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막바지에 발표된 국민연금 거래증권사 감소의 후폭풍이 연말 맞이에 한창이던 증권업계를 덮치는 양상이다. 대형사 중에서는 NH투자증권이, 중소형사에서는 교보증권·유안타증권·현대차증권·유진투자증권 등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들 증권사들은 내년 초부터 국민연금을 통한 거래 수수료 수익을 대신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내년 상반기 거래증권사 리스트를 발표했다. 기존 36개사에서 27.8% 감소한 26개사만이 명단에 포함됐다.

증권업계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기관투자자 중 큰손으로 통한다. 최근 기준 국내주식 투자 규모는 137조4185억원에 달한다. 거래증권사에 선정돼야 매매주문을 받을 수 있고 수수료를 벌어들일 수 있다. 거래증권사 선정에 증권사들이 사활을 거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발표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상반기 명단에서 제외된 증권사들은 일단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반응이다. 개별적인 상황에서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다음번 거래증권사 선정에 중점을 두는 것은 대동소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명단 제외에 따른 수익성 유지 방안 마련도 적지않은 부담이다.

특히 중소형사의 운신의 폭이 더 좁을 전망이다. 대형사와 역량을 단순 비교할 때 중소형사가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고 해도 효과를 거둘 가능성은 적을 수밖에 없다.

NH투자증권의 타격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해 순위권 경쟁의 장애물이 될 요인으로까지 비춰질 수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거래증권사 선정을 대비해) 평가 지표에 맞춰서 철저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명단 발표가 중소형 증권사 인력 조정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리서치 인력의 업무 공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민연금 거래증권사 탈락의 여파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예고는 됐지만 실제 명단에서 제외된 증권사들의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며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정책 기대감이 증시에 선반영되는 상태에서 내년도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짚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koljjang@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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