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봉쇄하면서 가자지구 내 생필품 고갈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가자지구 인구 절반이 굶주리고 있으며 90%는 하루종일 끼니를 거르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더군다나 최근 전염병까지 확산되면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WFP 스카우 국장은 "가자지구 상황이 악화되면서 식량 전달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면서 "일부 지역은 10개 가구 중 9개 가구가 아무란 음식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식량 창고의 혼란, 식량 분배 장소에 몰려든 굶주린 시민들, 진열대가 텅텅 빈 슈파마켓, 사람들로 미어터질듯 한 대피소와 화장실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아흐메드 모그라비 박사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하루 딱 한 번만 음식을 먹고 있다"며 "세 살 딸이 항상 단 것과 과일 등을 달라고 하지만 아무것도 줄 수 없어 무력감을 느낀다. 주민들은 빵과 다른 필수 식품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한탄했다.
가자지구는 그간 대부분의 식량을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의존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안 그래도 힘든 생활고를 겪던 가자지구 주민들은 최근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로 도시가 봉쇄돼자 생활고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은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도 문제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다수의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스라엘군 공습을 피해 대피소에 몰려들면서 질병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한 주민은 "피부병과 머릿니가 번지기 시작했다"면서 "병에 걸린 어머니와 아이들이 있는데 치료할 약도 없고, 질병이 번지는 속도도 너무 빠르다. 먹을건 빵 한 덩어리와 참치 한 캔 뿐이다. 11개 병원은 의약품, 전기, 연료가 고갈됐다"고 토로했다.
이집트 당국은 팔레스타인 주민 지원을 위해 81명 주민에 한해 긴급 입국을 허용했다. 또 이스라엘은 세계 각국의 비난 우려에 가자지구 남단 라파 검문소를 통해 제한된 양의 물자 반입을 승인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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