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젤렌스키는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와 무슨 대화를 나누었을까?
[월드 프리즘] 젤렌스키는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와 무슨 대화를 나누었을까?
  • 유진 기자
  • 승인 2023.12.12 05:41
  • 수정 2023.12.12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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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 취임식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만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뭔가 짧지만 강력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BBC]
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 취임식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만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뭔가 짧지만 강력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BBC]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반대하는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만나, 짧지만 강력한 대화를 나눴다고 11일(현지 시각) BBC가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야망에 찬물을 끼얹는 장본인과 짧지만 강렬해 보이는 대화를 나눴다.

젤렌스키는 10일 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 취임식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만났다.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이와 관련, 이번주 말 외교적 파란이 예상된다.

이날 젤렌스키와 EU의 ‘악동’ 오르반 총리가 나눈 대화는 공식 대화가 아니라 사적 대화이기 때문에 입술 모양을 보고 대화 내용을 해석하는 구화(口話) 전문가만이 추측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이번 짧은 만남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노력에 있어 중요한 한 주를 앞두고 이루어져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국방 지원 패키지를 따내기 위해 화요일 워싱턴 DC로 향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의회에 자금 승인을 촉구했지만, 이 지원 패키지는 미국 국내의 당파적 정치 논란에 발목이 잡혀있는 실정이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본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 지도자의 백악관 방문은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 패키지는 현재 미국-멕시코 국경의 국내 안보에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화당의 반발에 직면해 의회에서 답보 상태에 있다.

지난주 상원 투표에서는 우크라이나 자금 지원이 포함된 패키지가 통과되지 못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워싱턴을 방문하는 동안 신임 하원의장인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과도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주 목요일 EU 지도자들은 브뤼셀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해 본격적으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모임은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EU 가입을 향한 긴 여정의 다음 단계이지만,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여기에 538억 달러 규모의 재정 지원 패키지(대여금과 보조금 포함)도 승인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두 의제 모두를 반대할 것이라고 위협하자 EU 수도인 브뤼셀에는 좌절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는 분노가 들끓었다.

젤렌스키와 포옹하는 밀레이 아르헨 대통령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연방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취임식에는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을 비롯한 남미 주변국 정상과 젤렌스키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이 참석했다. [사진 = 연합뉴스]
젤렌스키와 포옹하는 밀레이 아르헨 대통령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연방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취임식에는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을 비롯한 남미 주변국 정상과 젤렌스키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이 참석했다. [사진 = 연합뉴스]

오르반 총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해 피 흘리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러시아 대통령과 관계를 끊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그를 블라디미르 푸틴의 “대변자”라 부른다.

오르반 총리는 국제사회의 대(對) 러시아 제재조치에는 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자금과 무기를 보내는 것에는 반대하고 있다.

그는 EU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우리 목구멍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는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EU의 전반적인 접근 방식에 대한 “전략적 논의”를 촉구했다.

그는 심지어 EU 가입을 노리는 우크라이나를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 중 하나”로 묘사하기도 했다.

오르반 총리가 헝가리 민주주의 퇴보에 책임이 있다는 비난을 받아온 점을 고려하면 이는 우크라이나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한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헝가리 지도자가 EU에서 더 많은 돈을 타내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협상 카드로 이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매우 중요한 한 주를 앞두고 있다. 키이우 관리들은 현재로서는 EU 가입 문제가 EU의 경제 지원보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사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X(트위터)에 “EU 가입은 우크라이나 사회와 군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썼다.

실제로 헝가리 말고도 EU 회원국들 중 EU의 확장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나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브뤼셀의 한 외교관에 따르면 당장은 우크라이나의 EU 정식 가입에 부정적 태도를 취하는 나라는 헝가리 하나뿐이라고 한다. 

“이 문제는 실제로 26 대 1의 문제입니다.”

그는 27개 EU 회원국들 중 헝가리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이 문제에서 의견 통일을 보고 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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