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신임 행정처장, 28년 근무 경, 재산신고 3억3000만원으로 가장 적어
대법원은 5일 오전 공지를 통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신임 법원행정처장으로 천대엽(60·사법연수원 21기) 대법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임명 배경에 대해 "약 28년 동안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재판 및 연구 활동과 사법행정 업무를 담당해 왔다"며 "국민을 위한 합리적인 사법제도를 구현하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데 헌신적인 노력을 해나갈 적임자"라고 임명 이유를 밝혔다.
천 대법관은 앞으로 재판 지연 문제 해결과 법관 충원 및 인사 제도 개선 등 '조희대표 사법개혁' 실현을 위한 실무를 지휘하게 된다. 천 대법관의 부임일은 이달 15일이다. 2021년 5월 8일부터 약 2년 8개월간 자리를 지킨 김상환 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재판 업무에복귀한다.
천 대법관은 1995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거쳐 2021년 5월 취임했다.
특히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두 차례에 걸쳐 6년간 근무할 만큼 법원 내에서 법리에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자리는 대법관의 판단을 보조하는 주요 보직으로 평가받으며, 이 자리에서 근무한 기간이 5년을 넘는 법관은 극히 드물다.
대법원은 "해박한 법률 지식, 뛰어난 균형감각, 엄정한 양형 및 형사법 분야의 탁월한 전문성에 기초한 재판과 판결로 법원 내·외부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천 대법관은 청렴한 법관으로도 알려져 있다. 작년 3월 자료를 기준으로 천 대법관의 재산은 약 3억3000만원으로, 공개된 고위 법관 중 가장 적었다. 그는 2021년과 2022년에도 법관 중 가장 적은 재산을 신고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중도보수 성향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천 대법관은 2022년 1월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상고심을 맡아 징역 4년의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2021년 11월에는 압수수색 과정에서피의자의 참여권을 강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전원합의체 판결을 주도했다.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인천 연수구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총선 무효 소송 사건에서는 주심을 맡아 재검표검증을 진행한 끝에 사전투표지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 주심 대법관으로서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를 진료에 사용해도 의료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인터넷 사이트 '배드파더스'(Bad Fathers) 운영자 구본창 씨를 명예훼손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판결 등을 내렸다.
[위키리크스한국=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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