리석은 것들’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명나라에서 현재까지, 이 책이 무엇을 암시하는지 확실하다”라는 글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또 이 책의 다른 독자는 시진핑을 중국 왕조들의 여러 마지막 황제들과 시진핑을 비교하며, “숭정, 도광, 푸이, 위니(더 푸), 많은 이들이 똑같다”라며, 시진핑의 별명까지 언급했다.

시사논평가 왕지안은 이 책의 판매를 금지시키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에 반향을 일으키는 그 문장의 사용에까지 이를 수 있다며, “이 책은 시진핑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모두가 생각하는 것을 반영한다. 시진핑은 최근 몇 년 상식과 민의에 어긋나게 가고 있고, 모두가 이에 대해 생각이 일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책은, 누군가가 권력을 남용하려고 하면, 불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민감한 주제가 됐다. 사회적 교감과 정서에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다면, 이 책은 금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콩에서 서점을 운영하다가 중국에 정치적 책들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수 개월 동안 구금됐었고 현재는 대만으로 이주해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램 윙키는 중국에서는 정치적 메시지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있는 책은 언제든 금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 정권의 최우선은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들은 정권에 대해 이념적 영향을 끼치는 책을 발견하자마자 금서 목록에 올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권력가들이 금서의 기준을 정하는 데에는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라며, 최근 홍콩에서 어린이 그림책 ‘양떼 마을’ 시리즈가 금서로 지정된 사례를 들었다.

논평가 팡위안은, 사람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는 중국에서 이것이 흔한 일이라며, 정부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이 간접적으로 역사적 자료를 통해 표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규제를 덜 받는 중고책 매매 플랫폼에서 가격을 몇 배를 불려 금서를 거래하면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FA에 따르면, 책 ‘숭정’ 한 권이 온라인 중고서점에 원래의 가격보다 27배 비싼 1,280위안, 한화로 약 24만 원에 올라왔었다.

팡위안은 “하드볼 게임을 할 수 있는 희망이 없을 때, 대중들은 정부를 욕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프트볼 게임으로 분노를 표출한다. 이 책에 대한 금지는 상황이 매우 민감하고, 모든 것이 긴장에 있고 모두가 경계 상태임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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